<전도서 5:4~7>
결혼식 순서 중에 ‘결혼서약’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신랑 OOO군, 그대는 신부OOO양을 그대의 아내로 맞아 그대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언제 어디서나, 어떤 형편에서든지 사랑하고, 존중히 여기고… 남편의 책임을 다할 것과 일정한 부부의 대의와 정조를 굳게 지킬 것을 서약합니까?』
이런 내용입니다. 주례자의 서약질문에 ‘예’라고 대답은 쉽게 하지만, 그런데 살다보면 이 서약이 지켜지기가 쉽지 않은 거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많은 상처 가운데 결혼생활에 실패하기도 합니다. 결혼생활 실패의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그것이 고의든, 실수든 서약했던 것을 누군가 한 쪽에서 파기했을 경우에는 그 상대를 향한 배신감과 상처가 아주 클 것입니다.
정치인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도 선거 때만 되면 여러 가지 공약(公約)을 걸고 선거운동을 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런 공약을 보고 그리고 그 공약을 믿고 그 후보를 지지하고 그를 뽑아주는 겁니다. 그런데 그 공약 때문에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되었는데 국민 앞에 했었던 그 공약을 지키지 않을 때, 국민들은 분노하는 겁니다. 이전에 그를 지지하고 호감을 가졌던 사람들이 한 순간에 적이 되는 겁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배신감과 그에 따른 상처와 분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서원(誓願)’이란 단어가 아주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자로는 ‘맹세할 서(誓)’자에 ‘원할 원(願)’자를 쓰고 있어서 ‘하나님 앞에 이렇게 저렇게 살겠다고 자발적으로 약속’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깐 서원이란 것은 강제적이 아닙니다. 자신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겁니다. 자발적으로 하나님 앞에 하는 약속을 말합니다.
4절과 5절을 보시면,
“네가 하나님께 서원하였거든 갚기를 더디게 하지 말라 하나님은 우매한 자들을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서원한 것을 갚으라. 서원하고 갚지 아니하는 것보다 서원하지 아니하는 것이 더 나으니”
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나님 앞에 어떤 서원을 했을 경우에는 그것을 갚기를 더디게 하지 말라는 겁니다. 갚지 않는 것이라면 차라리 서원을 하지 않는 게 더 낫다는 겁니다.
그 이유가 있는데, 6절을 보시면,
“네 입으로 네 육체가 범죄하게 하지 말라 천사 앞에서 내가 서원한 것이 실수라고 말하지 말라 어찌 하나님께서 네 목소리로 말미암아 진노하사 네 손으로 한 것을 멸하시게 하랴”
서원했다가 갚지 않는 것은 아주 큰 죄라는 겁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거짓을 말한 사람에 대하여 진노하시고, 그가 그동안 수고했던 것을 한 번에 다 불어 버리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7절 하반절에서 “…오직 너는 하나님을 경외할지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마음을 말합니다. 부부간의 서약도 중요하고, 정치인들의 공약도 지켜지지 않았을 때는 오히려 더 큰 해가 올 수도 있는 겁니다. 그것으로 인해 상대방이 느끼는 배신감과 분노의 크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안다면,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은 쉽게 서원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서원했다면 그것은 해가 될 지라도, 자신에게 손해가 될 지라도 그것은 갚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무엘상의 시작은 불임이었던 한나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한나는 하나님 앞에 서원합니다. 사무엘상1:11절에서
“서원하여 이르되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보시고 나를 기억하사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
라고 서원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녀에게 아들을 주셨고, 한나는 젖을 떼자마자 아들 사무엘을 하나님 앞에 바쳐 평생 동안 하나님의 성전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게 했던 것입니다. 한나에게 주셨던 그 아들이 얼마나 귀한 아들이었겠습니까? 그런데 젖을 뗀 후부터 산 위에 있는 성전에서 자라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겠습니까? 그러나 한나는 그 서원을 이행했던 겁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어떤 서원을 할 때,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겁니다. ‘주님, 제가 어떻게 해 주시면 저는 이렇게 주님 앞에 살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서원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서원을 했다면, 그 서원을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겁니다. 그 만큼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하는 서약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겁니다. 세례식 때 해야 하는 서약이 있고, 집사로서 해야 하는 서약이 있는 겁니다. 그런 서약 앞에 늘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것이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의 마땅한 삶인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그 하나님 앞에, 사람 앞에 신실한 삶을 사는 하루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