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6:23~35>
2002년 한일월드컵은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출전한 이래 역사에 기리 남을만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 때 우리 대표팀은 세계적인 강호들과 우승후보들을 꺽고 월드컵 4강 신화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4강 신화의 1등 공신은 누가 뭐라 해도 네덜란드에서 온 ‘거스 히딩크(Guus Hiddink) 감독’이었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을 감독했었는데, 조별예선에서 우리나라를 상대로 5:0의 굴욕적인 패배를 안겨준 감독이기도 했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었던 우리나라 국가대표는 당시 월드컵을 불과 1년6개월을 앞두고 있었는데 위기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 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에게 굴욕을 안겨줬던 거스 히딩크 감독을 사령탑에 앉힌 겁니다.
하지만, 히딩크가 감독을 맡아 대표팀을 이끌고 국가대항전에 나갔었던 우리나라는 프랑스에 5:0으로 패하고, 체코에 5:0으로 패하는 등 성적이 좋지 않았서 ‘오대영 감독’이란 불명예스런 별명도 들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평가전에서 형편없는 성적으로 감독 경질 얘기가 오가고 있었는데 당시 히딩크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당당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체력훈련을 지독히도 시키면서 “지금은 체력훈련을 할 시기다. 모든 것은 6월 월드컵에 맞춰져 있다.”라고 말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2002년 6월 기적을 쓰게 됩니다.
그가 이끌던 대표팀이 5대0으로 지기도 하고, ‘오대영 감독’이란 불명예와 감독경질이라는 굴욕적인 상황들이 있었지만,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는 어떤 당당함과 자신감이 그에게 늘 있었습니다. 어쩌면 세계적인 명장(明匠)은 2002년 6월의 기적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왜 힘든 상황이 안 오겠습니까? 왜 위기가 없겠습니까?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어떤 믿음이 있다면, 그 시련과 위기를 지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23절을 보시면
“이삭이 거기서부터 브엘세바로 올라갔더니”
바로 22절에서 이삭은 ‘르호봇’이란 우물을 판 이야기가 나오고 이삭은 ‘이젠 장소가 넓으니깐 블레셋 사람들의 방해 없이 하나님께서 여기에서 우리에게 복을 주실 것이다’는 믿음의 고백을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삭이 브엘세바라는 곳으로 또다시 갑작스럽게 이동한 장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성경을 말씀하고 있지는 않지만, 추측하기는 이삭이 브엘세바로 다시 옮길 수밖에 없는 어떤 상황 즉 블레셋 사람들의 집요한 방해가 있었을 것으로 신학자들을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삭은 블레셋 땅인 지중해 해안 도시인 그랄의 한 지역에 있었는데 거기서 쫓겨나 에섹(20절)으로, 거기서 또다시 쫓겨나 싯나(21절)로, 또 거기서 쫓겨나 ‘르호봇(22절)’으로, 거기서마저 또 쫓겨나 브엘세바(23절)까지 동쪽으로 동쪽으로 계속 이동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이런 상황 속에 빠진 이삭이 얼마나 마음에 절망이 찾아오고, 또 삶에 대한 어떤 두려움에 빠져 있었겠습니까? 그 때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나타나셨던 겁니다. 24절입니다.
“그 밤에 여호와께서 그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나는 네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니 두려워하지 말라 내 종 아브라함을 위하여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이 번성하게 하리라 하신지라”
하나님께서 절망 가운데 빠져 있었던 이삭에게 나타나셔서 “두려워하지 말라…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이 번성하게 하리라”고 거듭 언약하고 계신 것입니다. 이미 3절에서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는데, 그 약속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시고 계신 겁니다. 분명 우리가 믿음으로 살고 있는데 시련 속에서 우리의 믿음이 흔들릴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두려움과 염려 속에서 절망적인 마음이 들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런 위기 가운데 있는 우리를 찾아오셔서 두려워하지 말 것과 하나님께서 함께 계셔서 결국은 우리에게 복을 주실 것을 말씀하고 있음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이삭은 25절에 보면 그 약속의 말씀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제단을 쌓고 거기서 하나님 앞에 예배합니다. 그리고 다시 기운을 차려 종들과 함께 거기서 우물 파는 일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26절부터 33절까지는 갑작스런 반전의 사건이 하나 일어납니다.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그랄에서부터 먼 거리를 이동해서 이삭에게 찾아옵니다. 그리곤 28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우리의 사이 곧 우리와 너 사이에 맹세하여 너와 계약을 맺으리라 말하였노라”
아비멜렉은 이삭이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삭과 함께하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서로 불가침조약을 맺자는 거였습니다. 이삭이 우물을 뺏기고 또 뺏기고 억울하고 패배자의 모습으로 보였지만, 진정한 최후의 승리자는 이삭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하신 언약 그대로 된 것입니다. 그래서 브엘세바는 ‘맹세의 우물’이란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맹세를 지키신 것입니다. 아무리 인생의 큰 시련 앞에 우리가 있다할 지라도, 여러가지 상황들이 나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는 것 같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나를 향해 하신 언약들은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패배자처럼 보일 지라도 브엘세바의 이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