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8:1~11>
평창동계올림픽이 한창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주 종목은 쇼트트랙입니다. 대표팀의 에이스 최민정 선수가 엊그제 500m 결승 경기를 치렀습니다. 우리나라는 쇼트트랙 강국이면서도 유독 500m에서는 메달을 따 본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민정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500m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겁니다.
저는 뉴스를 통해 봤는데, 최 선수도 최선을 다해서 달려 은메달을 따는 듯 했습니다. 우리나라 올림픽 쇼트트랙의 500m에서는 최초로, 최고의 성적으로 기록되려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추월하는 과정에 다른 선수와의 충돌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선수가 진로를 방해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 선수가 억울하게 실격되면서 다 잡은 은메달을 놓친 겁니다. 아마도 그것을 지켜보단 모든 국민들이 속상한 마음이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당사자만큼은 아니었을 겁니다.
최 선수가 경기 후 울먹이며 인터뷰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최 선수는 ‘(억울하지만…)심판의 판정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남은 세 번의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을 눈물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다 잡은 은메달을 억울한 판정으로 잃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다잡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가 그것을 보면서 ‘아직 스무 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소녀지만 저 선수가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저런 강한 정신력(mentality)이 있었기에 가능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강한 멘탈인 것입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분명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우리를 괴롭힐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련이 왔을 때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낙심하고 좌절하면 앞으로 있을 승리의 기회는 사라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시련이 왔지만 중단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사람에게 승리의 영광도 오는 것입니다.
사도바울의 아덴(Athens : 아테네)에서의 선교는 실패에 가까웠습니다. 당대 최고의 지성들과 철학자들이 모여 있는 도시에서의 선교는 쉽지 않았습니다. 단지 몇몇의 사람들만 예수를 믿기로 한 겁니다(17:34).
바울은 실망한 마음을 안고 아덴을 떠나 ‘고린도’지역으로 옮기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라는 부부를 만나서 함께 천막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어디에 가서든 생계유지에 보탬이 되도록 자녀들에게 한 가지의 기술을 가르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바울은 ‘천막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주중에는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안식일에는 유대인들의 회당에 가서 유대인과 헬라인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전도하는 일을 했습니다(1~4절).
그리고 5절과 6절을 보시면,
“실라와 디모데가 마게도냐로부터 내려오매 바울이 하나님의 말씀에 붙잡혀 유대인들에게 예수는 그리스도라 밝히 증언하니, 그들이 대적하여 비방하거늘 바울이 옷을 털면서 이르되 너희 피가 너희 머리로 돌아갈 것이요 나는 깨끗하니라 이 후에는 이방인에게로 가리라 하고”
바울의 동역자 실라와 디모데가 마게도냐로부터 고린도로 내려와 사역에 합류했습니다. 그들은 빌립보 교인들의 소식과 그들이 보낸 선교비를 갖고 왔고(고후11:9,빌4:14,15), 때문에 바울은 천막 만드는 일을 하지 않으면서 복음전도와 말씀을 가르치는 일에 전무하게 됩니다(“말씀에 붙잡혀…”). 그러나 거기서도 유대인들의 강한 반발이 있었고, 바울을 비방하고 대적해서 이전의 여러 지역에서와 같이 바울은 위협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8절을 보시면,
“또 회당장 그리스보가 온 집안과 더불어 주를 믿으며 수많은 고린도 사람도 듣고 믿어 세례를 받더라”
‘회당장’은 그 지역 유대인의 대표 격인데 그런 사람이 자신뿐만 아니라 온 집안 식구와 더불어 예수를 믿게 되었고, 수많은 고린도 사람도 복음을 듣고 예수를 믿고 세례를 받게 되는 선교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제가 영적 황무지와 같은 세부에서 이민교회를 하면서, 세부지역의 독특한 목회환경으로 인해서 힘들고 어려운 일도 겪고, 그로 인해 마음에 낙심이 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 5년을 돌아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일하시고 역사하시는 놀라운 일들도 참 많습니다.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하여 힘들고 어려운 마음이 들다가도,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또 다른 은혜들로 인해 위로와 격려가 되어 다시 부르신 사명에 최선을 다하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또 마음속에 불안함과 걱정이 올 때가 있습니다. 바울 사도가 여러 지역에서 성공적인 선교를 했지만, 항상 시련과 환난 그리고 핍박과 박해가 있었습니다. 사람이 좋은 일만 생각해야 하는데, 불현 듯 마음 속에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다시 믿음과 마음이 흔들리는 겁니다. 바울 사도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9절, 10절을 보시면,
“밤에 주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말씀하시되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어떤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하시더라”
바울 사도의 마음속에 미래에 대한 불안과 염려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어진 그 밤에, 바울이 기도하는 중에, 환상 중에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도 너를 해롭게 못할 것이다.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다”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이 일로 인해 다시 바울 사도의 흔들리던 마음이 믿음과 소망으로 충만해 졌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왜 이런 일이 없겠습니까?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그러나 시련이 와도 중단하지 마십시오. 주님은 나와 함께하실 것입니다. 여기서 넘어져 일어나지 않으면 그대로 아무것도, 아무 역사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시련이 왔지만 다시 일어나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역사를 쓰는 영광이 오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