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복을 누리고 장수하리라”

<신명기 22:1~12> 

세부교민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단톡방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 그 방을 만든 분이 저도 초대해 놔서 저도 그 안에 있는데, 교민들 간에 그 방에서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교류도 하고 때로는 중고물품을 매매하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로 유익한 역할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회원 수가 많아지다 보니깐 하루에도 모르긴 해도 수백 개의 글들이 올라오는 거 같습니다.

저는 바빠서 그걸 일일이 다 볼 수는 없으니깐 대체로 잘 안 보는데, 엊그제 우연히 보니 단톡방 안에서 소동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떤 분이 분실된 폰을 습득해서 그걸 그 방에서 판매하게 되었는데, 기능에 문제가 있어서 매입하신 분이 환불을 요구하고, 서로 문제가 해결이 안 되니깐 단톡방 회원들에게 중재를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의 편에 서서 중재할 줄 알았던 회원들로부터 의외의 글들이 올라온 겁니다. ‘그 폰을 분실한 사람이 얼마나 속상했겠냐? 분실한 폰을 돌려주지 않고 교민 방에서 판매한 사람이나, 그 폰을 매입한 사람이나 모두 비양심적이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매매한 사람과 매입한 사람 모두 교민들의 상식적인 건강한 발언에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는 듯한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필리핀에 올 때만 해도 그 즈음에 한국 공영방송에서 『도망자의 천국 필리핀…』 이런 유의 시사프로를 몇 차례 방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왠지 이곳에 계신 분들 중에 상당수가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일 거 같은 생각들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 그랬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부에 좋은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우리 교인들만 해도 그렇고, 세부 단톡방을 봐도 ‘세부 사는 분들이 그래도 건강한 정신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구나’ 이런 생각에 앞으로의 세부 교민사회가 더 기대가 되는 겁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복을 누리고 함께 잘 살아갈 방법을 성경은 오늘 우리에게 교훈해 주시고 있습니다.

먼저 1절을 보시면,
“네 형제의 소나 양이 길 잃은 것을 보거든 못 본 체하지 말고 너는 반드시 그것들을 끌어다가 네 형제에게 돌릴 것이요”

주산업이 목축업이었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소나 양은 큰 재산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소나 양이 주인 없이 방황하는 것을 보게 된 겁니다. 종종 그런 일들이 있었을 겁니다. 그 소나 양에게 무슨 표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을 텐데, 길 잃은 소나 양을 발견한 사람은 ‘횡재’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요즘 휴대폰이 백만 원이 훌쩍 넘는데, 그걸 길에서 주운 거와 같은 겁니다. 특히 여기서는 한국과 달리 40페소(1천원 이하)짜리 유심 칩만 바꿔 끼면 누구나 그 전화기를 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럼 길에서 1백만 원 뭉치를 주었으니 횡재 아니겠습니까?

일반 사회에서는 그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못 본 체하지 말고 너는 반드시 그것들을 끌어다가 네 형제에게 돌릴 것이요”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1~4절이 그와 관련된 구체적 사항들이 나와 있는데, 반복되는 단어중에 “네 형제”라는 말이 일곱 번이나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못 본 체하지 말고”라는 표현도 세 번이나 나와 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이익을 챙기기 보다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먼저라는 겁니다.

그리고 일상의 몇 가지 규범들도 5절부터 12절까지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5절에서 “여자는 남자의 의복을 입지 말 것이요 남자는 여자의 의복을 입지 말 것이라 이같이 하는 자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 가증한 자이니라” 이것은 하나님께서 지으신 남녀의 창조질서를 거스르지 말라는 것입니다.

6절과 7절은 사람들이 새집에서 알을 취할 수가 있는데, 그 새 보금자리에 어미까지 있을 때, 어미는 놓아주고 알만을 취하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지 말아야 하는데, 인간이 자연의 정복자요 파괴자가 아니라 그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함을 가르쳐 주시고 있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8절에서 집을 지을 때 난간을 만들어 사람이 떨어지지 않게 하라는 규범입니다. 이것은 사람의 생명을 귀히 여기고 존중하고 보호해야 할 것을 말씀하시고 있는 말씀입니다.

9절부터 11절에서는 두 종자를 섞어 뿌리지 말고, 소와 나귀를 겨리하지 말고, 양털과 베실로 옷을 섞어 짜지 말라는 말씀이 나오는데,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영적인 순수함을 각성시키기 위함이라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믿음의 사람들이 세속적인 것이 섞이거나 물들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규범을 말씀하시면서 7절 하반절에서 “그리하면 네가 복을 누리고 장수하리라”고 하셨습니다. 인간이 하나님 안에서 얼마든지 복을 누리고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데, 인간의 탐욕과 욕망은 그 복을 파괴합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과 배려와 질서를 기억하십시오. 내 삶이 그 하나님의 창조 질서 속에 있을 때 가장 복된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의 질서 속에 오래토록 복된 삶을 누리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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