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을 초월하시는 주”

<시편139:7~12>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목사님 중에 한 분인 시카고의 ‘윌로우 크릭교회’를 개척해 담임하고 계신 ‘빌 하이벨스목사님’이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 IVP>라는 책을 쓰셨습니다. 이 안에는 성숙한 인격에 이르기 위해 계발해야하는 여덟 가지 중요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책을 보면서 가장 도전이 되었던 것은 책의 제목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꽤 괜찮은 모습으로 있지만 정말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우리 속에 숨어있는 죄의 모습이 불쑥불쑥 나온다는 겁니다.

얼마나 성경을 많이 아는가? 얼마나 기도를 많이 하는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숙한 인격을 갖고 있는가?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삶으로, 인격으로 전하는 복음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학용어 중에 ‘무소부재(無所不在)하신 하나님’이란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장소를 초월해서 계신다’라는 뜻입니다. 어제 나눈 1~6절에서는 ‘하나님은 나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라는 내용을 말씀드렸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본문 7~12절까지는 ‘시공간을 초월하시는 무소부재하시는 하나님’에 대해서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1~6절은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보셔서 나의 모든 것을 아신다면, 7~12절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에 언제나 함께 계신다’는 것입니다.

제가 교회를 처음 나갔을 때 전도사님께서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을 설명하시면서, “하나님은 교회에도 계시고, 집에도 계시고, 화장실에도 계신다”라는 말씀을 하시니깐 여학생들이 “화장실까지는 좀 부끄럽다”고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하나님께서 언제 어디서나 내가 있는 그 자리에 함께 계신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부끄러울 수도 있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실이라면 하나님은 나의 부끄러운 모든 죄의 모습들도 낱낱이 보시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CCTV로 지켜보고 있다면 그게 얼마나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죄의 자리에 있을 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실수할 때에는 그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부끄럽고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만약 우리가 큰 고통의 자리, 눈물의 자리, 억울함의 자리, 슬픔의 자리, 실패의 자리, 절망의 자리에 있을 때 나를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시고 사랑하시는 하늘의 아버지께서 그 자리에 함께 계신다면, 언제든지 내가 손만 내밀면 내 손을 잡아주실 하나님께서 그 절망의 자리에 함께 계신다면 그것만큼 든든할 때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시공간을 초월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은 우리에게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 그것은 우리 인생에 있어 가장 든든한 것이고, 그것은 우리 인생에 최상의 축복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얼마나 약한지, 얼마나 자주 넘어지고 실수하는지, 나의 과거가 어떤지 나에 대해 모르시는 것이 전혀 없으신 것입니다(1~6절).

그런데 지식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 거기 그 자리에도 우리 주님은 함께 계신다는 것입니다. 승리의 자리에도, 축복의 자리에도, 그러나 절망의 자리에도, 실패의 자리에도, 죄의 자리에도… 주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고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 함께 계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그 사실을 감사하며 고백하는 것입니다.
-(7절) 내가 어디에 있든지 주의 영이 함께하신다
-(8절) 하늘 꼭대기나, 땅 깊은 곳에도 함께하신다
-(9절) 바다 끝(땅의 끝), 세상 끝에도 함께하신다
-(11~12) 인생의 깊은 흑암 가운데서도 함께하신다

이것이 단순히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것만을 말하겠습니까? 이것은 문학적 표현이고, 이것을 통해 다윗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10절입니다.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

지금 내가 어디에 있든지, 어떤 상황 속에 있든지… 거기서도 인도하시고, 건져주시고, 구원하시고, 주님의 강한 오른손으로 나를 붙들어 주시는 것입니다.

시간을 넘어, 공간을 초월해서 주님은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 우리는 각각의 다른 환경 속에 있지만, 그 자리에 우리 주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믿음으로 그 속에서 주님의 인도하심과 붙드심을 경험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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