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3:31~43>
제가 처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필리핀 세부에 와서 주님께서 주신 미션(사명)에 따라 이곳에 한인교회를 개척했습니다. 필리핀 세부는 한인인구가 약 2만 명에 이릅니다. 한국과 세부 직항이 매일 15대 씩 승객들로 꽉 차서 들어오니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어학연수생과 관광객 등 단기체류자들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아집니다.
그런데 교민 수에 있어 세부와 비슷한 규모의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는 약 25,000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는데, 교회 수는 ‘뉴질랜드 한인 기독교 포털(One Church)’에 의하면 오클랜드에만 90여개의 한인교회가 있습니다. 또 호주의 브리즈번 역시 교민 수에 있어 세부와 비슷한 도시인데, 한인교회 수는 약 20개라고 하지만 이것은 ‘브리즈번 한인교회 교역자 연합회’에 가입된 회원 숫자이고 가입되지 않은 비회원교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약 40여개의 교회가 있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6년 전에 제가 세부광명교회를 개척할 때 세부에 한인교회는 대여섯 개 밖에 없었습니다. 교민은 2만 명이 넘고, 그 수는 점점 늘어 가는데 우리교회를 포함해서 이미 설립되어 있는 교회에 성도들이 가득 가득차도 교민 수의 5%에 해당하는 1천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주일마다 예배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호주 같은 경우는 2~3명 중에 1명이 교회를 다니고 있다고 하니 지역적 차이가 크다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나마 이곳에 있던 교회도 문을 닫는 실정인 것입니다. 그만큼 이 지역이 영적으로는 불모지와 같고, 한인교회가 성장하기 어려운 조건들이 있다는 단적인 증거들일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을 사랑하셔서, 이 땅에 살아가는 영혼들을 포기할 수 없으셔서 우리교회를 세우셨고, 저 역시 그 소명과 사명에 따라 최선을 다해서 순종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개척 초기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어려운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 때마다 맘속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까?’라는 생각이 수도 없이 떠올랐고, 또 다른 마음에는 ‘마귀는 네가 그렇게 흔들려 여길 포기하고 떠나길 바라고 있다’는 성령의 음성이 들리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곳에 와서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사욕을 따라 온 것도 아니고, 하나님의 부르심과 뜻에 순종함으로 왔기 때문에 교회 개척 사역에 아무 문제가 없이 형통하게만 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맘으로 은근히 너무 빨리 교회가 부흥하면 어떻게 하지? 라는 엉뚱한 걱정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눈물과 기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과 환경들이 이어져갔습니다. 슬픔과 좌절과 절망적인 상황 속에 마음이 흔들렸던 적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내가 바르게 가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그냥 평탄하고 형통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다 헤아릴 수 없으나 때로는 그렇게 선을 행한다 할지라도 다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상황들도 찾아올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6장 9절 말씀에 보시면,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여러분이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마십시오. 포기하지 않고 믿음으로 계속 전진하다보면 반드시 대추수의 날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낙심하고 포기하게 되면 내 인생 속에서 그 추수의 날을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 본문 31절과 32절을 보시면,
“또 비유를 들어 이르시되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예수님께서 천국을 비유로서 설명해 주시고 있는데,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시작되고, 확장되게 되는지를 당시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자연과 일상을 비유로 드십니다. 겨자씨는 가장 작은 씨 중에 하나고, 사람들이 보기에 보잘 것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씨가 심겨져 자란 후에는 1m~3m까지 자라 나무처럼 됩니다. 그래서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나무에 깃들인다는 것입니다.
33절에서는 ‘누룩 비유’를 드시고 있는데, 누룩은 ‘이스트(yeast : 효모)’를 말합니다. 밀가루에 이스트를 조금만 넣어도 그 통에 있는 많은 반죽을 전부 부풀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시작은 겨자씨처럼, 누룩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보잘 것 없어 보일 것입니다. 나사렛 예수와 대부분 비천한 어부 출신들인 그의 열두 제자들은 겨자씨와 누룩 같았지만, 그 겨자씨와 누룩은 지금 전 세계에 복음으로 퍼졌고, 하나님의 나라는 전세계적인 운동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36절에서 43절까지는 ‘곡식과 가라지 비유’에 대한 해석을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 운동이 얼마나 귀한 일입니까? 주님께서 시작하신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씨들 사이사이에 마귀가 와서 가라지를 뿌리고 갔다는 겁니다. 그래서 종들이 그것을 보고 ‘가라지를 뽑을까요?(28절)’라고 하니, 주인은 ‘가만 두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29절)’고 했습니다.
그리고 40절을 보시면,
“그런즉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사르는 것 같이 세상 끝에도 그러하리라”
하나님께서 심판하시는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선을 행하면 모든 일이 아무 방해도 없이 잘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때로는 가라지와 같은 방해물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선을 행하다 낙심하지 마십시오. 43절에 보시면, “그 때에 의인들은 자기 아버지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나리라 귀 있는 자는 들으라”하셨습니다. 최후에 가라지는 버려지고 풀무 불에 던져 울며 이를 갈게 되는 날이 오지만, 믿음으로 참는 자는 해와 같이 빛나게 될 것입니다. 믿음으로 행하고, 선을 행하고, 낙심하지 말고, 바른 길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추수의 때, 축복의 때, 위로의 때, 회복의 때가 오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