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16:23~43>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처음 외국에 나와서 정착하려고 할 때 사람을 잘 만나야 합니다. 저도 교회를 개척해서 6년여 동안 생활해 보고, 이곳에 오셔서 정착하시는 성도들과 교민들을 보면서 더더욱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처음에 오셔서 잘 정착하고, 이곳에서 아이들도 잘 교육하고, 할 수 있으면 사업도 하고, 오래토록 이곳에 머물면서 이전보다 더 나은 제 2의 인생을 살려고 오신 분들도 많습니다. 저 역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가 그런 도시가 되기를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처음 왔었던 6년 전보다 지금은 교민사회와 주변 환경 등등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필리핀 이민생활의 질과 향방이 결정되는 주요 원인은 ‘누구를, 어떤 사람을 가까이 하는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부정적인 사람을 만나면 세부 생활이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사람들을 향해 깊은 경계심만 갖고 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사람을 만나면 이곳 생활에 희망이 생기고, 꿈과 비전도 갖게 될 것입니다.
– 정직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에게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그러나 진실한 사람을 가까이 하면 그 분을 통해 실제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팁(Tip)을 얻게 될 것입니다.
– 불신앙적인 사람을 만나면 모든 일을 하나님 없이 인간적인 방법으로만 사는 습관을 기르게 될 것이지만, 신실한 믿음의 사람을 만나면 교회를 중심으로 생활하고 한국에서보다 더 충만한 믿음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가끔 세부생활에서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만 안고 떠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그 분이 이곳에서 더 행복하고 기쁘게 생활할 수 있었을 텐데, 더 좋은 기억들을 갖고 귀국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여러분 주변에는 누가 있습니까? 여러분은 어떤 사람하고 가까이 하며 생활하고 계십니까? 여러분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어떤 분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십니까?
우리가 역대상 말씀을 새벽마다 나누고 있는데, 역대상은 다윗이 등장하는 11장부터 마지막 29장까지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여 다윗 왕이 행한 일들과 업적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의 주인공은 다윗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주의 깊게 살펴보면 그 관점이 달라지게 됩니다.
역대상 13장에서 다윗은 하나님의 궤를 옮기게 되는데, 그때로부터 시작해서 17장까지 그것과 관계된 내용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18~21장까지는 다윗의 전쟁사와 관련된 내용이 기록되고 있고, 다시 22장부터 마지막 29장까지는 다윗의 성전건축과 관계된 내용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역사 기록이니만큼 다윗의 전쟁사와 같은 일들이 많이 기록되었을 것 같은데, 약 2/3가 여호와의 언약궤와 성전예배를 위한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의 구체적인 조직과 성전건축 준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기록되고 있는 것을 봅니다. 역대상은 다윗의 전쟁사에 관한 업적이 아니라, 다윗이 얼마나 하나님을 사랑했는지, 여호와의 예배와 성전에 대해서 얼마나 사모했는지, 그 일을 위해 어떻게 행정조직을 만들었는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도 여호와의 언약궤를 다윗이 특별히 지은 장막에 모셔놓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하는 모습입니다. 23절부터 34절까지 ‘여호와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그에게 돌리라(29절)’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찬양해야 할 사람들은 인종과 민족과 나라와 자연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온 땅(23), 모든 민족(24), 만민(24), 만국(26), 여러 나라와 종족들(28), 온 땅(30), 하늘과 땅(31), 바다와 모든 것(32), 숲 속의 나무들(33)’까지 하나님께 합당한 찬양과 영광을 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35절을 보시면,
“너희는 이르기를 우리 구원의 하나님이여 우리를 구원하여 만국 가운데에서 건져내시고 모으사 우리로 주의 거룩한 이름을 감사하며 주의 영광을 드높이게 하소서 할지어다”
그리고 1차적으로는 언약궤를 장막에 모셔 놓고 그 앞에 모여 있는 백성들에게 또한 이 역대상 말씀을 읽고 듣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이렇게 주님을 높이고 찬양하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 구원의 하나님이여 우리를 구원하여 만국 가운데에서 건져내시고 모으사”라고 말하면서, 하나님을 구원의 하나님이라 소개합니다.
그런데 성경 역대상하는 BC538년 인도자 스룹바벨과 함께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백성들에게 이스라엘의 역사를 알게 해 주기 위해 기록된 성경입니다. 바벨론 포로 1차 귀환자들의 목표는 성전건축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들이 건축한 성전 안에는 여호와의 언약궤가 없었습니다. 과거 여러 차례 이방인들의 침략 어느 시점에 언약궤가 사라져버렸고, 그 법궤는 지금까지 위치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들의 성전은 지성소에 언약궤가 없는 성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다윗 시대의 언약궤의 역사를 역대상 말씀을 통해 듣게 될 때 그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역대상 11장부터 29장에 이르기까지 다윗의 통치 역사가 분량만 보더라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군 다윗 왕의 존재가 어떠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모든 사람들은 그 다윗 왕의 통치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 때처럼 이스라엘이 강력했을 때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들은 지금 여호와의 언약궤도 없는 성전 앞에 있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그들과 그들의 조상들이 다윗처럼 구원의 하나님을 가까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역대기 기자는 이 말씀을 통해 다윗과 같이 구원의 하나님을 가까이 하는 것이 가장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길이라고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를, 무엇을 가까이 하며 살고 있습니까? 기억하십시오. 구원의 하나님을 가까이 할 때 그 때가 내 인생의 전성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