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10:26~39>
세부에 오시는 한국 분들의 경우 크게 두 부류의 분들이 계십니다. 아이들 공부 때문에 오신 엄마들이 있고, 세부에서 아이들 공부도 시키고 사업도 하면서 이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보고자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많지 않은 주재원 몇 분 외에 우리 교회에 계신 성도님들 대부분이 여기에 속하십니다.
한국의 목회 상황하고는 구성원 자체가 많이 다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지난 6년 여간 필리핀 이민교회 목회를 하면서 안타까웠던 기억들이 있었습니다. 아이 공부를 위해서 오셨는데, 자녀를 이 학원 저 학원 또는 이 학교 저 학교를 보내보다가 그렇게 1년 혹은 2~3년 제대로 자리도 잡히기 전에 힘들다고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때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새롭게 사업을 하면서 돈도 벌고 자녀에게 좋은 교육 환경도 주고 싶었던 분들의 경우도 이곳에 오시자마자 성급하게 사업을 시작했다가 잘 안되니깐 모든 것을 접고 다시 한국으로 귀국하는 성도님을 볼 때도 목회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수년 동안 이곳에서 고생만 하시고, 아이들 영어 공부도 제대로 못 시키고, 시간 낭비, 재정 낭비만 하다가 마음에 상처만 안고 귀국하시는 겁니다.
우리 교회에는 매주 처음 보는 낯선 성도들이 많이 방문합니다. 일반 여행객이나, 어학연수생들이 아니면 대부분이 ‘세부에 어떻게 정착해 볼까?’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난주에도 예배 후에 그런 분들하고 점심을 먹으며 여러 가지 유익할만한 정보들을 드렸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절대로 서두르지 마셔요. 6개월이든, 1년이든 영어 공부도 하시고, 이곳 문화도 익히시면서 성도님이 할 수 있는 일을 천천히 찾아가는 것이 잘 정착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런데 이런 조언을 잘 안 들으시고, 뭔가 서둘러 하시다가 손해만 보고 다시 귀국하는 일들이 적잖게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성도님이 거기에 들인 에너지와 시간과 물질과 인생이 얼마나 아깝습니까? 눈에 보이는 큰 소득이 보이지 않아도, 천천히 배워간다는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견디다 보면 분명 어떤 결실들을 맺어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힘들다고 포기하고 돌아가면 돌아간 그곳에서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겁니다.
갈라디아서 6장 9절 말씀에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여러분이 포기하지만 않으면 반드시 그 일에 선한 열매를 거두게 될 것입니다. 포기하는 순간, 뒤로 돌아가는 순간 모든 것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내가 그 동안 했던 고생을 또 다시 시작해야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26절, 27절을 보시면
“우리가 진리를 아는 지식을 받은 후 짐짓 죄를 범한즉 다시 속죄하는 제사가 없고, 오직 무서운 마음으로 심판을 기다리는 것과 대적하는 자를 태울 맹렬한 불만 있으리라”
히브리서는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유대인들을 위하여 기록되었습니다. 바울 사도가 선교 여행을 할 때도 여러 번 죽을 뻔 했는데, 그것이 이방인들로 부터가 아니라 유대인들로부터 즉 유대교도들인 동족으로 부터의 위협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그리스도인들이 유대인들로부터 어떤 박해와 핍박을 받았겠습니까?
32절에서는 ‘고난의 큰 싸움’이란 표현이 있고, 33절에서는 ‘비방과 환난으로써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다’는 표현도 있고, 34절에서 ‘(옥에) 갇힌 자, 재산을 빼앗긴 자’도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26절 이하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기독교인으로서 시련에 지쳐있는 이들이 다시 유대교로 돌아가는 배교행위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배교는 지옥 불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뿐이라는 것입니다(26, 30절).
35절, 36절 말씀을 보시면,
“그러므로 너희 담대함을 버리지 말라 이것이 큰 상을 얻게 하느니라.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하신 것을 받기 위함이라”
때때로 신앙 때문에 우리가 고난과 시련을 겪을 수도 있고, 좁은 길을 걸을 때도, 십자가를 져야 할 때도, 손해를 보면서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할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흔들리는 마음을 굳게 붙들고 담대함을 버리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믿음으로 견뎌내는 자들에게 하나님께서는 큰 상을 예비하고 계십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언약의 주인공이 되는 것입니다.
38절 말씀에서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또한 뒤로 물러가면 내 마음이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하나님께서는 뒤로 물러가는 자를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믿음으로 견뎌내는 사람들을 기뻐하시고, 믿음으로 버티고 견뎌내는 사람들에게 더 좋고 영원한 상을 주시는 것입니다(34절). 뒤로 물러가지 마십시오. 하나님 바라보면서 믿음으로 버티고 견디십시오. 그가 승리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