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겔 30:1~26>
요즘 같은 국제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동맹도 없는 거 같습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정(情)’ 또는 ‘의리’와 같은 감성적 문화가 있어서 한 번 사람을 믿으면 끝가지 믿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다 우리 같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오랜 우방이라고 생각하는 나라는 미국일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우방이고, 동맹이고를 크게 상관하지 않는 거 같습니다. 언제든지 자국의 경제적 이익에 문제가 있다면 우리와의 동맹도 끊을 것입니다. 물론 군사 외교적으로 한반도를 쉽게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우리와의 동맹관계는 계속 이어져 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 역시 누구하나 믿을 수 없는 북한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가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의 동맹은 정치적,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포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의지하던 그 동맹국 미국이 망한다면 우리 역시 열강들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즉 망할 거 같지 않던 그 미국이 망하면 미국에 의존적이었던 우리 역시 함께 망하는 것입니다.
에스겔 29장부터 32장까지는 4장에 걸쳐 애굽의 몰락에 관한 에스겔의 예언이 나옵니다. 나일 강을 중심으로 발전한 이집트는 세계 4대 문명 중에 하나입니다. 애굽의 최전성기인 15세기를 전후해서 약 3천 년간 번성했던 고대문명입니다. 동일 문화와 문명이 3천 년간 지속되어 번성하면 그런 나라가 몰락할 것이라고 누가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그 누구도 그런 강대한 나라가 멸망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집트 문명의 중심에는 ‘바로 왕(파라오 : Pharaoh)’이 있었습니다. 이집트의 왕을 일컫는 말이 ‘바로 왕’이었습니다. 그런데 파라오(Pharaoh)는 고대 이집트의 정치적, 종교적인 최고의 통치자를 나타내는 칭호인 것입니다. 이집트에도 신화가 있는데, 그 신화 중에 신들의 아들인 ‘호루스(Horus)’가 있습니다. 그 호루스가 바로 파라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집트 사람들은 파라오가 죽으면 육체를 모두 소진하고 영혼으로 다스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파라오가 영원히 사는 궁궐을 의미하는 피라미드를 만들어 그 시체를 그 안에 넣어놨던 것입니다.
그렇게 고대 이집트는 정치와 신화를 섞어 3천 년간 초강대국의 지위를 이어갔던 것입니다. 그리고 절대 망할 거 같지 않았던 애굽을 이스라엘을 비롯한 주변의 약한 나라들이 동맹을 맺어 의지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 4절부터 6절을 보시면,
“애굽에 칼이 임할 것이라 애굽에서 죽임 당한 자들이 엎드러질 때에 구스에 심한 근심이 있을 것이며 애굽의 무리가 잡혀 가며 그 터가 헐릴 것이요. 구스와 붓과 룻과 모든 섞인 백성과 굽과 및 동맹한 땅의 백성들이 그들과 함께 칼에 엎드러지리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애굽을 붙들어 주는 자도 엎드러질 것이요 애굽의 교만한 권세도 낮아질 것이라 믹돌에서부터 수에네까지 무리가 그 가운데에서 칼에 엎드러지리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3천 년간 이어온 이집트 문명이었고, 그 주변에 애굽을 의지하던 여러 동맹국들이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바벨론이라는 도구를 통해 그들을 칼로 치고, 그 동맹국들까지 함께 심판하실 것이라는 것입니다.
13절을 보시면,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내가 그 우상들을 없애며 신상들을 놉 가운데에서 부수며 애굽 땅에서 왕이 다시 나지 못하게 하고 그 땅에 두려움이 있게 하리라”
이 구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애굽을 멸하시는데 그들의 수도인 ‘놉(멤피스 : Memphis)’ 가운데 있는 신상들과 우상들을 파괴하시겠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집트는 그냥 보통의 강대한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철저하게 파라오라는 우상을 중심으로 한 신정국가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 우상의 나라를 심판하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출애굽기 12:12절 말씀을 보시면,
“내가 그 밤에 애굽 땅에 두루 다니며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애굽 땅에 있는 모든 처음 난 것을 다 치고 애굽의 모든 신을 내가 심판하리라 나는 여호와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 시키실 때 애굽의 모든 신을 심판하시는 내용이 나옵니다. 애굽의 신은 물질과 권세와 같은 우상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그 우상의 세상으로부터 출애굽 시키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서 기업으로 주신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 살면서 여전히 그 애굽을 의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부와 권세를 의지하는 겁니다. 여전히 그 우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부와 권세를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부와 권세를 의지하던 이들, 동맹을 맺고 있던 이들도 함께 심판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의 손을 잡고 있습니까? 애굽은 절대 멸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이스라엘을 비롯한 동맹들이 애굽을 의지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부와 권세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의 썩어질 부와 권세가 아닌 영원하신 하나님을 믿으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