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15:1~19>
제가 필리핀에 한인교회를 개척하기 전에는 의정부의 광명교회의 최남수 목사님의 지도하에 10년 간 부목사 생활을 했었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목회자 부임 인사를 드리고 사역을 시작했는데, 새벽기도회와 수요기도회 그리고 금요기도회 등 이런 기도회에 참석했을 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성도들이 두 손을 들고 ‘주여! 주여! 주여!’를 큰 소리로 세 번이나 외치고 기도를 하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런 분위기의 교회를 섬겨보지 않다가 갑자기 그렇게 기도를 하려 했더니 그게 제 성향하고 안 맞는 거 같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기도회를 인도해야 할 때는 저 역시 ‘주여’를 세 번 부르고 기도를 해야 했던 겁니다. 처음에는 이게 얼마나 어색하고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다 다니엘서 9:19절 말씀을 읽는데,
“주여 들으소서! 주여 용서하소서! 주여 귀를 기울이시고 행하소서! 지체하지 마옵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주 자신을 위하여 하시옵소서 이는 주의 성과 주의 백성이 주의 이름으로 일컫는 바 됨이니이다”
어린 소년이었던 다니엘은 바벨론 제국 하에서 그리고 메대 바사 페르시아 제국 하에서도 그 신실한 믿음을 이어간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조국을 위하여 눈물로 기도하고 중보했던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다니엘이 ‘주여 들으소서, 주여 용서하소서, 주여 귀를 기울이시고 행하소서’하면서 주여를 세 번 외치며 기도했던 겁니다. 물론 이 말씀을 근거로 주여를 세 번 하는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저는 이 말씀을 볼 때 여기에도 성령의 어떤 감동과 인도하심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뒤의 구절들을 보면, 천사 가브리엘이 다니엘에게 빨리 날아와 그에게 지혜와 총명을 주고, 기도의 응답을 주는 장면이 나와 있습니다. 주여를 세 번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저는 이 부분에서 믿음과 신앙의 적극적인 태도가 응답을 좌우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가 어떤 절박함이 있으면 부르짖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간절하고 절박하게 부르짖을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시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인 여호수아 15장부터는 이스라엘 12지파 중에 가장 큰 지파였던 유다 지파가 분배 받은 땅의 구체적인 지명 이름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1절부터 12절까지는 유다 지파가 받은 땅의 동서남북의 경계가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13절부터 19절까지는 14장에서 여호수아로부터 헤브론을 기업으로 받은 갈렙 가문에 관한 기록이 나와 있습니다. 갈렙은 헤브론에 살고 있었던 거인족인 아낙 자손을 몰아내고 그 땅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15절과 16절을 보시면,
“거기서 올라가서 드빌 주민을 쳤는데 드빌의 본 이름은 기럇 세벨이라. 갈렙이 말하기를 기럇 세벨을 쳐서 그것을 점령하는 자에게는 내가 내 딸 악사를 아내로 주리라 하였더니”
갈렙은 헤브론을 점령해 나가면서 유다의 남부 도시인 ‘드빌(기럇 세벨)’을 점령하는 자에게 그의 딸 ‘악사’를 아내로 주겠다고 제안하게 됩니다. 고대 사회에서 장수들이 자신의 용맹함을 증명해 보이면 그 공로를 인정하여 부족장이나 왕의 사위가 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다윗 같은 경우도 골리앗을 이겨 사울 왕의 사위가 되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갈렙의 조카인 ‘옷니엘’이 그것을 점령함으로 갈렙의 사위가 됩니다(고대 사회는 근친결혼이 가능했다). 옷니엘이 어떤 사람입니까? 여호수아가 죽은 이후 이스라엘이 메소포타미아 왕에게 고통 받을 때, 옷니엘은 나라를 구원하고 이스라엘의 첫 번째 사사로서 40년간 통치하게 됩니다. 그의 통치 아래 이스라엘은 40년간 평안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삿3:8~11).
18절과 19절을 보시면,
“악사가 출가할 때에 그에게 청하여 자기 아버지에게 밭을 구하자 하고 나귀에서 내리매 갈렙이 그에게 묻되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하니, 이르되 내게 복을 주소서 아버지께서 나를 네겝 땅으로 보내시오니 샘물도 내게 주소서 하매 갈렙이 윗샘과 아랫샘을 그에게 주었더라”
갈렙의 딸 악사가 결혼하여 나귀를 타고 신랑인 옷니엘을 따라 가다가 갑자기 나귀에서 내려 배웅하던 친정아버지 갈렙에게 돌아옵니다. 갈렙은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라고 묻자, ‘아버지 내게 복을 주소서. 나를 남쪽 지역으로 보내시는데 그 지역의 샘물이 넉넉한 땅을 저에게 주소서’라고 말한 겁니다. 아마도 결혼지참금으로 아버지 갈렙에게 요청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갈렙은 딸 악사와 사위 옷니엘에게 윗샘과 아랫샘을 모두 주었다는 기록입니다.
오늘 본문의 갈렙과 그의 딸 악사 그리고 사위인 옷니엘까지 그들의 마음에는 ‘적극적 믿음’이라는 영적 DNA가 흐르는 것 같습니다. 갈렙도 헤브론을 얻었고, 옷니엘도 기럇 세벨을 정복하며 갈렙의 사위가 되었고, 갈렙의 딸 악사도 적극적으로 아버지 갈렙에게 구했더니 윗샘과 아랫샘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영적인 일에는 욕심을 내셔야 하는 겁니다. 이 세상에서 무슨 일이든 소극적으로 임해서 그 사람이 크게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공부도 소극적으로 하고, 일도 소극적으로 하고, 사업도 소극적으로 하고 하물며 신앙생활도 소극적으로 해서 그런 사람이 크고 위대하게 쓰임 받는 예는 본 적이 없습니다.
갈렙은 딸 악사에게 적극적 믿음의 유산을 물려줬던 것이고, 사위를 얻을 때에도 그런 적극적 믿음의 사람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게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인생을 살아도 위대하게 쓰임 받는 인생으로 사는 비결이기 때문인 것입니다. 사람마다 기질이 있고, 성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은 그 모든 것을 뛰어 넘습니다. 기도할 때도 뜨겁게 하십시오. 신앙생활과 봉사도 뜨겁게 하십시오. 주어진 일도 최선을 다해서 하십시오. 적극적 믿음의 사람과 그 자녀의 삶, 그 가문의 역사는 기적과 위대한 역사로 기록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