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1:36~55>
2019년 미국에서 다소 충격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기니의 초대 대통령의 아들이자, 국무장관의 딸인 ‘무함마드 투레와 데니스 크로스 투레’부부는 미국으로 건너와 자선사업을 해왔습니다. 그들은 아프리카 관련 사업을 장려하고, 문화 축제도 열면서 신문에는 자선 사업에 대해 기고하기도 하는 등 지역 사회에서 명망이 높은 인사였습니다.
이들은 기니에서 나올 때 5살짜리 ‘디알로’라는 소녀를 미국에 함께 데려와 생활하고 있었는데, 어린 소녀 디알로에게 요리와 청소 그리고 자녀들의 식모 노릇을 시켰고, 노예라고 부르면서 폭행을 일삼았다고 합니다. 소녀는 그렇게 16년을 노예처럼 살다가 이웃의 도움으로 탈출 계획을 세워 지긋지긋한 노예생활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 사실이 세상에 밝혀지면서 미국 지방법원에서는 이들 부부에게 각각 징역 7년형과 약 3억3천만 원의 배상금을 선고했고, 그들은 복역을 마친 뒤에 기니로 강제추방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미국에만 있었던 일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적장애인을 40년간 노예처럼 부리고, 심지어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연금까지도 착취했다’는 비슷비슷한 뉴스들이 잊을 만 하면 한번 씩 나오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약자들은 강자들에 의해서 노예처럼 착취당하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약자들은 힘이 없기 때문에 그냥 당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세 번째 족장이라 할 수 있는 야곱 역시 외삼촌 라반에게 노예와 같이 노동력의 착취를 당했던 인물이었습니다. 14년간을 그렇게 살았고, 그 이후 6년도 거의 비슷한 생활이었기에 약 20년을 죽어라 일을 했지만 라반으로부터의 어떤 물질적 보상이 제대로 주어졌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야곱은 외삼촌 라반 몰래 도망 나오듯 밧단 아람을 떠났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라반은 전력을 다해 야곱을 뒤쫓았고, 7일 만에 야곱을 붙잡게 됩니다. 그러나 바로 전날 하나님께서 라반의 꿈속에 나타나셔서 야곱에게 선악간 말하지 말라고 경계하셨던 것입니다.
36절 말씀을 보시면,
“야곱이 노하여 라반을 책망할새 야곱이 라반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 허물이 무엇이니이까 무슨 죄가 있기에 외삼촌께서 내 뒤를 급히 추격하나이까”
사실 야곱은 외삼촌 라반에게 잘못한 일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도망간 노예를 쫓듯이 라반은 야곱의 뒤를 쫓아왔던 것입니다.
40절과 41절을 보시면,
“내가 이와 같이 낮에는 더위와 밤에는 추위를 무릅쓰고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지냈나이다. 내가 외삼촌의 집에 있는 이 이십 년 동안 외삼촌의 두 딸을 위하여 십사 년, 외삼촌의 양 떼를 위하여 육 년을 외삼촌에게 봉사하였거니와 외삼촌께서 내 품삯을 열 번이나 바꾸셨으며”
야곱은 20년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눈 붙일 겨를도 없이 외삼촌을 위하여 일했지만, 외삼촌 라반은 물질적 탐욕 때문에 야곱을 노예처럼 부려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품삯을 정해도 계속해서 말을 바꾸며 야곱을 속여 왔던 것입니다. 때문에 야곱은 20년간의 수고와 노동에 대한 보상을 라반에게 제대로 받은 게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42절을 보시면,
“우리 아버지의 하나님, 아브라함의 하나님 곧 이삭이 경외하는 이가 나와 함께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외삼촌께서 이제 나를 빈손으로 돌려보내셨으리이다마는 하나님이 내 고난과 내 손의 수고를 보시고 어제 밤에 외삼촌을 책망하셨나이다”
외삼촌 라반은 20년 동안 수고한 야곱을 돌려보내더라도 빈손으로 돌려보내었을 만큼 물질적 탐심이 가득하고, 인정도 없는 악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야곱은 할아버지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아버지인 이삭의 하나님께서 자신과 함께하셨고, 야곱의 20년간의 모든 노동과 수고에 대한 보상을 해 주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님이 아니었다면 그는 빈손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서 라반을 책망하셨고, 야곱은 보호하시고 그의 수고를 보상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과거 야곱은 장자권을 얻기 위해 형을 속이고, 아버지를 속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그는 철저하게 자신의 꽤를 의지하며 살았고, 자기 힘으로 그 복을 쟁취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형인 에서를 피해 도망가다가 벧엘에서 하나님을 만난 이후부터 야곱은 믿음으로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속여 빼앗기 보다는 도리어 외삼촌에게 속고 이용당하며 살아갔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야곱은 진정한 축복은 사람의 손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 의해서 주어진다는 것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20년간의 애쓰고 수고한 모든 것들을 하나님께서 보셨고, 그에게 보상해 주시고, 축복해 주셨다는 것을 믿었던 것입니다.
여러분이 하나님 앞에서 애쓰고 수고한 모든 것들은 하나님께서 반드시 보상해 주시고 갚으실 것입니다. 라반이라는 어떤 환경들은 우리의 수고를 짓밟으려 하거나 송두리째 빼앗으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야곱과 함께하셨듯이 나와 함께하심을 믿으십시오. 그 하나님께서 내 고난과 내 손의 수고를 보시고 반드시 보상하시고 갚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