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25:8~10>
미국의 영화배우인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The Six Degrees of Kevin Bacon)’이란 이론이 있습니다. 원래는 케빈 베이컨이라는 사람과 관련이 없는 영화배우들이라 할지라도 몇 단계만 거치면 그와 관련을 맺게 된다는 어떤 실험적 놀이에서 유래가 된 이론입니다. 이 이론이 있기 전 1969년 스탠리 밀그램, 제프리 트라베스 하버드대 교수의 실험에서 ‘6단계 분리 법칙(Six degrees of separation)’ 이란 것이 나왔는데, 전 세계 누구라도 여섯 다리만 건너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이론과 같은 겁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MS)社에서 지난 2006년 6월 한 달 동안 메신저 사용자 1억8천만 명이 주고받은 300억 건의 대화기록을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는데, 1억8천만 명이 전혀 관련이 없지만, 사용자들이 모두 연결되는 데는 평균 6.6단계를 거치면 알게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①김제환목사의 제자 중에 ②서울대를 졸업한 친구가 있어요. ③그 친구의 스승 중에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님이 있어요. ④그 외교학가 교수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반기문 총장과 아는 사이예요. ⑤그런데 반기문 총장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잘 알고 지냅니다… 이렇게 되면 6단계 이하로도 저와 오바마 대통령이 건너건너서 알게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놀라운 이론과 연구결과지요? 세상이 참 좁을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 오늘의 잠언과 관련해서 생각해 볼 때, 내가 제3자에 대해서 말할 때 그 사람이 이 자리에 없어도, 적게는 한 두 단계만 거치면 내가 그 사람에 대해서 무슨 말을 했는지 그 사람이 다 알게 된다는 겁니다. 어쩌면 우리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내용입니다.
오늘의 잠언은 우리가 나와 관련이 없는 제3자에 대해서 말할 때 조심해야 할 지혜를 주시고 있습니다.
먼저 8절 말씀을 보시면,
“너는 서둘러 나가서 다투지 말라 마침내 네가 이웃에게서 욕을 보게 될 때에 네가 어찌할 줄을 알지 못할까 두려우니라”
이것은 법정에서의 증언에 관한 부분을 염두 해 두고 있는 말씀입니다. 지금 한 사람은 고소를 했고 또 한 사람은 피고소인으로서 싸우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도 법정의 다툼이 아니더라도 이와 비슷한 상황은 생활 속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서로의 잘잘못을 가리며 다투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 두 사람의 다툼하고는 관련이 없는 한 사람이 확실하지도 않으면서 ‘어? 나도 누가 그렇게 말한 것을 들은 거 같은데? 나도 본 거 같은데?…’ 하면, 팽팽하던 상황은 누군가 한 사람에게 아주 유리하게 뒤집어질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또 다른 한 사람은 반대로 그 자리에서 아주 나쁜 죄인이 되어 버리는 겁니다.
그러면 이 상황 속에 수세에 밀리는 한 사람에게 두 가지의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진짜 나쁜 사람일 수도 있고,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진실이 어떠하든지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싸움에 결정적 영향을 준 사람(그 사람은 아무 관련도 없던 사람이었습니다)은 그 때부터 불리한 상황에 몰린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어 있는 겁니다. 그 증언으로 진실이 왜곡되었을 경우에는 억울한 마음에 깊은 원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3자에 대해 어떤 말을 할 때 아주 신중하게 해야 하는 겁니다. 특히 부정적인 말을 쉽게 해서는 안 됩니다.
9절 말씀을 보시면,
“너는 이웃과 다투거든 변론만 하고 남의 은밀한 일은 누설하지 말라”
일반적인 말들은 해도 됩니다. 좋은 말들 칭찬의 말들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남의 은밀한 일을 누설하지 말라’라는 것은 어떤 부정적인 말로 인해서 상대방을 곤란에 빠뜨려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제3자가 내 앞에 있을 때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생각되면 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사람이 앞에 있다고 가정할 때 그 말이 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할 말이라면 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그 사람이 이 자리에 없지만, 그 사람이 없는 이 자리에서 나눈 얘기가 그 사람에게까지 반드시 전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내가 은밀하게 말했던 그 부정적인 말들 때문에 오히려 내가 더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10절 말씀에 보시면
“듣는 자가 너를 꾸짖을 터이요 또 네게 대한 악평이 네게서 떠나지 아니할까 두려우니라”
하시고 있습니다. 내게 적이 많아지게 될 겁니다. 내가 했던 말들 때문에 나에 대한 악평이 계속 떠돌아다니는 겁니다.
예수님께서도 누가복음 12장2절, 3절에서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긴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나니, 이러므로 너희가 어두운 데서 말한 모든 것이 광명한 데서 들리고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말한 것이 지붕 위에서 전파되리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와 너 사이가 아닌 제3자에 대해 말할 때, 좋은 말이 아니거든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하지 마십시오. 그 원칙만 잘 지켜도 내 주변에서 다툼은 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