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밤을 지나 은총으로

시편 90:13~17 

몇 년 전에 미국에서 코칭 전문가 한 분이 제가 섬기던 교회에 오셨는데, 그분이 우리 목회자 그룹의 코칭세미나를 인도해 주셨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세미나 중에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었습니다. 커다란 종이를 하나씩 나눠주고, 어렸을 때부터 그 때까지 인생의 상승곡선과 하강곡선을 만드는 거였습니다. 그러니깐 인생 속에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을 붉은색 포스트잍에 적어서 붙여 놓고,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들을 노란색 포스트잍에 적어서 붙여 놓는 겁니다.

시간적 순서로 그렇게 쭉 해 보니깐,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들이었던 붉은색 포스트잍이 눈에 잘 들어왔습니다. 또 행복했던 시간들인 노란색 포스트잍도 눈에 잘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정리된 내용을 하나의 그래프로 만들었는데,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은 그 강도에 따라 아래쪽에 표시점을 두었습니다. 또 행복한 것은 반대로 위쪽에 표시점을 두었습니다.

그 점과 점들을 쭉 연결했더니, 제 인생이 하나의 그래프로 완성이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힘들고 어려웠던 제 인생의 밤과 같은 하강곡선이 있었고, 반대로 하강곡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인생의 밤이 지나고 하나님의 은혜가 임했던 인생의 상승곡선도 있었습니다.

제 인생 속에는 ‘인생의 밤’이라 할 수 있는 여러 차례의 위기와 고난과 아픔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간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제 인생에 은혜를 부어주신 ‘은총의 날’들도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고난의 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긍휼을 베풀어주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은총의 날’이 온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에서 출애굽한 이후에 조금 더 빨리 약속의 땅인 가나안에 들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완고함과 교만 그리고 불신 때문에 40년간 광야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 징계를 받은 겁니다. 40일도, 4년도 아닌 40년간의 기간은 그 백성을 인도했던 모세뿐만 아니라 온 백성들에게 쉽지 않은 기간이었을 겁니다.

오늘 본문은 그런 배경 속에서 기록된 모세의 시편입니다. 고난이 안 끝날 거 같은 겁니다. 인생의 밤이 길고 길게만 느껴지는 겁니다. 13절 말씀을 보시면

여호와여 돌아오소서 언제까지니이까 주의 종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그런 고난 속에서 40년간의 고난의 고리를 끊는 것은 그 백성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너무나 오래된 겁니다. 끊어지지 않을 거 같은 겁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기셔야만 그 인생의 밤은 끝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도저히 끝나지 않을 거 같은 ‘인생의 깊은 밤’을 지나고 있지만, 모세의 맘 속에 있었던 분명한 확신이 하나 있었습니다. 14절입니다.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이 우리를 만족하게 하사 우리를 일생 동안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

여기서 ‘주의 인자하심’은 NIV에서 ‘your unfailing love(주의 실패하지 않는 사랑, 주님의 변하지 않는 사랑)’ 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비록 범죄해서 큰 징계를 받았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시고 계심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사랑은 변하지도 않고, 실패하지도 않은 사랑임을 믿었습니다. 그러기에 그 주님의 사랑이 자신들을 다시 기쁘게, 행복하게 만들어 주실 것을, 그런 은총을 부어주실 것을 소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15절에서 ‘고난의 기간만큼 기쁨의 기간을 달라’고 간청하고 있는데, 그들이 광야에서 40년간의 ‘인생의 밤’이 있었지만,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여호수아시대 약30년, 사사시대 약330년, 왕정시대 약460년을 합하면 약 820년간 하나님께서 은총의 시대를 열어주신 것입니다. 그럼 고난의 기간보다 약 20배 이상의 기간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17절 말씀을 보시면

주 우리 하나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내리게 하사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을 우리에게 견고하게 하소서 우리의 손이 행한 일을 견고하게 하소서

라고 기도하며 이 시편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쉬운성경에서는 ‘우리가 하는 일이 잘 되게 하소서’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밤이 지나고, 하나님의 은총이 머물 때, 그 일에 형통함이 임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에게 ‘인생의 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편30:5절 말씀에

그의 노염은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

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고난의 밤을 지나 은총의 날이 온다는 겁니다. 주님의 그 실패하지 않는 사랑은 범죄해서 징계를 받을 정도로 연약한 우리를 향해서도 여전히 은총으로서 임하는 것입니다.

Tags: No tags

Add a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