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9:121~128
제가 세부에 온지 2년이 조금 안되었는데, 처음 도착해서 너무 더우니깐 선풍기도 구입하고,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했었습니다. 선풍기를 구입할 때, 몰에 갔더니 저렴한 선풍기들이 있어서 가격 비교해 보고 그 중에 가격대비 가장 괜찮아 보이는 것을 하나 샀습니다. 점원이 선풍기가 잘 작동하는지 테스트도 해줘서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걸 확인하고, 집에 사들고 왔습니다. 한국은 선풍기에 보통 타이머 기능이 있는 데 그거 없는 거 빼고는 그런대로 쓸 만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써보는 중에 ‘싼 게 비지떡’이란 우리나라 속담이 생각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선풍기의 1단을 누르면 이게 돌다가 그냥 멈추는 겁니다. 2단을 눌러줘야 탄력을 받아 계속 돌아가고, 어쩔 때 2단도 그러는 겁니다.
불량이었던 겁니다. 나중에 살다 보니깐, 필리핀에 있는 공산품들 중에 기술을 요하는 제품들 가운데 그런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불량품이라 교환을 하고 싶은데, ‘영수증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게 없으면 못 바꿔준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비싼 제품도 아니었기 때문에, 영수증을 그 때까지 보관하지 않았었습니다. 한국 같은 경우는 제품에 붙어있는 바코드만 찍어도, 상품 이력이 다 나와서 교환해주기도 하는데, 여긴 영수증이 꼭 있어야 했습니다.
그 영수증이 ‘보증서’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거죠. ‘상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교환이 가능한 보증서’같은 겁니다.
오늘 읽은 본문에 ‘보증’란 단어가 122절에 나와 있습니다. 어떤 보증일까요?
121절, 122절의 본문을 보시면
내가 정의와 공의를 행하였사오니 나를 박해하는 자들에게 나를 넘기지 마옵소서. 주의 종을 보증하사 복을 얻게 하시고 교만한 자들이 나를 박해하지 못하게 하소서
121절 상반절에 보니깐, ‘내가 정의와 공의를 행하였사오니’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최선을 다해서 살았고, 믿음으로 살았다는 것을 말합니다.
시인은 지금 인생의 어떤 위기를 맞고 있는 겁니다. 121절과 122절에 ‘나를 박해하는 자들에게, 나를 박해하지 못하게’라는 표현을 보더라도, 지금 시인의 상황이 급박한 상황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지만, 시인이 122절에서 ‘주의 종을 보증하사 복을 얻게 하시고…’라고 기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보증’이란 말의 영어는 ‘ensure(책임지다, ~을 보장하다)’란 단어를 쓰고 있는데, 보통 ‘보험(Insurance)’이란 말과는 영어에서 어원이 같은 겁니다.
이런 그림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떤 사고가 났을 때 보험증서 들고, 보험회사에 가서 ‘제가 이렇게 보험 들어놨으니깐 책임져 주세요. 보장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겁니다.
지금 시인이 하나님 앞에 당당하게 ‘저를 책임져 주세요. 제 인생을 보증해 주세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겁니다. 왜 시인이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고 있을까요?
-(121절) 내가 정의와 공의를 행하였사오니
-(123절) 주의 의로운 말씀을 사모하기에 피곤하니이다
-(127절) 내가 주의 계명들을 금 곧 순금보다 더 사랑하나이다
-(128절) 내가 범사에 모든 주의 법도들을 바르게 여기고, 모든 거짓 행위를 미워하나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하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고, 그 말씀에 기록된 대로 믿고, 또 그 말씀을 날마다 사모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순금 보다 더 사랑’ 할 정도로 그렇게 말씀을 사모하는 겁니다. 그러니 시인이 얼마나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하고 있는 겁니까?
어떤 계약서를 쓰고, 어떤 보증서를 받고, 어떤 보험증서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그 말씀대로 사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책임져주시고, 보증해 주시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말씀 속에 있는 언약들, 약속들에 대해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그 믿음 자체가 보증서와 같은 것입니다.
우리 삶에 어떤 위기가 있고, 두려울 만한 어떤 상황들이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오늘 이 시인과 같이 그 말씀을 믿고, 사모하고, 그 말씀대로 사는 사람들을 반드시 책임져 주시는 하나님의 보증을 믿으며 승리하는 하루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