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9:137~144
필리핀에서 외국인으로 살다보니깐 언어소통에도 문제가 있고, 또 필리핀은 ‘자국민 보호법’이라는 것이 있어서 여러 가지 면에서 외국인에게는 불리한 부분들이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동차 접촉사고라든가, 어떤 사고가 있을 때 우리가 피해자고 필리핀 사람이 가해자인 경우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경찰이 공정하게 중재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경찰서로 이동하는 중에 경찰과 필리핀 사람이 입을 맞추고, 외국인인 한국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몇 달 전에 이곳 현지 신문에 크게 보도된 교통사고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한국인이 음주운전을 하던 스타렉스 승합차가 중앙선을 넘어 앞에 오던 오토바이를 치어서 타고 있던 세 사람 중에 두 사람이 죽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1주일 정도 뒤에 한인신문에서 그 사건을 바로잡는 기사가 올라왔었습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했고, 오토바이는 중앙선을 넘어 스타렉스를 들이 받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깐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 기사도 바로 잡고, 사건이 잘 해결되었겠지만, 외국인으로 이 땅에 살면서 ‘이 나라의 법과 정의’에 대한 신뢰는 이런 일들이 있을 때마다 떨어지는 겁니다. ‘법과 정의’에 대한 부분이 확실하다면 여러 가지 면에서 안심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종종 우리를 불안케 만들기도 하는 겁니다.
지금 오늘 본문의 시인의 상황이 정확하게 어떤 상황인지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는 심한 인생의 고통 가운데 있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141절에서는 “내가 미천하여 멸시를 당하나…”라고 되어 있고, 143절에서는 “환난과 우환이 내게 미쳤으나…”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시인의 지금의 상황은 비천하도록 낮아질 때로 낮아진 상태입니다. 그는 대적들로부터 심한 멸시를 받고 있는 겁니다. 또 ‘환난과 우환’이란 표현으로 봐서 주위에 근심과 두려움과 눈물이 가득할 일들 뿐인 것 같습니다.
내가 만약 이런 상황 속에 있다면, 그런 상황 속에서 무슨 소망을 가질 수가 있겠습니까? 하루하루가 근심과 눈물을 양식 삼아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시인이 이런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신뢰하고 붙들고 있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137절 말씀을 보시면,
여호와여 주는 의로우시고(righteous) 주의 판단은 옳으니이다
시인은 하나님의 의로우심, 공의로우심을 찬양하고 있는 겁니다. 137절 뿐만 아니라
-(138절) 주께서 명령하신 증거들은 의롭고
-(140절) 주의 말씀이 심히 순수하므로
-(142절) 주의 의는 영원한 의요
-(144절) 주의 증거들은 영원히 의로우시니
라고 되어 있는 겁니다. 이 세상의 법과 정의는 때때로 온전하지도, 완전하지도 않아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기도 하고, 가해자를 피해자로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정의, 하나님의 공의, 하나님의 의로우심은 140절의 말씀처럼 ‘심히 순수’한 것입니다. 그 법과 정의에 어떤 불순물도 없는 겁니다. 깨끗한 겁니다. 진정한 의로움, 참된 정의, 완벽한 공의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불안해하지도, 낙심하지도, 슬퍼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요?
-(140절) … 주의 종이 이를 사랑하나이다
-(141절) … 주의 법도를 잊지 아니하였나이다
-(143절) … 주의 계명은 나의 즐거움이니이다
-(144절) … 나로 하여금 깨닫게 하사 살게 하소서
그 말씀을 기억하고, 사모하며, 공의로우심이 실현될 것을 소망하며 즐거워하면서, 그 말씀으로 다시 살아나는 겁니다. 다시 일어나는 겁니다.
우리에게 어떤 환난과 우환이 미쳤다 할 지라도, 하나님은 공의로우신 아버지이십니다. 반드시 그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행하실 일이 있으신 겁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서 있다면, 우리가 그 하나님을 신뢰하며 주 앞에 있다면, 주님은 반드시 그 일에 공의로운 판단을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공의에는 어떤 불순물도 섞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그 공의로우심을 우리의 삶에 나타내실 것입니다. 고난과 환난 중에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신뢰하며 승리하는 오늘 하루가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