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승리해야 할 이유”

<시편140:6~8>

처음에 교회를 개척하고 저희 가족과 어린아이들을 포함해서 20명 내외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곳 상가 건물을 임대해서 예배드리며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오는데, 20명, 30명, 40명, 50명… 그렇게 교회가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하는데 ‘우리 교회가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기록해 놔야겠다’라고 생각해서, 사모님에게 ‘매주 성도들이 얼마나 오는지 카운트 해 놓으라’고 부탁을 해 놨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들이 필리핀 이민교회에서 얼마나 부질없는 짓이었는지 아는 데에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방학이 있는 영어캠프 기간에는 수많은 학생들이 몰려 100명대를 넘기더니, 캠프가 끝나니깐 수십명이 빠져나가고, 캠프기간이 아니더라도 그 동안 정들었던 성도들이 수시로 한국으로 귀국하고…, 학생포함해서 40~50명만이 남아 썰렁하게 예배드리는 때가 많은 겁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니깐 ‘이곳 이민교회처럼 롤러코스터를 타듯 출석수가 기복이 심한 목회지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인가부터 주일 출석수를 카운트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게 이곳 목회지에서는 큰 의미가 없는 겁니다. 교회의 외적 부흥이 중요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 더 본질적인 것에 더 집중하기로 한 겁니다.

그래서 ‘우리교회가 부흥해서 몇 명 되게 해 주세요. 몇 명까지 출석하게 해 주세요’ 이제 이런 기도 안 합니다.

그러나 ‘기도에 헌신된 성령 충만한 기도자 70명을 세워주옵소서’ 이렇게 기도가 바뀌었습니다. 주일에 여기 저기서 사람들이 예배에 출석해주셔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저의 마음에는 ‘주일날 교회에 몇 명이 출석했느냐?’가 아니라, ‘우리교회에 몇 명의 성도들이 기도하는 분들인가?’가 더 중요한 겁니다. 왜냐하면 결국 기도하는 이들을 통해 하나님은 역사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교회의 부흥을 위해 기도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교회가 부흥해야 하는 목적이 세부에서 큰 교회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 믿지 않는 이들, 주님을 떠났던 이들, 죄인들이 회개하고 돌아오는 것이요.
– 영적 불모지인 이곳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여주는 것이요.
– 우리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비전들을 이뤄가기 위함인 것입니다.

여기에 0.0001%도 제 개인적인 야망과 목적이 개입되지 않은 겁니다. 교회의 부흥이 제 개인적인 야망을 이루기 위함이라면, 부흥이 안 되는 것이 좋습니다. 그건 오히려 제가 죄짓는 것이고, 우리 성도들의 영혼을 위해서도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교회에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야 하는 것은 그 일을 통해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리기 위함인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다윗은 큰 고난 중에 있었습니다. 1절에서 ‘악인, 포악한 자’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악을 행하는 것이 성품처럼 굳어져 버린, 매일 매일이 악을 일삼는 악한 자들을 통해 고난을 받고 있는 겁니다.
그 고통이 너무 크고, 다윗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다윗은 그 고난에서 건져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6절 말씀에
“내가 여호와께 말하기를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여호와여 나의 간구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하였나이다”
다윗은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6절에서는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니’라고 말하고, 7절에서는 그 하나님을 향해 ‘내 구원의 능력이신 주 여호와여’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을 믿고, 그 하나님의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성도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악인들은 교만하여 하나님의 이름을 모독하며, 그 믿는 자들까지도 모욕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깐 다윗과 하나님은 한 몸인 것입니다. 다윗이 욕을 먹으면, 하나님도 욕을 먹는 것이고, 하나님이 모욕을 받는 것은 곧 다윗이 모욕을 받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때문에 다윗이 무엇을 구하고 있는 겁니까? 8절에서
여호와여 악인의 소원을 허락하지 마시며 그의 악한 꾀를 이루지 못하게 하소서 그들이 스스로 높일까 하나이다
다윗이 강력하게 기도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악인들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게 해 달라’는 겁니다. 그 이유가 뭐예요? ‘그들이 스스로 높일까 하나이다’ 다윗 앞에, 하나님 앞에 거만해 진다는 겁니다.

‘하나님 의지하고 믿는다는 다윗 별거 아니구만!, 여호와라는 신도 별거 없구만! 내가 제일이로다!’
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여기에 다윗의 믿음이 담겨있는 겁니다. 지금 큰 어려움 속에 빠져 있지만, 다윗에게는 그들을 공격할 힘도, 대항할 힘도, 방어할 힘도 없습니다. 하지만 다윗이 승리해야 할 이유는 다윗의 승리가 곧 하나님의 승리이며, 그것을 통해 악인들이 하나님의 이름에 굴복하게 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우리교회를 향한 개인적인 욕망이 있다면 교회가 부흥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그러나 저와 우리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그 높으신 뜻을 이루기 원하신다면 우리교회는 이 영적 불모지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승리해야 할 이유는, 기도하는 여러분은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는 겁니다. 여러분의 승리가 곧 하나님의 승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Tags: No tags

Add a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