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25:20~22>
필리핀에 한 번도 와 본적이 없었던 제가 이곳 세부에 한인교회개척에 대한 비전을 받고 3년 전에 왔을 때 많은 분들이 도와 주셨습니다. 그런데 초기에 저를 가이드 해 주신 분들이 세부에서 오래 사셨던 분들이라 세부의 물정을 누구보다 잘 아셨던 것 같았습니다. 요즘 세부 오시는 분들도 그런 말들을 듣지만, 저 역시 처음 도착했을 때 세부교민들에 대한 얘기 중 90%는 부정적인 내용이었습니다. 한국에 살 때는 들어본 적도 없었던 기가 막힌 막장드라마 같은 얘기들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부정적인 말들을 들으면서 ‘내가 과연 이곳에서 잘 살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3년 정도 살아보니깐 그 말들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정말 이곳에는 막장인생을 사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또 서로 속고 속이는 사기 사건도 많고 그로 인한 원한관계도 많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세부에서 ‘한인을 조심해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세부에 살아보니 이곳은 여러 가지 한인들이 살아가기에 좋은 환경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좋은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 입고, 배신을 당하고, 돈을 뜯기고, 가십거리가 되는 그 사건의 중심에 계셨던 분들은 늘 마음속에 아픔이 있습니다. 그래서 교민사회 내에 어떤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원한은 원한을 낳고, 복수는 복수를 낳는… 악순환이 반복이 되는데, 하지만 이곳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땅입니다. 이곳에 반복되고 있는 악순환(惡循環)이 거룩한 선순환(善循環)으로 전환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의 잠언은 “선(善)으로 악(惡)을 이기라”는 것입니다.
20절 말씀을 보시면,
“마음이 상한 자에게 노래하는 것은 추운 날에 옷을 벗음 같고 소다 위에 식초를 부음 같으니라”
어려움을 겪는 이 앞에서 즐거운 노래를 부르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누군가는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데 그 앞에서 즐거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면, 둘 사이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겁니다. 관계가 좋지 않았던 상대가 환난을 만난 겁니다. 그러니 통쾌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샘통이다’하면서 즐거운 노래를 부르는 것은 결코 지혜로운 행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추운 날에 발가벗기는 것과 같고, 천연탄산 위에 식초를 붓는 것처럼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를 갈게 만들고 더 큰 복수심을 일으키는 일입니다.
21절에서는
“네 원수가 배고파하거든 음식을 먹이고 목말라하거든 물을 마시게 하라”
정말 예수님의 마음을 품지 않고서는 이렇게 할 수 없을 겁니다. 인간적인 마음으로는 원수 같은 사람에게 어떻게 친절을 베풀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내 마음에 싫은 사람에게는 우리가 잘 해 줄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이 지혜로운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원수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말 예수님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22절(쉬운성경) 말씀을 보시면,
“그리하면 그는 머리에 숯불을 둔 것같이 부끄러워하고, 여호와께서는 네게 상을 주실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고대 사회에서 집에 불이 꺼졌을 때는 참 난처한 겁니다. 그런데 이웃과 사이가 좋지 않으면 불씨를 빌리러 가기도 참 난처한 겁니다. 하지만, 사이는 좋지 않았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이 그 원수와 같은 사람에게 숯불을 빌려주는 겁니다.
어제까지 분명 그 원수는 그 이웃을 험담하고, 악하게 대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마음을 품은 이 사람은 그것을 악으로 갚지 않고 오히려 선으로 되갚아 주는 겁니다. 그러면 얼굴이 화끈 거릴 정도로 그 원수는 도리어 부끄러워지는 겁니다.
이것을 로마서 12:20~21절에서 인용하면서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자인 것입니다. 악에게 속지 마십시오.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악을 선으로 갚는 자들을 주님께서 지켜보고 계신다는 겁니다. 22절 하반절에 “여호와께서 네게 갚아 주시리라(쉬운성경_여호와께서는 네게 상을 주실 것이다)”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으십시오. 그 원수로부터 어떤 좋은 것이 올 것이라는 것은 크게 기대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선으로 악을 갚는 이들을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축복하시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특징은 복수심이 아니라 동정이며, 원한이 아니라 사랑인 것입니다.
오늘도 그 예수님의 마음을 품으시고 하루를 승리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