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인생”

<전도서7:23~29> 

한국 현대불교의 가장 유명한 고승이며, 학구열과 함께 덕이 높고, 평생 철저한 수행을 해서 큰스님으로 일컬어지는 성철(性徹, 1912~1993)스님을 아실 겁니다. 그는 17세 나이에 불가(佛家)에 입도해서 속세와의 인연을 끊기 위해 불가의 구도에만 전념했고, 대구 팔공산 파계사 성전암에서 8년간 ‘장좌불와(長坐不臥)’ 즉 누워서 쉬거나 잠을 자지 않고 도를 닦아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겁니다. 그러다 82세에 해인사에서 임종하게 됩니다.

성철스님이 평생 동안 구도에만 전념하다가 부처의 경지에 이르러 임종하기 전에 했던 <열반송_조선, 동아, 경향, 중앙 1993.11.5>이 있습니다.

『生平欺狂 男女群  彌天罪業 過須彌
생평기광 남녀군  미천죄업 과수미

活陷阿鼻 恨萬端  一輪吐紅 掛碧山
활함아비 한만단  일륜토홍 괘벽산』

뜻은 이렇습니다. “일평생 남녀무리를 속여 미치게 했으니, 그 죄업이 하늘에 미쳐 수미산보다 더 크구나! 산채로 불의 아비지옥으로 떨어지니 한이 만 갈래나 되는구나! 한덩이 붉은 해가 푸른 산에 걸렸구나!”하는 것입니다.

성철스님이 평생을 걸쳐 연구하고 깨달은 지혜를 사람들에게 가르쳤지만, 그 모든 것이 진리가 아닌 것을 진리라고 가르쳐 수많은 남녀무리를 속여 미치게 했으니, 자신의 그 죄가 너무 커서 지옥에 떨어진다는 그런 의미입니다.

오늘 본문의 지혜의 왕 솔로몬도 한편으로는 비슷한 의미의 말을 하고 있는데, 23, 24절을 보시면

“내가 이 모든 것을 지혜로 시험하며 스스로 이르기를 내가 지혜자가 되리라 하였으나 지혜가 나를 멀리 하였도다. 이미 있는 것은 멀고 또 깊고 깊도다 누가 능히 통달하랴”

솔로몬은 세상과 인생 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보며, 마음을 다해 연구하고 묵상하고 깊고도 깊은 진리를 탐구했지만 알면 알수록 더 모르겠다는 뜻입니다. 저 역시도 이곳에 교회를 개척하고 3년9개월이 지나는 동안 짧게는 4페이지에서, 길게는 15페이지에 이르는 약1천4백편 이상의 설교를 준비하고 설교했지만, 매일 또 다른 설교를 준비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설교는 하면 할수록 더 어렵다’는 겁니다. 속담에서 말하는 것처럼 3년 이상이 되었으면 풍월정도는 읊어 줘야 하는데, 준비할 때마다 ‘아직도 멀었구나’라고 생각될 때가 참 많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도 깊이 알아 가면 알아갈수록 여전히 무한한 진리가 담겨져 있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보화를 발견해 캐고 캐내었는데 다시 파보면 또 다른 말씀의 보화가 있는 겁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서 솔로몬이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지식과 지혜에는 한계가 있다’라는 겁니다. 또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인 아닌, 인간의 머리로는 진정한 진리에 도달할 수 없음도 깨달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는 중에 지혜의 왕 솔로몬이 확실하게 깨달았던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악(惡)은 어리석고 미친 것이다.

25절에서
“내가 돌이켜 전심으로 지혜와 명철을 살피고 연구하여 악한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요 어리석은 것이 얼마나 미친 것인 줄을 알고자 하였더니”

이것을 잠언 5장에서는 “음녀의 입술(3절), 쑥 같이 쓰고 두 날 가진 칼 같이 날카로우며(4절), 그의 발은 사지(死地)로 내려가며 그의 걸음은 죽음으로 나아간다(5절)”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악한 일은 처음에 음녀의 입술처럼 달콤하지만 그 달콤함은 잠깐이고 곧 내 인생을 비참한 최후에 이르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미친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라.

26절 하반절에서
“그러므로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자는 그 여인을 피하려니와 죄인은 그 여인에게 붙잡히리로다”

여기서의 ‘여인’은 우리를 올무에 걸리고, 그물에 걸려 넘어지게 하는 ‘악’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인생의 목적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음녀의 덫을 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철스님처럼 또는 솔로몬처럼 많은 지식과 지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그들처럼 철저한 구도자의 삶을 살며 진리를 깊이 탐구하는 자도 아닐 수 있습니다. 깊은 진리의 근처에도 머무르지 못할 만큼 우리의 지식과 지혜의 깊이는 얕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인생의 목적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으로 삼고 살면 가장 지혜로운 자보다 더 지혜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행하든지 ‘지금 나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가장 지혜로운 자의 삶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일이라면 멈추시면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판단된다면 최선의 삶을 사십시오. 그것이 가장 지혜로운 인생을 살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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