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9:13~18>
대한민국(大韓民國)은 민주주의공화국입니다. 그런데 ‘공화국(共和國 : Republic of Korea)’이란 말은 ‘공공의 것’을 뜻하는 라틴어 res publica(레스 푸블리카)에서 온 말입니다. 그래서 공화제는 군주(왕)가 존재하지 않는 정치제도이고, 국민이 그 나라의 주권을 행사하는 민주주의의 실현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고대이후 근대이전까지 절대 권력을 가진 군주가 통치하는 나라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권력자가 성군(聖君)이 아니라, 어리석은 폭군이었을 경우 그 나라의 백성들은 폭정에 시달려야 했던 겁니다. 그래서 공화제와 같은 민주주의는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정치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주의가 해결해야 할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중우정치(衆愚政治 : ochlocracy, mob rule)’라는 것은 ‘다수의 어리석은 민중이 이끄는 정치’를 말합니다. 민주주의가 가장 이상적인 정치형태이지만 만약 그 다수가 어리석은 사람들이라면 혹은 폭민(暴民)이라면 그 다수의 선택은 한 나라를 몰락의 길로 이끌 것입니다. 고대 아테네의 경우 민주정치가 타락했었는데, 시민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고, 그럴듯한 말로 군중을 사로잡는 연설가들이 있었고, 민회에서는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하면 무조건 적으로 반대 하려는 자들로 가득 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대 아테네의 상황과 최근 정치적 혼란에 빠져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국회와 정부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상상일까요? 그래서 그들을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선택한 다수의 국민들에게도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어쨌든 최근 일어난 국가적 혼란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좀 더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좀 더 신중하게 위정자(爲政者)들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은 민주주의 발전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때로는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는 생각들이 그를 수도 있고, 적은 소수의 사람들의 생각이 옳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없을 수도 있는 세상에서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언제나 다수가 그르고, 소수가 옳은 것도 아니고, 언제나 다수가 옳고 소수가 그른 것 역시 아닙니다. 그러나 오늘 전도서 본문은 우매한 다수 보다 지혜로운 소수를 따르는 것이 지혜로운 인생을 살게 될 것을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14절과 15절에서 한 예를 들고 있는데,
“곧 작고 인구가 많지 아니한 어떤 성읍에 큰 왕이 와서 그것을 에워싸고 큰 흉벽을 쌓고 치고자 할 때에, 그 성읍 가운데에 가난한 지혜자가 있어서 그의 지혜로 그 성읍을 건진 그것이라 그러나 그 가난한 자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도다”
가난한 지혜자가 갖고 있었던 그 지혜로 그 성읍을 위기에서 건져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가난한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16절에 보시면,
“그러므로 내가 이르기를 지혜가 힘보다 나으나 가난한 자의 지혜가 멸시를 받고 그의 말들을 사람들이 듣지 아니한다 하였노라”
사람들은 외적인 것을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옷을 잘 차려입고, 얼굴에 위엄이 있고, 사회적 신분이 높고 게다가 목소리까지 굵은 사람의 말은 듣는데, 외적으로 볼 때 볼품이 없다고 생각되면 그런 사람의 말에는 그 말이 아무리 지혜로운 말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귀를 기울이지 않기도 합니다.
17절에서
“조용히 들리는 지혜자들의 말들이 우매한 자들을 다스리는 자의 호령보다 나으니라”
18절에서는
“지혜가 무기보다 나으니라…”
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큰 힘과 권세를 갖고 있고, 겉모양으로 대단해 보이는 사람의 말에는 쉽게 순응을 합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의 말은 무시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겉모양으로 판단하며 살다가 조용히 들리는 지혜자의 말을 못 듣는 겁니다.
18절(쉬운성경)에 보시면,
“…한 사람의 죄인이 다수의 행복을 파괴하고 만다”
아무리 겉모양이 그럴 듯 해 보인다 할지라도 우매한 지도자 한 사람이 다수의 행복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겉모양과 권세와 다수와 같은 것에 마음을 빼앗겨 지혜로운 소수의 말을 놓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매한 다수보다는 지혜로운 소수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도 있어야 합니다. 그럴듯한 겉모양을 갖고 있는 사람의 말보다 때로는 어린아이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하나님의 지혜를 겸손하게 받는 사람이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속에서 때로는 나보다 어린 사람의 말도, 때로는 나보다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의 입에서도, 때로는 자녀들의 입에서도… 하나님의 지혜가 흘러나올 것입니다. 인생을 지혜롭게 살기를 원한다면 그 지혜를 겸손히 받으십시오. 그것이 2017년을 지혜롭게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인 것입니다. 겸손함으로 오늘 하루를 사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