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창세기 11:10~26> 

창세기의 아담과 그의 후손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믿음이 없이는 믿어지기가 쉽지 않은 부분 중에 하나가 아담을 비롯한 당시 사람들이 거의 1천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대단히 오랫동안 장수하며 살았다는 겁니다. 아담은 130세 때 셋째 아들인 ‘셋’을 낳았고, 그 이후로도 800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고 살다가 930세에 죽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창5:3~5). 그러면 우리는 ‘요즘 40대 초에 아이를 낳는다는 것도 노산(老産)이라고 하는데, 과연 130세라는 나이에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말이 되나?’이런 생각부터 드는 겁니다. 므두셀라라는 아담의 후손은 969세까지 살아 인류 역사상 최장수한 인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6년 8월12일에 발행된 과학저널 <사이언스>의 표지논문에서 ‘그린란드 상어’가 척추동물 가운데 세계 최장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이 상어는 4m정도 돼야 성숙하는데 적어도 156살이 돼야 번식하기 시작하고, 적어도 500살 이상을 장수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깐 요즘 북극해를 헤엄치며 살고 있는 그린란드 상어들 중에는 우리나라에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훨씬 이전인 16세기 때 이미 출생해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는 겁니다.

인간 역시도 창조 이후 매우 오랫동안 장수했었는데, 노아 홍수 전에는 65세~187세 사이에 첫 아이를 낳았고(5:6~32), 홍수 후에는 29세~100세 사이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또 홍수 전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858세였지만, 홍수 후 평균 수명은 317세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홍수 전에 지구를 둘러 대기권에 있었던 거대한 수증기 층이 태양과 우주로부터의 해로운 자외선과 같은 것들로부터 온실처럼 지구를 덮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대홍수 때 그 수증기 층이 깨지면서 지구에는 급격한 환경과 계절의 변화가 시작된 겁니다. 학자들은 이 부분을 수명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10절에서 26절까지는 홍수 후에 노아의 아들인 셈의 계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셈은 약 6백년을 살았고, 그 아들은 438세를 살았고… 쭉 내려가면서 점점 수명이 줄어들더니 아브라함의 할아버지 나홀은 148세를 살았습니다. 물론 나홀의 아들인 데라는 아버지 나홀보다 조금 더 오래 살았고, 아브라함 역시도 175세를 살았습니다. 어쨌든 홍수 후부터 수명이 점점 줄어들다가 지금의 수명에까지 이르게 된 겁니다.

왜 이렇게 수명이 줄어들었는지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 추측할 수는 있지만,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성경을 통해 추론해 볼 수 있는 이유들은 있습니다.

인간은 장수하도록 지음 받은 존재가 아니라, 에덴의 낙원에서 영생하게 하는 생명나무 열매를 먹으며 영원히 살도록 창조된 특별한 피조물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언약을 깨뜨린 인간은 “네가 (선악과를)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창2:17)”하셨던 하나님의 말씀처럼, 영생의 자격 혹은 능력을 박탈당하고 수명이 줄어들면서 점점 죽어가고 있었던 겁니다. 노아 홍수 이후에는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인간의 수명 역시 더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26절에서
“데라는 칠십 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

는 말씀으로 셈의 후손들의 대략적인 족보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셈의 족보는 하나님께 선택받아 믿음의 복을 받은 아브라함의 이야기의 서막을 여는 장치로 기록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본문을 묵상하면서 ‘인간은 영생하도록 지음 받았었지만 범죄하여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영생의 축복을 잃어버리고 점점 수명이 줄어들며 죽어가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그 꺼져가는 불꽃같은 인간의 생명을 그대로 버려두지 아니하시고 아브라함이라는 사람에게 믿음을 주시고, 그를 선택하셔서 구원하신 것과 같이 우리에게 이 구원의 소망을 주시고 있구나…’는 것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이사야 42:3절 말씀에서
“상한 갈대를 꺽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이사야 42장은 메시야에 관한 예언을 기록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 메시야 되신 주님께서 우리 인간의 연약함을 아시고, 상한 갈대를 꺽지 아니하시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시는 자비하신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영원히 살도록 지음 받았으나 범죄하여 점점 그 수명이 줄어들고 결국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주님께서는 그 꺼져가는 생명을 다시 살리셔서 구원하시고 영생을 선물로 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향한 자비와 긍휼이 무궁하신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명백한 죄인이요, 그 죄의 삯으로 사망을 선고받은 인간으로서의 꺼져 가는 등불과 같은 생명을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종종 깨닫곤 합니다. 분명 마음으로 ‘사랑해야지, 인내해야지, 죄 짓지 말아야지, 감사해야지, 거룩하게 살아야지, 말씀대로 순종해야지…’하지만, 연약하여 또 넘어지고 쓰러지고 범죄하는 것이 우리의 나약한 모습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꺼져가는 그 생명의 등불을 끄지 아니하시고 다시 살리시는 분이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당신의 연약함과 나약함으로 낙심하지 마십시오. 주님은 상한 갈대를 꺽지 아니하시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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