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샘’]
김제환목사(세부광명교회)
조OO씨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항공과 물류를 담당하는 HJ그룹의 3세입니다. 미국의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해서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온 기업의 후계자 수업을 착실하게 잘 받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재벌 3세로 김OO씨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기업 중에 하나인 HH그룹의 3세로, 이 사람도 미국의 다트머스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임OO씨는 샤넬, 조지 아르마니, 랑콤 등 유명 브랜드와 함께 일하는 수입유통업체인 DJ물산 2세라고 하고, 이 사람 역시 미국에서 유학한 유학파입니다. 이OO부회장은 건설과 석유 등 13개 기업으로 이루어진 DL그룹의 모체인 DL산업의 3세 경영자입니다. 역시 미국의 덴버대학에서 학사, 컬럼비아대학에서 석사를 한 수재입니다.
그러나 조OO씨는 ‘대한항공 땅콩회항’사건으로 크게 뉴스가 되었던 인물입니다.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항공기 내에서 승무원들을 무릎 꿇리고, 심하게 모욕을 줘서 갑질사례의 대표적인 사건으로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HH그룹의 3세 김OO씨는 술집에서 종업원들을 폭행해서 구속기소 되었습니다. 또한 임OO씨는 항공기 내에서 난동을 부렸는데, 그걸 또 미국의 팝가수가 동영상을 찍어서 올리는 바람에 전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었습니다. 영상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승무원들을 때리고, 침을 뱉고, 온갖 상스러운 욕을 했습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OO부회장 역시 운전기사를 심하게 모욕하고 폭행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한 해 동안 운전기사를 40명을 갈아치우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얼마 전 그의 죄질이 나빠서 3년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들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재벌 2세, 3세들과 관련되었던 좋지 않은 뉴스들이었습니다.
인격의 3요소를 말할 때, 지적인 영역의 ‘지(知)’, 그리고 감정적인 영역의 ‘정(情)’, 의지적인 영역의 ‘의(意)’ 이렇게 세 가지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재벌가문에서 태어나, 미국 유학을 다녀와서 좋은 학력을 갖추고, 넓은 식견을 갖고 있고, 의지도 강해서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 수도 있을 겁니다. 지적인 영역과 의지적인 영역에 있어 남들보다 탁월해서 남들보다 앞서나가는 삶을 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그가 마음과 감정적인 영역에서 실패하면 모든 게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재벌 2세, 3세들은 후계자 수업 착실하게 받으면서 장차 우리나라의 경제에 크게 이바지할 만한 기대주들이었지만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서 인생에서 실패와 몰락을 맛본 것입니다. 산소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는 산소가 없이 1분을 버틴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세상에서도 눈에 보여 지는 것보다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귀한 것처럼 겉으로 보여 지는 학력과 실력과 재능과 같은 능력보다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잘 다스려 갈 때 진정한 성공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학식과 실력을 쌓고, 또한 열심히 노력해서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다스리지 못할 때, 그 모든 수고가 한 순간에 몰락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두 가지 감정 조절 능력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분노 조절 능력’입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사실 화가 날만한 일들이 수도 없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분노 한번 조절하지 못했다가 다시 돌이키기에는 너무 큰 낭패를 겪는 일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화를 안 낼 수도 없고, 화를 무조건 참자니 그러면 병이 난다고도 말합니다. 실제로 우리 국민의 4~5%가 ‘화병(火病 : 울화병)’에 걸린다고 하는데, 40~50대 중장년층 여성이 환자 중에 약 9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결혼해서 20~30년간 가족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하고, 화가 날만한 상황에서도 그것들을 참아내며 사셔서 그 연령대의 여성들이 화병에 많이 걸리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30여 년간 여성문제와 인간관계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심리치료사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인 ‘비버리 엔젤(Beverly Angel)’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화를 지혜롭게 다루며 인생을 술술 풀어가고, 어떤 사람은 화를 어리석게 다뤄 자신과 주변에 상처를 남기고 때론 자신이 화를 입는다” 화를 내고 안 내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그 화를 어떻게 다루느냐, 분노를 조절할 능력을 갖고 있느냐 가 중요한 겁니다.
두 번째는 ‘우울감 조절 능력’입니다. 우리의 감정의 영역에 있어서 분노와는 반대되는 감정이 ‘우울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노는 자기 자신보다 외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영역의 감정이라고 한다면, ‘우울감’이라는 것은 자신의 마음과 영혼과 인생을 파괴하는 감정의 영역이기에 매우 위험한 감정일 수 있습니다. 분노만큼 위험하고 그 이상으로 위험한 마음이 우울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우울감 역시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언제 우울한 마음이 드냐면, 실패와 절망적인 어떤 상황들 속에 있거나, 그와 비슷한 일이 계속 반복이 될 때 우울한 마음이 드는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경제적으로는 빨리 발전했지만, 비교평가문화에 젖어 살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는 매년마다 우울증 환자는 자꾸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2005년 43만 명이던 우울증 환자가 2013년에는 59만 명으로 증가했는데,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람들까지 하면 우리 국민 중에 약 300만 명이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그 중에 상당수가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고 있어, 벌써 오래전부터 OECD 국가 중에 ‘자살율 1위’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 중에 상당수가 이런 우울감이라는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경제는 놀랍게 성장해서 편리한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은 진정한 평안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겉은 탐스럽고 잘 익은 사과 같지만 속은 병들어 썩고 있는 겁니다. 성경에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언16:32)”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분노와 우울감을 다스리시기를 바랍니다. 보이지 않는 나의 마음을 다스릴 때 그가 보이는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