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

<창세기 22:2~3> 

제가 알고 지냈던 한 권사님에게 예쁜 무남독녀 외동딸이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매님이 1년 동안 네팔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가기 전에는 부모님 생각에 철부지 딸인 줄만 알았는데 그 열악한 땅인 네팔에 가서 적응도 잘 하고, 성격도 더 밝아져서 돌아온 겁니다.

처음에 이 자매가 네팔에 갔을 때 선교사님 밑에 들어가서 일을 도와 드리려고 했는데, ‘내가 1년 동안 뭘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더랍니다. 그러다가 거기에 아이들이 많이 있으니깐 자기가 어릴 때 배운 바이올린이 생각나더랍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바이올린을 가르쳐야겠다 생각하고, 한국에 여기 저기 연락해서 바이올린 여러 대를 기증받아 갖고 1년 동안 네팔 아이들에게 바이올린 선생님으로 봉사하다가 돌아온 겁니다. 그렇게 악기를 하나 연주할 줄 아니깐, 1년간의 봉사활동이 너무 신나고 즐거울 뿐만 아니라 자신도 뭔가 도움이 되는 존재인 거 같아 1년 내내 감사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자매가 나중에 제게 이런 고백을 했었습니다. “목사님, 제가 어렸을 때 바이올린 배우는 걸 너무 싫어했었는데, 엄마가 하라고 하니깐 매 맞고 울면서 억지로 했었거든요. 그런데 돌아보니 그 때 그렇게라도 배우길 너무 잘했다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한테 지금 그게 너무 감사해요” 그러는 겁니다.

이런 예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악기를 배운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합니까? 잘 되지도 않는 똑같은 곡을 수십 번, 수백 번을 반복해야 하는 겁니다. 하기 싫고 그만두고 싶은 겁니다. 그래서 그만둔 사람이 태반입니다. 그러나 확실한 거 하나 있습니다. 악기는 꼭 전공을 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라도 배워두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그 자매의 고백처럼 ‘엄마 말 듣길 잘 했다’라고 생각될 날이 올 겁니다.

우리에게 여러 가지 시험(Test)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험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순종’입니다. 오늘 본문은 시험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순종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창세기 22장2절을 보시면,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일러 준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

하셨습니다. ‘모리아’는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바치려고 했던 산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모리아라는 단어는 히브리어에서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는 합성어인데, ‘보다’라는 뜻의 ‘마르예’와 ‘여호와’라는 뜻의 ‘야훼’가 만나 ‘여호와께서 보이신 곳’이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네게 일러 준 한 산”이라고 말씀하시고 있는데, 영어 번역에서는 “one of the mountains I will tell you about.”이라고 되어 있는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첫 번째로는 ‘너는 모리아로 가라’라는 말씀을 하신 것이고, 그리고 순종해서 거기까지 가게 되면 하나님께서 이삭을 번제로 바칠 한 산을 말씀해 주시겠다는 겁니다.

때로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다 알 수가 없습니다. 분명 하나님께서 내 안에 말씀을 하셨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것을 모두 알고 난 뒤에 순종하려고 하면 그는 순종의 첫 걸음을 평생 떼지 못할 것입니다. 일단 모리아로 가라는 겁니다. 그러면 그 다음 무엇을 어떻게 순종해야 할지 구체적인 것을 말씀해 주시겠다는 겁니다.

제가 처음 필리핀에 와서 한인교회를 개척하게 된 것도 ‘너는 세부에 가서 한인교회를 개척하라’는 부르심 하나 붙들고 온 거지 여기서 어디에 어떻게 누구와 함께 개척하라는 구체적인 것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4년 동안 순종하고 또 순종하고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니, 오늘 날의 우리 교회의 모습에 이른 겁니다.

시험이 왔을 때 순종하지 않으면 그 시험에 계속 빠져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것에 순종해야 할지, 순종하지 말아야 할 지를 잘 모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주 간단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에 순종하시면 됩니다. 마귀가 좋아할 만한 것에 머무르시면 안 되는 겁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만한 일이다’라고 생각되면 그 다음의 일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무조건 순종하시는 겁니다.

그러면 그 다음 어떻게 해야 할지 또 보여주시고 또 구체적으로 알게 해 주시는 겁니다. 그래서 3절 하반절에서는 “(아브라함이) 하나님이 자기에게 일러 주신 곳으로 가더니(he set out for the place God had told him about).”라고 되어 있습니다. 2절에서는 ‘내가 말해 줄 것이다(I will tell you about)’라고 말씀하셨지만, 3절에서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구체적으로 말씀하신 겁니다.

두 번째 순종의 원리는 3절입니다.
“아브라함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두 종과 그의 아들 이삭을 데리고 번제에 쓸 나무를 쪼개어 가지고 떠나 하나님이 자기에게 일러 주신 곳으로 가더니”

라고 되어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은 순종을 기뻐하신다’라고 생각되는 것에는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즉시 순종한 겁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신다고 생각되시면 두 번 생각하지 마십시오. 아브라함처럼 일찍이 일어나 즉시 순종하십시오. 두 번 생각하게 되면 하나님의 뜻과 내 뜻 사이에서 오락 가락 하다가 순종의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그러면 그 시험에서 절대 벗어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바로 즉시 순종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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