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를 남겨두지 말라”

<민수기 31:13~24> 

‘여지를 남기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은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을 남기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담배를 끊겠다는 사람이 예전에 사 놓은 값비싼 라이터는 고이고이 보관해 놓는다든지, 술을 끊겠다고 하는 사람이 3년 전에 담아 놓은 인삼주라든지, 포도주라든지… 이런 것들은 몸에 좋다는 핑계를 대며 약주로 마시려고 집안 장식장 잘 보이는 곳에 넣어 둔다면… 이런 것을 ‘여지를 남겨두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담배나 술을 끊는다고 하면 그런 여지를 남겨두면 안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의지라는 게 얼마나 형편없는지 모릅니다. 담배 안 핀다, 술 안 먹는다 하지만 사람은 그런 걸 보면 자꾸 거기에 손을 대고 싶은 겁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욕구 혹은 욕망이 시작되면 그것을 자제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지경에 빠지고 맙니다. 그럼 금연, 금주에 대한 결심은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무엇인가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될 때, 아예 여지를 남겨두면 안 됩니다. 그래야 어렵게 한 그 결심이 끝까지 갈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우리가 신앙생활 하면서도 얼마나 자주 하나님 앞에 결심과 결단을 합니까? 그러나 우리 안에 죄에 대한 작은 여지 하나만 남아 있어도, 그 결단이 흔들리는 것은 한 순간입니다. 특별히 죄에 대해서는 우리 안에 어떤 작은 여지도 남겨둬서는 안 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범죄케 해서, 2만4천명이 전염병에 걸려 죽게 만든 주술사 발람과 미디안 족속과의 전쟁을 명하셨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 12,000명의 군사가 전쟁에 나가 미디안에게 승리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일에 직접적으로 개입된 것으로 보이는 미디안 다섯 왕과 주술사 발람도 제거하게 됩니다. 또한 고대 전쟁사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졌던 것처럼,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남자들은 모두 죽이고, 여자들의 경우는 살려서 전쟁의 전리품으로 데려오게 됩니다.

120세의 모세와 제사장은 승전하고 전리품을 끌고 돌아오는 이스라엘 군대를 나가 맞아주게 됩니다.

그런데 14절~16절을 보시면,
“모세가 군대의 지휘관 곧 싸움에서 돌아온 천부장들과 백부장들에게 노하니라. 모세가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여자들을 다 살려두었느냐. 보라 이들이 발람의 꾀를 따라 이스라엘 자손을 브올의 사건에서 여호와 앞에 범죄하게 하여 여호와의 회중 가운데에 염병이 일어나게 하였느니라”

모세가 군대의 지휘관들에게 진노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왜냐하면, 이번 미디안과의 전쟁의 근본 원인은 미디안의 여자들의 미인계를 통해 이스라엘이 범죄하고 우상숭배를 하고 부도덕한 죄를 짓게 된 겁니다. 그 일로 2만4천명이 전염병에 걸려 죽은 건데, 지금 미디안의 그 여자들을 전리품으로 끌고 온 것을 보며 모세가 진노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만약 이스라엘 군대의 지휘관들이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면 결코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고대 전쟁사에서 남자들과 달리 여자들은 전리품으로 끌고 와 여러 가지 잡일을 시키는 여종들로 삼는 게 당연했기 때문에 그들의 재산목록에 추가될 수 있는 전리품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굳이 여자들까지 죽일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가축들도 전염병이 돌면 수백만 마리가 짧은 시간에 몰사할 수 있고, 중세 흑사병으로 많게는 2억 명까지도 단 7년 만에 몰사했었던 것처럼 사람들도 예외는 아닌 겁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에 우상숭배를 전염시킬만한 아주 작은 요소들까지 깨끗하게 정리하게 하고 약속의 땅에 들여보내시려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철저한 우상숭배자들이었던 미디안의 수많은 여인들이 이스라엘 남자들과 섞여 살다보면, 이스라엘 사람들의 우상숭배는 불 보듯 뻔한 거였던 겁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범죄할 만한 작은 어떤 여지도 남겨둬서는 안 되었던 겁니다.

그리고 19절부터 21절까지 에서는 전쟁터에 나가 죽은 시체를 만진 사람들은 전쟁은 끝났지만, 7일간 몸을 깨끗하게 하고 기다렸다가 이스라엘 진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22절부터 23절까지는 전리품들 중에 금, 은, 동, 철과 주석과 납 등등 불에 견딜만한 것들은 불을 지나 정결케 하고, 불을 지날 경우 탈만한 것들은 물로 깨끗하게 한 후에 이스라엘 백성의 진으로 가져올 수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의 보건의료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게 좋습니다. 아무래도 죽은 시체를 만진 사람에게 혹여라도 전염성있는 악한 바이러스가 옮겨 붙었다면 또는 전쟁터에서 가져 온 전리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7일간의 정결케 하는 기간과 과정이 필요했을 겁니다. 그것은 그 전염성 있는 바이러스가 한 순간에 이스라엘 60만명의 사람들을 몰살 시킬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죄의 어떤 여지를 남겨두지 말라’고 경계하시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온전한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죄에 대해서 단호한 마음으로, 여러분을 넘어뜨리는 죄에게 어떤 여지도 주지 마십시오. 사탄에게 틈을 주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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