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청사진”

<민수기 34:1~29> 

어떤 건물을 짓게 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어떻게 건물을 짓고 디자인할 지에 대한 설계입니다. 건축주와 설계사가 여러 차례에 걸친 설계에 대한 합이 잘 맞으면, 설계를 마무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설계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건물을 짓기 전에 꼭 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청사진(Blue Print)’을 뜨는 겁니다.

청사진은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는데, 건축허가를 받기 위한 관공소 용으로도 쓰여 지고, 건축주와 설계사가 각각 나눠 갖고 체크해 가면서 설계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체크해 가기도 합니다. 또 건축업자들은 그 청사진을 기본으로 현장에서 건축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청사진은 여러 용도로 사용됩니다.

이렇게 청사진은 한 번 뜨게 되면,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같은 청사진을 기본으로 건축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것을 중간에 변경하는 게 무척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러면 행정적인 부분에서부터 건축 실무의 각 팀들까지 수정된 새로운 설계와 새로운 청사진을 받아 사용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사진이 나오면 그냥 그대로 가야 하는 겁니다. 청사진은 ‘이렇게 건물을 짓겠다’는 최종적인 플랜인 것입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플랜, 하나님의 청사진이 있습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그런 일들을 이루시겠다고 하는 하나님의 뜻인 것입니다.

요단강 동편 모압 평지에 진을 치고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브라함 때로부터 하나님께 약속 받은 약속의 땅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얻을 땅의 영역과 어떻게 그 땅을 각 지파별로 나눌 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고 계십니다.

2절을 보시면,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때에 그 땅은 너희의 기업이 되리니 곧 가나안 사방 지경이라”

민수기 33장에서 이미 언급하고 있듯이, 약속의 땅 가나안 이지만 그 땅에는 이미 가나안 지역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살아온 원주민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구절에서 “너희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때에 그 땅은 너희의 기업이 되리니 곧 가나안 사방 지경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땅의 주인이 될 것을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主權)’을 볼 수 있습니다. 역대상 29:11절을 보시면,
“여호와여 위대하심과 권능과 영광과 승리와 위엄이 다 주께 속하였사오니 천지에 있는 것이 다 주의 것이로소이다 여호와여 주권도 주께 속하였사오니 주는 높으사 만물의 머리이심이니이다”

하늘과 땅 아래 있는 모든 것의 진정한 주인은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의 뜻대로 누구에게든 주실 수도 있고, 빼앗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민수기 33장 말씀에서 가나안 백성들의 죄가 가득차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통해 가나안을 심판하시게 되고, 그 땅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차지하게 하실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도 하나님 앞에 범죄 하면, 하나님은 또 다른 나라를 일으켜 이스라엘을 심판하실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 하나님의 주권을 믿었던 한나는 사무엘상 2:7절에서
“여호와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는도다”

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이 갖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들의 진짜 주인은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잠시 맡고 있는 청지기인 샘인 것입니다. 그래서 가나안 땅을 가나안 족속에게 잠시 맡기셨었는데, 그들은 하나님을 떠나 범죄 했고, 하나님은 이제 그 주인을 이스라엘로 바꾸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민수기 34장은 가나안 땅의 새로운 주인이 될 이스라엘 백성들이 차지하게 될 가나안 땅의 경계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를 말씀하시고 있고(3절~12절), 아홉지파 반은 요단강 서쪽 가나안 지경을 제비 뽑아 차지하고, 나머지 두 지파 반은 요단강 동쪽을 차지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13~15절). 그리고 16절에서 29절까지는 가나안 땅을 제비 뽑아 나눌 각 지파의 대표자들에 대한 명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을 묵상하면서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지금 가나안 원주민이 주인노릇하고 있는 땅에 대해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업으로 주시겠다 하시고, 구체적인 지명까지 언급하며 땅의 경계를 정해주고 있고, 또 그것을 누가 제비를 뽑을 지에 대해서까지 말씀하시고 있다는 겁니다. 지금 살고 있는 주인들이 있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경계를 나누고 제비를 뽑고 ‘여기는 우리가 살 거다. 저기는 우리가 살 것이다…’이러고 있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웃긴 겁니다.

그러나 이것은 가나안 원주민들의 뜻과 상관없이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청사진인 것입니다. 그 하나님의 청사진을 믿고, 도전하며 나아가는 사람들이 그 땅을 기업으로 얻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청사진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 하나님의 플랜을 믿고 나아갈 때, 그것은 우리의 기업이 되고 축복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40년 전 가데스 바네아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조상들은 하나님의 청사진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40년 동안 광야에서 모두 죽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플랜과 청사진을 믿음으로 받고, 믿음으로 도전하며, 믿음으로 전진해 나가는 사람들이 그 축복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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