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89:38~52>
시편 89편이 기록되게 된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레위지파 에스라인 ‘에단’이란 사람에 의해 지어진 시입니다.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무겁습니다. 왜냐하면 그 정확한 상황을 알 수는 없지만, 시인이 있는 그 나라가 극심한 환란 한 가운데 있었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38절~41절을 보시면,
“그러나 주께서 주의 기름 부음 받은 자에게 노하사 물리치셔서 버리셨으며, 주의 종의 언약을 미워하사 그의 관을 땅에 던져 욕되게 하셨으며, 그의 모든 울타리를 파괴하시며 그 요새를 무너뜨리셨으므로, 길로 지나가는 자들에게 다 탈취를 당하며 그의 이웃에게 욕을 당하나이다”
학자들은 이 때가 유다가 애굽의 침공을 받았을 때에든지, 아니면 바벨론 침공을 받아 나라가 몰락해 갈 때로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왕은 치욕을 당하며(“관을 땅에 던져 욕되게 하셨으며”), 성과 왕궁은 파괴되며(“그의 모든 울타리를 파괴하시며 그 요새를 무너뜨리셨으므로”), 백성들은 약탈과 모욕을 겪고 있는 겁니다(“길로 지나가는 자들에게 다 탈취를 당하며 그의 이웃에게 욕을 당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침략자들은 계속 승리하고(42절), 아군은 더 이상 전쟁에서 이길 수 없게 되어(43절) 수치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이러한 상황이 너무나도 안타까운 겁니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들이 벌어지게 된 것은 그 백성들이 하나님의 진노를 샀기 때문이란 것을 시인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긍휼을 베풀어 달라는 겁니다.
46절에 보시면,
“여호와여 언제까지니이까 스스로 영원히 숨기시리이까 주의 노가 언제까지 불붙듯 하시겠나이까”
이 고난과 시련과 환란의 때를 속히 끝내달라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간구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시인이 그렇게 요청하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49절에 보시면,
“주여 주의 성실하심으로 다윗에게 맹세하신 그 전의 인자하심이 어디 있나이까”
시인이 하나님께 그래도 긍휼을 베풀어 달라고 요청하는 이유는 사무엘하7:5~16절까지에서 ‘다윗에게 하셨던 하나님의 언약을 기억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 시편 89:3절, 4절에서도
“주께서 이르시되 나는 내가 택한 자와 언약을 맺으며 내 종 다윗에게 맹세하기를, 내가 네 자손을 영원히 견고히 하며 네 왕위를 대대에 세우리라 하셨나이다”
이스라엘 혹은 유다는 범죄 했기에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마땅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수치와 모욕과 고통을 겪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그 은혜를 구할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하신 언약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범죄 해서 하나님의 징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련과 고난과 환난 속에 빠질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변함없이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은혜를 구할 수 있습니다. 89편의 시인 역시 그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조상들의 죄, 이스라엘의 죄로 인해 하나님의 징계를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주님의 언약의 후손임을 기억해 달라는 것입니다.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송명희 시인이 쓴 시 중에 <그래도>라는 찬양시가 있습니다. 이 시에 신앙우 씨가 곡을 쓰고, 박종호 씨가 불러서 많은 분들이 이 찬양에 은혜를 받았었는데, 그 가사가 이렇습니다.
네가 나를 떠나가도
그래도 나는 너를 떠나지 않으며
네가 나를 버려도
그래도 나는 너를 버리지 아니하리라
네가 나를 떠나가도
그래도 나는 너를 떠나지 않으며
네가 나를 버려도
그래도 나는 너를 버리지 아니하리라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그래도 나는 너를 사랑하며
네가 지은 죄 많으나
그래도 나는 너를 용서하리라
네가 천하고 미련하나
그래도 나는 너를 받으리라
네가 천하고 미련하나
나는 너를 받으리라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갈 자격이 없을 만큼 악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주님의 그 은혜, 예수 십자가의 그 공로 의지하여 오늘도 주님의 은혜를 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