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06:13~31>
사람의 기억 용량은 인간이 만든 컴퓨터 용량하고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의식을 하든 못하든 하루에 약 7만 가지의 생각과 기억을 갖고 있다고도 합니다. 인간의 뇌 속에는 ‘해마(hippocampus)’라는 기관이 있는데, 해마는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고, 감정과 행동의 일부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증상이 있는데, 과거에 일어난 모든 것을 다 기억하는 증상입니다. 좋은 기억들이야 얼마든지 새롭게 떠올려도 괜찮겠지만, 힘들고 어려웠던 아픔의 시간들을 계속 떠올리면서 평생을 산다면 그것은 그의 인생을 스스로 좀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 될 것입니다. 때로는 잊고 살 필요가 있는 것도 있습니다. 잊는 것도 은혜다 라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일들도 있습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볼 때, 특히 이스라엘 백성들이 잊지 말아야 할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또 다시 범죄하고 또 범죄 했던 것입니다.
본문 13절, 14절을 보시면,
“그러나 그들은 그가 행하신 일을 곧 잊어버리며 그의 가르침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광야에서 욕심을 크게 내며 사막에서 하나님을 시험하였도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에서 하나님의 기적적인 방법으로 출애굽 했습니다. 그리고 출애굽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홍해를 말리시고 마른 땅을 건너게 하시는 기적까지 경험케 하셨습니다. 그들은 홍해를 건넌 후 춤을 추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찬양을 했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서 무엇이든 하실 수 있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심을 그들에게 보여주셨다는 것입니다.
홍해를 건넌 이후부터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하늘에서 내리는 신비한 양식인 만나가 주어졌습니다. 매일 새벽마다 이슬처럼 땅 위에 하얗게 덮인 만나를 거둬다가 그날 그날의 일용할 양식으로 먹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간단한 하나님의 명령이 있었습니다. ‘오직 그날 먹을 만큼만 거둬라’는 거였습니다. 왜냐하면 내일도 하나님께서 만나를 내려주실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크게 욕심을 내어서 많이 거뒀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해가 비취면 그 만나는 모두 썩어 먹을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하루치만 거두게 하셨을까요? 그 광야는 영적 훈련소였습니다. 믿음이 없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믿음을 갖게 하는 영적인 훈련소였습니다. 출애굽을 시켜 주시고, 홍해를 가르신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면 그들은 그 말씀을 그대로 따라야 했습니다. 믿지 못했기 때문에(‘내일은 만나가 안 내릴 지도 몰라…’) 많이 욕심을 내었던 겁니다. 이것을 13절에서는 “그러나 그들은 그가 행하신 일을 곧 잊어버리고…”라고 말씀하시고 있는 겁니다.
또 19절부터 21절을 보시면,
“그들이 호렙에서 송아지를 만들고 부어 만든 우상을 경배하여, 자기 영광을 풀 먹는 소의 형상으로 바꾸었도다. 애굽에서 큰 일을 행하신 그의 구원자 하나님을 그들이 잊었나니”
광야 생활 속에서도 많은 기적들을 그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모세가 호렙산에 십계명을 받으러 갔을 때, 시간이 오래 걸리자 백성들은 아론을 선동해서 송아지 우상을 만들어 경배하는 죄를 저질렀습니다. 왜 그들이 송아지 우상을 만들었습니까? 그들을 출애굽 시킨 ‘여호와’라는 신은 눈에 보이지 않았고, 하나님께서 함께하고 계신다고 하는데 뭔가 불안한 겁니다. 사람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눈에 보이는 신을 만들기 원했고, 그래서 송아지 우상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것 역시 21절에서 “애굽에서 큰 일을 행하신 그의 구원자 하나님을 그들이 잊었나니”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여러 가지 사건들은 모두 그들이 하나님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입니다.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신 분이신지, 하나님께서 얼마나 나를 사랑하시는지를 믿고, 잊지 않고 있다면 그들은 어려울 때마다 원망하고, 불평하고, 의심하고, 불신하고, 범죄하는 게 아니라 그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나아갔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이렇게 사랑하시는데 그것을 잊지 않고 있다면 다른 우상 앞에 나아가지 않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분이신지를 잊지 않고 있다면 환란과 고난의 때에 그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며 나아가는 것입니다.
60만 명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430년간의 억압에서 풀어주실 수 있는 능력의 하나님, 홍해를 가르시고 마른 땅을 건너게 하신 하나님께서 무엇을 못하시겠습니까?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만나 사건에서 오늘 내일 먹을 양식 하나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어겼던 겁니다. 잊지 마세요. 하나님은 나를 위해 못 하실 것이 없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며, 나를 위해 당신의 몸을 십자가에 내 던지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심을 기억하십시오. 결코 잊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