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움과 넉넉한 마음”

<신명기 24:10~22> 

지난 4월에 대한항공의 물 컵 갑질 사건이 큰 뉴스가 되었었습니다. 그 이후 그와 비슷한 일이 이미 수년간 셀 수 없이 계속되었다는 피해자들의 제보들이 있었습니다. 피해자 중의 한 사람의 인터뷰에 보니깐, 보통 광고 대행업체 직원들을 세워놓고 온갖 모욕을 주고, 욕을 하고, 뭘 집어던지는 일은 예사로 있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 항공사의 조 전무라는 사람이 광고 현수막 문제 때문에 광고대행사 직원을 질책하는데, 그 문제를 해결해기 위해 담당직원이 명함을 건네주니깐, “뭐 사원 나부랭이가 무슨 명함을 나한테 줘?” 하면서 그 명함을 그냥 집어 던지고, 그리고는 “다른 대행사에서는 내가 나오면 부사장급 이상 나오는데 너네 회사는 무슨 팀장 하나 보내서 이렇게 하느냐. 기분 나쁘지? 그럼 일을 잘하지. 나 29살이야. 당신 마흔 넘었지? 쉰이야? 그럼 그 일 잘하지 그랬어. 반말 안 들으려면” 이런 식이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런 기사를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데, 그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그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모욕적이었겠습니까?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그에 맞는 인품이 따라와야 존경도 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성경은 약자에게 함부로 하는 것을 죄라고 말씀하며, 하나님께서 약자들의 호소(부르짖음)를 듣고 계신다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내용은 사회적 약자들을 어떻게 존중하고, 어떻게 배려해 주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 몇 가지 예를 통해 말씀해 주시고 있습니다.

10절과 11절을 보시면,
“네 이웃에게 무엇을 꾸어줄 때에 너는 그의 집에 들어가서 전당물을 취하지 말고, 너는 밖에 서 있고 네게 꾸는 자가 전당물을 밖으로 가지고 나와서 네게 줄 것이며”

이웃에게 무엇인가를 꾸어줄 때에 빌리는 사람이 그것을 갚겠다는 약속으로 전당물을 잡히게 됩니다. 그런데 빌려주는 사람이 빌리는 사람 집에 직접 들어가 전당물을 취하지 말라는 겁니다. 뭔가를 꾸는 사람이 전당물을 가지고 나와서 주게 하라는 겁니다. 꾸어주는 사람이 ‘갑’입장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직접 전당물을 취할 경우에 그게 무엇이든 그걸 거부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12절과 13절을 보면, 당시에 옷을 전당물로 잡는 경우가 있었는데 옷은 당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첫 번째 재산목록이었던 겁니다. 기온이 떨어지는 저녁에 그 옷마저 없다면 가난한 사람은 추위 속에 병에 걸리거나, 죽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만약 옷을 전당물로 잡을 지라도 해가 질 때에는 돌려주라는 겁니다. 13절 하반절에서 “…그리하면 그가 그 옷을 입고 자며 너를 위하여 축복하리니 그 일이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네 공의로움이 되리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14절과 15절을 보시면,
“곤궁하고 빈한한 품꾼은 너희 형제든지 네 땅 성문 안에 우거하는 객이든지 그를 학대하지 말며, 그 품삯을 당일에 주고 해 진 후까지 미루지 말라 이는 그가 가난하므로 그 품삯을 간절히 바람이라 그가 너를 여호와께 호소하지 않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네게 죄가 될 것임이라”

이곳 필리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일반 직장인들은 하루 400페소(₩8,400)가 안 되는 돈을 받고, 비정규직의 경우는 하루 200페소, 250페소 정도 되는 적은 금액을 받고 하루 종일 일합니다. 그런데 일용직으로 고용했는데, 그 돈을 그 날 주지 않는다면 그 가난한 사람에게는 너무 잔인한 일이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그 돈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돈이지만, 가난한 사람에게는 그 돈을 받아야 다음 날 하루를 버틸 수 있는 겁니다.

15절 하반절이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가 너를 여호와께 호소하지 않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네게 죄가 될 것임이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 있었을 때에 그들이 고통 속에 신음하며 부르짖었더니 하나님께서 애굽의 바로 왕을 벌하시고 그들을 구원해내셨던 것과 같이, 약자들이 하나님께 그 억울함을 호소하면 그것이 죄와 벌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참조. 22절).

17절에서는 객과 고아의 송사를 억울하게 하지 말고, 과부의 옷을 전당 잡지 말라는 말씀도 연약한 자들을 배려하고 돌봐줘야 함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19절, 20절, 21절을 통해서는 곡식을 추수했을 때, 감람나무 열매를 추수했을 때, 포도를 추수했을 경우에 밭에 곡식 한 톨도 남김없이 다 주어오고, 과실나무에 열매하나 남김없이 모조리 추수하지 말라는 겁니다. 떨어진 게 있으면 그냥 남겨두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와 같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떨어진 것을 줍는 것이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은 연약한 사람들을 향한 너그러움과 넉넉한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함을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19절 하반절에서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리시리라”고 약속하시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완악한 마음,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약자들을 위한 너그러움과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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