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8:1~13>
제가 처음 필리핀 세부에 한인교회를 개척해서 사역하던 첫 해에 어떤 성도님이 예배 후에 오셔서 “목사님, 혹시 여기서 한글 성경 어디서 구입해야 할까요?”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한글성경 뿐만 아니라 한글 서적조차도 구입할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세부는 한인들이 적어도 2만 명 이상이 체류하고, 매일 한국에서 세부까지 15대의 직항 항공기가 들어오는 그래서 카페든, 식당이든, 쇼핑몰이든… 어딜 가든 한국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는 필리핀 제2의 도시입니다. 그러나 여행이든, 어학연수든… 많은 한국인들이 장기 체류하기보다는 그냥 거쳐 가는 도시로서의 구조입니다. 때문에 한국인들을 위한 어떤 문화공간이 없고, 당연히 한글 성경이나 한글 서적 역시 구입할 곳이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한국으로 곧 돌아가 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이곳에 좀 더 오래 체류할 사람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들에겐 한글 성경도 필요하고, 한글 서적도 필요할 수 있는 겁니다. 그 때 제 마음 속에 ‘우리 한인교회에서 언젠가 이곳 한인들을 위해 북카페를 만들어, 성경과 서적 등도 구입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다양한 신앙서적과 일반서적 등도 읽을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어야 겠다’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리고 그 시기는 언젠가 이 땅에 성전을 건축한 다음에 할 줄 알았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그런 청사진을 개척 첫해에 갖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개척 5년 차에 들어설 때, 갑작스럽게 성전이 3~4배 확장되는 은혜가 임했고, 자연스럽게 교회 로비에 북카페 공간이 만들어지고, 어디에 책 좀 보내 달라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여기저기서 신앙서적과 다양한 책들이 오기 시작하더니 그 짧은 시간 동안 2~3천권의 책이 모아져, 지금의 세부 유일의 크리스천 북 카페가 시작된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새 성전으로 옮기면서 교회 간판 아래에다 ‘우리한글교실’ 이란 광고내용도 미리 써놨습니다. 한글학교를 섬길 사람도 없고, 할 형편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우리교회 내에 국제 결혼한 가정들을 돕고, 우리 자녀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세워주기 위해 그런 청사진이 있었던 겁니다. 지난 주 국문학을 전공한 집사님을 중심으로 한 한글학교를 섬길 스텝들이 첫모임을 시작했고, 2월 중순부터는 한글 교실이 시작되게 될 것입니다.
히브리서 11:1절 말씀에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믿음이란 것은 지금 당장 내 눈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는 것도 없지만 믿음으로 청사진을 그리는 것을 말합니다. 능력도 부족하고, 자본도 없고, 도와 줄 사람 하나 없어도… 전능하신 나의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하심을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분께 나의 청사진을 그려 놓는 것 그것이 곧 믿음인 것입니다. 이 청사진이 있는 사람들은 그 보이지 않던 것들의 증거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청사진이 없는 사람들은 그 실체도 만져볼 일이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 2절 말씀을 보시면,
“한 나병환자가 나아와 절하며 이르되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 하거늘”
마태복음 8장1~4절에 등장하는 나병환자는 당시 모든 사람들이 부정하게 생각했고, 그와 그 누구도 접촉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유대 공동체로부터 버림받은 사람이요, 소외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비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다른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없는 청사진이 하나 있었습니다.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 그는 예수님은 자신의 삶을 고치실 수 있으실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병이 당시에 불치병이었어도 예수님은 자신의 병을 얼마든지 치유하실 수 있는 분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 주님이 원하시면 주님은 나를 얼마든지 깨끗하게 하실 수 있어.’ 이런 청사진이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고 하셨고, 그의 나병은 즉시 깨끗해 졌습니다.
6절부터 13절에 나와 있는 백부장 이야기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로마의 장교였던 백부장의 사랑하는 종이 중풍병으로 몹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백부장은 어떻게든 그를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그 종을 치유해 달라고 간구했던 겁니다. 예수님께서 그 백부장의 집으로 가는데, 백부장이 8절에서 어떻게 말합니까?
“백부장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하지 못하겠사오니 다만 말씀으로만 하옵소서 그러면 내 하인이 낫겠사옵나이다”
백부장은 예수님께서 직접 오실 필요도 없으시고, 다만 말씀만 하셔도 얼마든지 하인의 병이 나을 것을 믿었습니다. 백부장의 마음에 있던 믿음의 청사진은 말씀만으로도 얼마든지 치유할 수 있다는 그림이었던 것입니다.
13절을 보시면,
“예수께서 백부장에게 이르시되 가라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 하시니 그 즉시 하인이 나으니라”
예수님은 백부장에게 “가라 네 믿은 대로 될지어다”라고 말씀하시니, 그 즉시 하인이 낫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그가 어떤 믿음을 갖고 있느냐? 그것은 그의 마음속에 있는 믿음의 청사진인 것입니다. 여러분은 주님에 대해 어떤 기대와 믿음이 있습니까? 여러분의 마음속에는 어떤 청사진이 있습니까? 여러분이 믿는 대로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믿음으로 그리는 그림대로 될 것입니다. 믿음의 그림을 그리십시오. 믿음의 큰 그림을 그리십시오. 여러분의 수준이 아닌, 하나님의 크신 능력을 믿음으로 청사진을 그리십시오. 그 청사진이 곧 여러분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