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18:11~28>
엊그제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으로 10억 원 이상 금융자산을 갖고 있는 부자가 32만3천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부자들의 전체 자산규모는 부동산을 포함해 평균 67억 원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부자들은 총자산이 50억 원은 넘어야 부자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또 ‘한국에서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더니, 창업은 14.1%, 저축으로는 7.8%만이 그것을 통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대답했고, 부동산 투자가 29.4%, 상속 및 증여가 20.4%에 달했습니다. 그러니깐 부동산 투자와 상속 및 증여를 통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비율이 50%에 이른다는 것은 부가 가진 자들에 의해서 계속 되물림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우리 사회가 갖고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금융자산 10억 원뿐만 아니라, 살고 있는 집을 포함해서도 갖고 있는 총자산이 10억 원도 안 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현실들 앞에 어떤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때문에 ‘흑수저’와 ‘금수저’같은 말들이 우리 사회에 생겨난 겁니다.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고, 누군가는 어려운 환경을 타고 났다는 겁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들은 다행이라 생각하겠지만, 흑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들은 그런 환경 속에 있다는 것이 낙심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 12개의 지파가 각각의 기업을 분배 받는 모습을 보면 어떤 지파는 아주 넓은 면적의 땅을 기업으로 받았지만, 어떤 지파의 경우는 아주 작은 땅을 기업으로 받기도 합니다. 넓은 땅을 기업으로 받은 지파야 불평할 이유도 없겠지만, 여호수아 17장 14절부터 18절에 보면 요셉 자손은 기업으로 받은 땅이 자기들에겐 좁기도 하고, 그리 좋지 않다고 지도자인 여호수아에게 불평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 11절을 보시면,
“베냐민 자손 지파를 위하여 그들의 가족대로 제비를 뽑았으니 그 제비 뽑은 땅의 경계는 유다 자손과 요셉 자손의 중간이라”
이제 베냐민 지파가 제비를 뽑아 자신들의 기업을 받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베냐민 지파가 제비 뽑은 땅은 12지파 중에 가장 작은 땅들 중에 하나였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제비뽑기는 어떤 사람들의 입김이나 압력이나 요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하나님의 뜻에 맡기는 방법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베냐민 지파는 가장 작은 땅을 제비로 뽑은 것입니다. 그러면 요셉지파처럼 땅이 좁다고 불평할 만 하기도 할 겁니다.
그런데 신명기 33장 12절을 보시면,
“베냐민에 대하여는 일렀으되 여호와의 사랑을 입은 자는 그 곁에 안전히 살리로다 여호와께서 그를 날이 마치도록 보호하시고 그를 자기 어깨 사이에 있게 하시리로다”
하나님의 사람 모세가 죽기 전에 이스라엘의 지파들을 향해 예언을 했는데, 야곱의 열두 아들 중에 막내아들이기도 했던 베냐민에 대해서 ‘여호와의 사랑을 입은 자, 그 곁에 안전히 살게 될 것과 끝까지 하나님이 보호하시고, 자기 어깨 사이에 있게 하실 것이다’는 예언적인 축복을 합니다.
베냐민 지파는 유다 지파와 요셉지파(에브라임과 므낫세) 사이에 있는 땅을 기업으로 받았습니다. 그런데 후에 이스라엘이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갈릴 때, 베냐민은 남유다 왕국에 흡수되어 유다와 같이 하나의 왕국을 이루어 가게 됩니다. 사도 바울이 자신을 유대인이라고 하는데, 바울은 원래 베냐민 지파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베냐민과 유다는 하나의 종족과 같이 동화되게 됩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보면 북이스라엘은 우상숭배로 그 역사가 짧았고, 남유다는 비교적 종교적, 혈통적 순수함을 지켜 나간 왕국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예언하셨던 것처럼 베냐민 지파를 끝까지 보호하셨던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베냐민 지파의 땅은 매우 좁았지만 그 땅에는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 매우 중요한 지명들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첫 번째, 두 번째로 정복한 여리고와 아이 성이 거기에 있었고,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의 ‘벧엘’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족장 야곱이 영적인 체험을 한 곳이고, 은혜를 회복한 곳이기도 했습니다. 야곱에게는 그곳이 성전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블레셋 사람들에게 법궤를 빼앗겼었는데,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인 그 법궤를 다시 가져와 보관했던 곳이 베냐민 지파의 성읍 중에 하나인 ‘기럇여아림’이란 곳이었고, 20년간 법궤는 그곳에 모셔져 있었습니다. 또한 장차 성전이 세워지게 될 ‘예루살렘’ 역시 베냐민 지파의 땅에 있었던 것입니다.
벧엘과 기럇여아림 그리고 예루살렘은 영적으로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었습니다. 비록 기업으로 받은 땅은 좁았지만 그 땅은 하나님의 사랑을 입어,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와 계획이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우리는 좋지 않은 환경과 조건을 갖고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베냐민처럼 작은 땅을 받았듯이 지금의 환경이 불평스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면 그곳이 영적인 중심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나의 모습은 부족함 투성이 일 수 있지만 주님께서 나를 향한 섭리와 계획이 있음을 믿으십시오. 내가 타고난 조건과 환경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여러 좋지 않은 조건을 갖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나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를 믿으십시오. 오히려 주님은 약한 자와 작은 자를 통해 일하시기를 기뻐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능력이 약한 것을 통해 온전히 나타나기 때문인 것입니다(고후12: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