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29:15~32>
제가 세부에 처음 와서 개척할 때, 새로운 한인교회가 세워지니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세부에 2만 여명의 한인들이 있는데, 한인교회는 7개 정도 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뉴질랜드의 수도 오클랜드에는 세부와 비슷한 교민 규모지만 그 도시에만 한인교회 90개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 필리핀 세부에서 처음 개척을 시작할 때 이 땅이 영적인 불모지와 같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여러 목사님들에게 이 땅에 한인교회를 세워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지역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면 사도 바울이 고린도에 선교를 갔을 때,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행18:9, 10절)”하셨던 말씀과 같이 이 땅에는 복음을 듣고, 구원 받아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교회를 개척하니 처음 어떤 성도들이 왔는데 ‘이런 교회를 기다렸다’는 겁니다. ‘세부에 갈만한 교회가 없다’는 겁니다. 그들 대부분이 여기 저기 교회를 떠돌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도 마음속으로 ‘얼마나 영적으로 갈급하면 저럴까? 내가 잘 양육해서 신실한 믿음의 사람으로 세워야겠다.’ 라고 생각했었고, 최선을 다해서 섬겼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얼마 가지 않아 와르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자기가 원하는 교회의 모습이 있었고, 신생교회인 개척교회에 와서 우리교회를 자기 뜻대로 움직여 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담임목사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교회에 큰 분란을 일으키고 결국 교회를 떠나는 일들이 여러 차례 벌어졌습니다. 목사로서 저는 그들에게 간곡하게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예루살렘 초대교회 스데반 집사님을 통해 전해지는 십자가의 복음을 듣던 유대인들이 귀를 막고 스데반을 죽였던 것처럼(행7:57,59), 제가 아무리 옳은 말을 전하더라도 그들은 귀를 막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참된 선지자였습니다. 그러나 그 시대에 거짓 선지자들도 활발히 활동했었습니다. 그런데 백성들은 예레미야 선지자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거짓 선지자의 말에 더 귀를 기울였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이 말하는 거짓 예언은 백성들이 듣고 싶었던 달콤한 말들이었기 때문에 백성들은 예레미야의 말에는 귀를 막고, 사욕에 따라 거짓을 예언하던 사람들의 말을 따른 겁니다.
B.C.597년 바벨론의 2차 침공이 있었고, 유다 왕국의 여호야긴 왕과 왕후와 궁중의 신하들은 모두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습니다. 그리고 바벨론 왕은 유다 왕국에 요시야 왕의 또 다른 아들 시드기야(여호야긴의 숙부)를 왕으로 앉혀놨습니다. 이 일들이 있기 전 10년 이상 예레미야는 끊임없이 유다의 몰락과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를 예언해 왔습니다. 그러나 거짓 선지자들은 늘 백성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들만 거짓으로 만들어 전해줬습니다. B.C.605년에 바벨론의 1차 침공, B.C.597년 2차 침공이 있었고, 앞으로 11년 후면 유다는 바벨론에 의해 완벽하게 멸망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이 예레미야의 예언이었습니다.
19절 말씀을 보시면,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들이 내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내가 내 종 선지자들을 너희들에게 꾸준히 보냈으나 너희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느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백성들은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않았고, 여호와께서 보낸 선지자들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거짓 선지자들의 말을 더 신뢰했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거짓 선지자들은 백성들이 듣고 싶은 말만을 만들어 거짓으로 예언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그 백성과 그 나라의 멸망의 원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도 21절에 ‘아합과 시드기야’라는 거짓 선지자들에 대해 말씀하시고, 결국 그들은 바벨론의 느브갓네살 왕에 의해 백성들 앞에서 화형을 당하게 됩니다(21,22절). 또 24절에는 또 다른 거짓 선지자 ‘스마야’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그는 도리어 예레미야를 ‘미친 자, 거짓 선지자’라고 악담을 늘어놨습니다(26,27절).
32절 말씀을 보시면,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보라 내가 느헬람 사람 스마야와 그의 자손을 벌하리니 그가 나 여호와께 패역한 말을 하였기 때문에 이 백성 중에 살아 남을 그의 자손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 내가 내 백성에게 행하려 하는 복된 일을 그가 보지 못하리라 하셨느니라 이것은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거짓 선지자로서 포로로 잡혀간 유다 백성들에게 대단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던 ‘스마야와 그 자손’을 하나님께서 벌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거짓 선지자의 거짓 예언을 믿고 따랐던 이들 역시 심판 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여호와께서 말씀하셨느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16,17,19,19,20,25,30,31,32,32)”는 표현이 무려 열 번에 걸쳐 기록되어 있습니다. 거짓 선지자는 자기 마음의 생각을 말했지만, 예레미야는 자기의 말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왜 거짓 선지자의 말을 더 믿고 따른다고 생각하십니까? 자기들이 듣고 싶은 말만 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닌 인간의 욕망을 따른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 뜻과 내 생각과 내 욕망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십시오. 오늘 우리는 우리 마음속의 욕망의 소리를 따르고 있습니까? 거룩하신 성령 하나님의 음성과 말씀을 따르고 계십니까? 나의 죄와 욕망은 십자가에 못 박아 버리고, 오직 우리의 선한 목자 되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하루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