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3:1~9
처음 세부에 와서 생활하다 보니깐, 어떤 한인 분들은 세부에서의 자신들의 인맥에 대해서 은근히 말씀하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부의 시장을 잘 안다’든지, ‘세부의 시장을 당신이 만나게 해 줄 수 있다, 세부의 현지인 중에 큰 부자와 친분이 있다…’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어쩌면 저를 도와주려고 하셨을 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이처럼 높은 곳에 마음을 두고 삽니다. 이왕이면 힘이 있고, 권세가 있는 사람들과 친분도 쌓고 싶고, ‘그런 사람들이랑 어떻게 하면 한 번이라도 만나서 안면을 트고 살 수 없을까?’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자동차도 점점 더 크고 좋은 차를 타고 싶어 하고, 집도 점점 더 크고 좋은 집에서 살고 싶고, 지위도 점점 더 높아지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낮은 대로 향하지 않고, 언제나 점점 더 높은 곳에 마음을 두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의 소외계층’이란 것이 생겨나는 가 봅니다. 왜냐하면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점점 관심이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낮은 자를 살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고, 아무도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은 그를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계신 겁니다. 그의 모든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 그를 건져 구원과 자유를 주시는 분이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사람이 언제나 잘되고, 형통할 수만은 없습니다. 어느 순간 내 의지와 관계없이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고, 낮은 자의 자리로 내려갈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인 것입니다.
그러나 낙심하지 말 것은 우리의 하나님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낮은 자를 살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사람은 높은 데 마음을 두나, 하나님은 낮고 천한 상처 입은 자들의 위로자가 되어 주시는 것입니다.
시편 113편은 시작을 ‘할렐루야(여호와를 찬양하라)’로 시작해서 시의 마지막을 ‘할렐루야’로 마치는 대표적인 ‘찬양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2절) 이제부터 영원까지 … 찬송할지로다
-(3절) 해 돋는 데에서부터 해 지는 데에까지… 찬송을 받으시로다
그 분이 그렇게 찬양을 받으셔야 하는 이유는 4절에서
여호와는 모든 나라보다 높으시며 그의 영광은 하늘보다 높으시도다
하나님만큼 높고 위대하신 분이 없으시기 때문에 마땅히 그 분을 찬양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분이 없으시다는 겁니다. ‘이런 분을 찬양하지 않으면 과연 누구를 찬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 분이 찬양을 받으셔야 하는 마땅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는데, 5절에서 ‘(그는) 높은 곳에 앉으셨으나’ 6절에서 ‘스스로 낮추사 천지를 살피시고’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보다 높은 이는 없습니다. 이 땅의 어떤 권세자들, 어떤 부자, 어떤 능력자, 어떤 왕들보다도 귀하고 높고 위대하신 분이 우리의 하나님이시라는 겁니다.
한국의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미화원을 한다든지, 택시기사를 한다든지, 마트의 캐쉬어를 한다든지, 자전거를 타고 서민들을 만난다든지, 연탄 배달을 한다든지,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사실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표를 얻기 위한 쇼에 불과합니다. 평상시에는 그런 생활과 아주 거리가 멉니다. 평상시에는 위에만 있습니다. 높은 곳에만 마음을 두고 삽니다.
하나님은 그런 권세자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위대하신 분이심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세요? 7~9절 말씀을 보시면
가난한 자를 먼지 더미에서 일으키시며 궁핍한 자를 거름 더미에서 들어 세워, 지도자들 곧 그의 백성의 지도자들과 함께 세우시며, 또 임신하지 못하던 여자를 집에 살게 하사 자녀들을 즐겁게 하는 어머니가 되게 하시는도다. 할렐루야.
하나님의 마음은 언제나 ‘가난한 자, 궁핍한 자,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 상징적으로 이렇게 힘들고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시는 분이시라는 겁니다. 이벤트가 아니라 실제의 삶 속에 찾아가 주시는 분이신 것입니다.
우리가 낮은 자의 자리에 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낮은 자를 살피시는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그래서 그 하나님을 찬양하는 겁니다.
오늘도 믿음으로 그 하나님을 찬양하십시오. 연약하여 고난 가운데 있는 나를 찾아와 주시고, 살피실 하나님을 찬양하는 하루가 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