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핍과 풍요 사이에서

출애굽기 16:1~5

1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엘림에서 떠나 엘림과 시내 산 사이에 있는 신 광야에 이르니 애굽에서 나온 후 둘째 달 십오일이라

2 이스라엘 자손 온 회중이 그 광야에서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여

3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우리가 애굽 땅에서 고기 가마 곁에 앉아 있던 때와 떡을 배불리 먹던 때에 여호와의 손에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너희가 이 광야로 우리를 인도해 내어 이 온 회중이 주려 죽게 하는도다

4 그 때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서 양식을 비 같이 내리리니 백성이 나가서 일용할 것을 날마다 거둘 것이라 이같이 하여 그들이 내 율법을 준행하나 아니하나 내가 시험하리라

5 여섯째 날에는 그들이 그 거둔 것을 준비할지니 날마다 거두던 것의 갑절이 되리라

우리나라의 세종대왕이 만드신 한글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글과 언어라는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래서 세종대왕께서도 한글인 훈민정음을 만드시고, 세종실록에 “지혜로운 사람은 반나절이면 이를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일지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게 된다.”라고 기록해 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언어든 그렇겠지만 우리가 잘못 이해 하거나, 잘못 사용 하는 경우도 있는 거 같습니다.

여러분, ‘잘살다 & 못살다’ 그리고 ‘잘 살다 & 못 살다’는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계십니까?

‘잘살다 & 못살다’는 ‘부와 가난’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보통 자주 쓰는 표현이기도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 사람 잘살아 또는 저 사람 못살아’라고 할 때, ‘저 사람은 부자야, 저 사람은 가난해’ 라는 뜻으로 이 말을 사용하고 있는겁니다.

그런데 한 칸을 띄어 쓰기 를 하면서 ‘잘 살다 & 못 살다’라고 말하는 것은 ‘삶(Life)’에 관한 겁니다. 어떤 부부 가 돈이 많아도 사이가 안 좋으면 잘 사는 게 아닐 겁니다. 그러나 가난하지만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 해주는 부부는 잘 사는 겁니다.

어떤 사람이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하고 부와 영광을 얻었지 만 우울증으로 매일 고통 속에서 산다면 잘 사는 게 아닐 겁니다. 반면에 크게 성공한 삶은 아닐지라도 주어진 것에 감 사하며 매일 매일 작은 행복을 누린다면 잘 살고 있는 겁니 다.

하지만, 사람들이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의 자본주의 사회 에 살다 보니 ,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잘 사는 거고, 돈이 없 으면 못 사는 걸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앞에서 말씀 드렸던 두 가지 의미 가 의미는 전혀 다른데 ,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이걸 하나처럼 이해하고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누구에게나 궁핍할 때가 있지만, 풍요로울 때도 있습니다. 풍요로울 때도 있지만, 때로 그 많던 재물이 다 날아가 궁핍 한 삶을 살아야 할 때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은 ‘궁핍’과 ‘풍요’라는 게 항상 공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궁핍과 풍요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오늘 말씀을 통 해서 함께 살펴보시겠습니다.

1. 궁핍이라는 시험

출애굽을 한 뒤 광야로 들어간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는 여 러 가지 어려운 상황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우리가 지난주 에 나눴던 출애굽기 15장 22~26절까지는 <마라의 쓴 물 사 건>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광야에서 마실 물을 찾지 못해 큰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광야는 연중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곳 이었기 때문에 시내와 강 또는 호수와 같은 것도 없었고, 마실 물 역시 얻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그 마라의 쓴 물을 치유 하시고, 이스 라엘 백성들에게 마실 물을 공급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마라에서 두어 시간을 가니 그곳에는 사막의 거 대한 오아시스인 ‘엘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래서 그들은 그곳 엘림에 장막을 치고 여러 날을 (출15:27). 머물렀습니다.

오늘 본문인 16장은 그들이 오아시스 엘림에서 시내산으로 이동하던 그 중간쯤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1절에 보니 “애굽에서 나온 후 둘째 달 십오일”이란 날짜가 나오는데, 그 들이 첫째 달 15일에 출애굽을 했으니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지 한 달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출애굽한지 한 달쯤 되니 그들이 출애굽시에 가지고 나 온 모든 식량이 다 떨어졌던 것 입니다. 그런데 광야 한 가운데 있었던 그들이 아무리 둘러봐도 그 어디에서도 먹거리를 찾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장정만 60만 명인 대인원이 먹을 엄청난 양의 식량을 그 광야 어디에서 구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나라 군인 의 수가 작년 기준으로 46만 명이 조금 넘는데, 우리 군인들의 하루 급식비가 13,000원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 국군 장병 46만 명의 단 하루의 식비가 약 60억 원이란 계 산이 나오는 겁니다.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린 자녀와 가족들까지 합한다면 약 200~300만 명 이나 되었는데, 그 대인원이 어디에서 그 많은 음식을 구할 수 있겠습니까?

출애굽기 16장 2절을 보시면,
“이스라엘 자손 온 회중이 그 광야에서 모세와 아론을 원망 하여”

그 말도 안 되는 상황 앞에 있으니 백성들이 모세와 아 론을 원망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당장 먹을 것이 없는 그 들이 어떻게 원망했습니까?

3절을 보시면,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우리가 애굽 땅에서 고 기 가마 곁에 앉아 있던 때와 떡을 배불리 먹던 때에 여호와의 손에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너희가 이 광야로 우리를 인도해 내어 이 온 회중이 주려 죽게 하는도다”

그들은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겁니다. 애굽 주인들의 고기 가마 곁에 앉아서 주인집 식구 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다가 거기서 떨어지는 찌꺼기 주워 먹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겁니다.

잘 안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특징은 항상 그 기준을 낮 은 곳에 두고 있고 , 그런 생활을 늘 그리워한다 는 겁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보는 것만큼만 꿈을 꾸고, 결국 자기가 바라 보는 것을 향해 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라보는 기준과 수준이 낮으면, 그 이상의 삶을 살기가 어려운겁니다.

그런데 잘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특징은 그 기준을 항상 높은 곳에 두고 살더라 는 겁니다. 아무것도 노력하지 않으면서 눈만 높은 건 문제가 있겠지만, 보통 기준을 높게 잡고 사는 사람들은 쉬지 않습니다. 잠잘 만큼 다 자고, 놀 만큼 다 놀고, 사고 싶은 거 다 사고, 무절제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그들은 자기 관리와 자기 절제 그리고 무 한한 노력의 삶을 삽니다. 그러면서 그 높은 기준을 향해 나 아가다 어느 날 보니, 그 근처에 가 있더라는 겁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하기 전 그들은 아버지의 아버지 때로부터 계속 노예로 비참하게 살아왔습니다. 자신도 태어나 보니 신분이 가축과 동급인 노예였던 겁니다. 얼마나 비 인격적인 대우를 받았겠습니까? 애굽의 주인들은 히브리 노예들이 마음에 안 들면 가차 없이 구타하고, 죽이기까지 해 도 누구도 말 한마디 할 수 없었습니다. 내 자녀도 그 주인 의 몸종으로 살아야 하고, 인격모독과 폭행과 성추행과 온 갖 육체적 감정적 고통 속에 있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출애굽을 통해서 짐승보다 못했던 그 비참하던 노예 생활을 벗어나 자유의 신분을 얻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기 가마 곁에서 그 가마에서 떨어지는 찌 꺼기를 주워먹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겁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생활 중에 먹을 것이 떨어진 ‘궁핍이라는 시험’ 앞에서 그들은 다시 원망하고, 불평하고, 과거의 그 노예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배 불리 먹을 수 있는 밥 한 끼와 ‘자유’를 바꿔 먹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지만, 사실 우리도 궁핍이라는 시험이 올 때, 이렇게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여기 필리핀에서 사업하시며 현지 직원들을 고용해서 함께 일하고 있는데, 일 좀 잘 가르쳐두면 어디서 1천 페소 월급 더 준다고 하면 그동안의 정과 신의 같은 것 들은 내팽개치고 당장 이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반도체와 전자제품이 세계 1위인데, 요즘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뉴스가 대기업의 연구원, 엔지니어들이 연봉 두 배를 받고 중국에 기술을 넘겨주고 있다는겁니다. 누구라도 연봉 두 배 준다고 하면 흔들릴 거 같습니다. 필리핀 노동자와 한국 사람의 연봉에는 차이가 크겠지만, 물질 앞에서, 궁핍의 시험을 통과하기가 어렵다는 걸 보여 주는 겁니다.

우리 앞에 있는 ‘궁핍이라는 시험’을 넘어설 때, 궁핍을 넘어서는 인생을 살 수 있는 것 입니다. 하지만, 그걸 넘지 못하면 평생 물질의 노예로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생활 40년 내내 늘 불평하고 원망하면서 지내다가 결국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에는 못 들어갔던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 여호수아와 갈렙 만이 그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2. 풍요라는 시험

어떤 성도님들은 ‘목사님, 하나님 앞에 기도할 때 돈을 달 라고 기도해도 될까요? 제가 너무 세속적인 걸 구하는 걸까 요?’라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잠언 30장 말씀 중 에 ‘아굴의 기도’라는 게 있습니다. 아굴이라는 사람이 하나 님 앞에 재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기도 했었습니다.

잠언 30장 8절, 9절에서
“…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 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 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아굴이라는 사람은 자신이 부자가 되게도, 가난하게 되게도 하지 말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 이유가 아무 걱정 없고 배가 불러 하나님을 모른다 할까 걱정이 되었고, 너무 가난하여서 남의 것을 도둑질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그것이 걱정되어 매일 필요한 양식을 달라고 겁니다. 기도했던 지난 주간에 우리 교회 남자 집사님과 교제하다가 들은 얘 긴데, 우리 집사님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 이 평생 고기집을 하며 신앙으로 사셨던 어머니라고 하십니다.

어머니께서 식당에 직원을 한 명 고용했는데, 어느 날 보니 자꾸 고기가 비는 것 같더랍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깐 새로 들어온 직원이 조금씩 몰래 갖고 갔던 겁니다. 그 사 실을 아신 어머니가 그 직원 입장에서 생각해 봤는데, 그 직원이 자식들이 있는데 엄마가 늘 일하고 돌아오면 옷에서 고기 냄새가 풀풀 나고 그랬으니 자식들은 ‘엄마는 좋겠다 매일 고기 먹어서…’ 이렇게 생각할 거 같더랍니다.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자식들이 눈에 밟힌 엄마가 식당 고기에 손을 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래서 우리 집사님의 어머니가 그 이후부터 남는 고기가 있으면 다 싸서 그 직원 퇴근할 때 챙겨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그 이후부터 고기도 안 없어지고, 직원이 손님들 응대도 더 잘하고, 더 열심히 일하더랍니다.

우리 집사님 어머니가 참 훌륭한 분이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보고 자란 우리 집사님의 마음에도 그 어머니의 신앙의 본을 따르려는 마음이 늘 있다는겁니다. 이렇게 ‘궁핍이라는 시험’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은겁니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넘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굴의 기도 포커스는 ‘돈’이 아니었고, 하나님 앞 에서 ‘믿음과 신앙’이었던 겁니다. 여러분이 돈을 구하되 얼마든지 많이 구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돈을 구하는 목적이 기도의 목적이 되지 않고, 인생의 목적이 되지 않아야 하는 겁니다.

나는 우리 성도님들이 성공도 하고, 돈도 많이 벌기를 늘 기도하지만 물질과 성공이 믿음보다 앞서지 않고, 신앙보다 앞서지 않기를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정작 돈을 벌었는데, 성공했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배불리 먹을 밥 한 그릇에 신앙을 팔아먹으면 안 되는 겁니다.

오늘 본문 4절을 보시면, “그 때에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서 양식을 비 같이 내리리니 백성이 나가서 일용 할 것을 날마다 거둘 것이라 이같이 하여 그들이 내 율법을 준 행하나 아니하나 내가 시험하리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을 것에 대한 불평과 원망을 하자, 하나님께서는 하늘의 양식인 ‘만나’를 날마다 내리실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만나는 쌀도 밀도 아니지만, 쌀이나 밀처럼 찧어서 가루로 만들어 떡도 만들고, 빵도 만들 수 있는 신 비한 양식이었습니다.

만나는 매일 밤과 새벽에 하늘에서 비처럼 내리게 되고, 백성들은 밖에 나가 일용할 양식을 날마다 거둬야 했습니 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규칙이 있었습니다.

[만나 사용 규칙]
첫째, 매일 일용할 것만 거두어라.
둘째, 다음 날까지 남겨두지 말라.
셋째, 안식일 전날엔 두 배를 거둬라.

만약 욕심을 부려 더 많이 거두게 되어도, 다음 날 아침이 면 그 만나는 썩고 냄새가 나서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래서 매일 필요한 양만큼만 만나를 거둬야 했습니다. 이것 은 매일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하며 살아야 할 것을 말씀 하시는 것입니다.

당장이라도 내일 만나가 내리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 이 왜 안 들겠습니까? 그래서 더 많이 거두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생겼던 겁니다. 하지만, 다음 날 만나는 썩어서 먹을 수가 없었는데, 여지없이 매일 아침마다 만나는 땅에 덮여 있었습니다. 40년간 매일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만 의지하는 신앙을 훈련 시키셨던 것입니다.

제가 처음 교회 개척에 대한 사명과 비전을 받게 되었을 때, 제가 부목사로 섬기던 교회의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통 해 크게 도전되었던 말씀이 “교회 개척은 돈 갖고 하는 것 아니다. 교회 개척은 믿음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말씀 때문에 교회 개척 사명에 순종하기로 했던 겁니다.

그런데 제가 섬겼던 교회가 경기 북부에서는 가장 큰 교 회였기 때문에 그런 교회에서 10년간 부목사로 섬기던 저의 마음 저 아래쪽에서는 ‘그래도 큰 교회에서 좀 도와주시면 안 되나?’라고 하는 인간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하지 만, 그런 기대와 달리 교회에서 파송식은 해 주셨지만, 물질 적으로 그리 크게 지원을 해 주시거나 그러지는 않으셨습니 다. 저는 정말 돈 갖고 하는 개척이 아닌, 믿음으로 개척을 도전해야 했고, 오늘 우리 교회가 그 위에 세워진 겁니다.

물론 교회 개척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매일 매일 하늘의 만나를 바라보듯 주님을 의지하고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기도하지 않고는 할 수 없었고, 견뎌 낼 수 없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매일 은혜를 베풀지 않으시면, 매일 공급해 주시고 역사하시지 않으면 안 된다는 믿음으로 매일 주님을 바라봐야 했습니다.

만약 넉넉한 지원 속에 물질 걱정하지 않고 개척을 시작했다면 어쩌면 저는 영적으로 나태해지고, 하나님을 바라보기 보다는 물질을 의지했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약하기 때문 에 저처럼 목사라고 할지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때문 에 저는 매일 기도하고 또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세부라는 지역의 특별한 목회 환경은 저로 하여금 더 기도하고 더 주님만 의지하게 훈련시켰습니다. 거주 기간이 짧기 때문에 만남과 헤어짐을 늘 반복하는 곳이고, 일꾼 한 사람이 세워지는 게 얼마나 힘들고 귀한 것인지를 철저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교회가 어느 정도 성장했다 싶으면 멤버들이 바뀌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사역해야 하는 일을 늘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매일 기도하지 않고, 매일 만나를 내리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듯 매일 주님을 의지하지 않고 어찌 이 사 역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하나님께서 저를 돈 갖고 하는 개척이 아니라 믿음으로 세우는 교회 개척을 위해 저를 이 땅에 보내셨구나… 라는 것을 경험하고 있는 겁니다. 때문 에 처음 시작은 어려웠지만 , 그 사이 하나님께서 저를 더 단단하게 하시고, 성장시키셨으니 지금은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누가 돈 넉넉하게 대 주고, 모든 환경이 다 갖춰져서 뭐든 시작하면 좋을 거 같지만 영적으로 보자면 사실 ‘풍요’라는 게 그리 좋은 조건이 아닙니다. 풍요는 어쩌면 우리에게 엄청난 ‘시험’일 수 있습니다. 자칫 하나님 없는 풍요는 나에게 더 해로운 독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궁핍이라는 상황에 놓일 때 그리고 풍요라는 환경에 놓을 때 ‘궁핍과 풍요’라는 것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어떤 환경에 있든 그 환경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며, 그 환경을 감사하며, 누리며 살아야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을 통해 오늘 말씀을 맺겠습니다.

빌립보서 4장 12~13절입니다.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
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궁핍과 풍요 사이에서” – 새로운 역사를 써가게 하소서(10)
(출애굽기 16장 1~5절)

  1. 궁핍이라는 시험
  2. 풍요라는 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