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믿는가?”

<역대상 27:1~34> 

 

 

제가 처음 필리핀에 한인교회를 개척해서 시작했을 때사실 저는 우리교회가 빠른 시간 안에 크게 부흥할 거 같은 기대를 갖고 있었습니다세부에 와서 첫 예배는 선교사님이 사역하고 계신 현지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그런데 한인교회 개척을 위해서 왔는데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되어서 바로 교회를 개척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예배드릴 상가건물을 얻지 못해서 저희 가족 4명하고 선교사님 가족 4명하고 그렇게 여덟 명이 교회 개척 첫 예배를 저희 집 거실에서 드리게 되었습니다그런데 그 첫 날 아침에 개척 예배드린다는 소식을 듣게 된 몇몇의 한인들과 홈스테이 하는 아이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싶다고 저희 집을 찾아온 겁니다그래서 첫 예배를 갓난쟁이도 포함해서 열아홉 명이 예배를 드린 겁니다첫 예배에 제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던 겁니다.

그렇게 첫 달은 이십여 명이 출석하다가 두 번째 달에는 40여명세 번째 달에는 60여명 이런 식으로 출석이 늘기 시작하니깐 개척하자마자 얼마나 신났는지 모릅니다그리고 교회는 그렇게 폭발적으로 잘 성장해 갈 줄 알았습니다그 때 함께 사역하던 우리 간사님이 예배가 끝나면 예배출석 인원을 카운트해서 저에게 알려줬습니다매주 인원이 늘어가는 것에 저 역시도 살짝 들떠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에 큰 시험이 시작되었고저는 매일 눈물로 강단을 적시며 엎드려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그 이후 저는 우리 간사님에게 예배출석 카운트 하는 것을 중단하시라 했습니다왜냐하면 사실 세부에서의 한인교회 목회는 예배에 몇 명이 출석하느냐는 큰 의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교민들도 워낙 이동이 많고어학연수나 영어캠프로 오는 학생들이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나가면 교회가 금세 썰렁해 지기도 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른 이유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제가 그 늘어나는 숫자로 인해 살짝 교만한 마음이 들었던 겁니다분명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가 시작부터 잘 성장해 가고 있었는데사람은 그런 외적인 데이터 같은 것에서 힘을 얻거나자신감을 갖거나자랑스러워하거나 더 나아가서 교만한 마음까지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러면 사람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게 아니라그런 외적인 것들을 더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 것입니다그래서 지금까지도 우리교회는 주일날 얼마나 출석하는 지 잘 모릅니다그냥 대략적인 인원만 예상할 뿐입니다이것이 제 개인적으로는 사역자로서의 목회와 경건생활에 유익하다 판단이 돼서입니다.

오늘 본문인 역대상 27장에서 다윗은 이스라엘의 군대 조직(1~15)과 각 지파별 지방의 행정조직(16~24그리고 국가 재정을 담당할 관리들을 조직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25~34).

 

그런데 23절을 보시면

이스라엘 사람의 이십 세 이하의 수효는 다윗이 조사하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전에 말씀하시기를 이스라엘 사람을 하늘의 별 같이 많게 하리라 하셨음이라

 

군대조직과 지방행정조직과 우두머리들의 이름을 나열하다가 뜬금없이 다윗의 인구계수 사건에 대한 언급을 잠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다윗의 인구계수 사건은 역대상 21장과 사무엘하24장에 상세하게 소개되고 있는데오늘 본문은 23절과 24절에서 짧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역대상 21:1절에서

사탄이 일어나 이스라엘을 대적하고 다윗을 충동하여 이스라엘을 계수하게 하니라

 

그리고 사무엘하24:1절에서는

여호와께서 다시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하사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을 격동시키사 가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라 하신지라

 

역대상 21장과 사무엘하24장을 종합하여 볼 때다윗의 인구계수 사건은 이스라엘의 범죄와 관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이스라엘이 구체적으로 어떤 죄를 범했는지에 대해서 성경에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는 없습니다다만 당시는 다윗 왕의 집권 말기였을 것으로 보는데그렇다면 다윗의 통치 하에 이스라엘은 가장 풍요하고 강력한 나라였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보통 이렇게 풍요하고 아무 걱정이 없으면 영적으로 나태하거나하나님을 떠나 다른 세상의 즐거움과 쾌락을 따르는 경우가 많음을 볼 때하나님께서 진노하실 만한 어떤 죄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었던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들을 향한 징계를 계획하고 있을 때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강대한 나라를 만들고주변의 어떤 대적도 없고주변 열방들이 다윗에게 절하고 조공을 바치고 있었던 그 시기에 그의 마음에 교만한 마음이 들었던 거 같습니다그래서 군대장관 요압을 시켜 전쟁에 나갈 만한 이스라엘 백성의 인구가 얼마나 되는 지 조사하라 시켰던 것입니다물론 하나님께서도 인구계수를 명령하셨던 경우가 있습니다그러나 다윗이 인구계수를 하라고 했었던 것은 자신이 통치하고 있던 나라의 강대함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그 동기에 다윗의 교만이 있었던 것이고그것은 결국 다윗과 이스라엘에 큰 재앙이 임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 23절에는 다윗이 이십 세 이하의 남자는 계수하지 않았고그 이유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사람을 하늘의 별 같이 많게 하리라고 하셨기 때문이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다윗에게 교만한 마음이 있었지만저 내면 깊은 곳에는 여전히 전능하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도 남아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든지 더해 주실 것이라는 것을 믿는 게 믿음입니다지금의 내 형편을 보고 기죽을 필요도 없고다른 사람의 부강함을 보고 부러워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우리는 눈에 보여 지는 외형과 어떤 많은 숫자를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에서 유()를 창조하시며그 작은 자가 천()이 되고 만()이 되게 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눈에 보여 지는 어떤 것에 집중하다 보면 사람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그 외적인 것만 의지합니다여러분은 무엇을 믿고 의지하며 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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