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바뀌었다

마가복음 11:12~18

12 이튿날 그들이 베다니에서 나왔을 때에 예수께서 시장하신지라

13 멀리서 잎사귀 있는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 그 나무에 무엇이 있을까 하여 가셨더니 가서 보신즉 잎사귀 외에 아무 것도 없더라 이는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

14 예수께서 나무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이를 듣더라

15 그들이 예루살렘에 들어가니라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시며

16 아무나 물건을 가지고 성전 안으로 지나다님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17 이에 가르쳐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 하시매

18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듣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꾀하니 이는 무리가 다 그의 교훈을 놀랍게 여기므로 그를 두려워함일러라

이번 한 주간을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기억하며 묵상하는 <고난주간>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한 주간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기 직전 일주일 동안 있었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며 은혜를 나누시겠습니다. 오늘 본문에 있었던 사건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기 위해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한 바로 다음 날인 월요일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유대인들의 종교 절기로 가장 큰 절기인 유월절을 앞둔 시기였기 때문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예루살렘에서 숙소를 얻을 수가 없어서 예루살렘 동쪽으로 3km 정도 거리에 있었던 ‘베다니’에 숙소를 얻었습니다. 다음 날인 월요일 이른 아침에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 성을 향해 출발하던 중이었습니다. 베다니에서 나오시면서 시장하여 한 무화과나무에서 혹 열매가 있을까하여 가까이 가서 확인해 보니 잎만 무성하지 그 나무엔 열매가 없었습니다.

14절을 보시면, “예수께서 나무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이를 듣더라” 열매를 맺어야 할 무화과나무에 잎만 무성하지 열매가 없는 모습을 보시고, 그 나무를 저주하셨던 것입니다. 이 사건은 예수님께서 배가 고프셔서 짜증을 내며 괜히 초인적 능력을 낭비하신 게 아닙니다. 바로 뒤이어 이어지는 사건과 관계가 있었던 겁니다.

15절을 보시면, “그들이 예루살렘에 들어가니라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시며” 이것을 ‘예수님의 성전 청결 사건’이라고 하는데, 하나님 앞에 예배하고, 기도해야 할 성전이 마켓이 되어 버린 겁니다. 당시 제사장과 성전 지기들이 장사꾼들에게 자릿세를 받고 성전에서 제사 제물들을 팔도록 했던 것입니다. 장사꾼들과 결탁한 제사장들은 예배하러 오는 백성들에겐 성전 안에서 파는 물건들을 구입해 제사에 쓰도록 했던 것입니다.

17절을 보시면, “이에 가르쳐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 하시매” 하나님 앞에 예배하고 기도해야 할 성전이 어느 순간부터 종교지도자들과 장사꾼들의 탐욕을 채워주는 강도의 소굴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성전으로서의 본질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제가 세부에 이민교회 개척 사명을 갖고 처음 들어왔을 때, 그때는 이렇다 할 한식집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갔었던 한식집이 ‘한OO’이란 식당이었습니다. 그런데 분명 한식집인데 김치찌개, 된장찌개뿐 아니라 삼겹살 같은 고기류도 있고, 양념치킨 같은 것도 있고, 심지어 중화요리류도 종류별로 다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한식당은 별로 없고,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팔아야겠고… 하다 보니 돈이 되는 거라면 이것저것 다 팔았던 거 같습니다.

지금도 오래된 한식당들은 중식 요리를 비롯해서 고기류 등도 다 팔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의 추세를 보면 여기 세부에 있는 한식당들도 점점 전문화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한식이라고 해도 비슷비슷할 수 있지만, 이것저것 다 하다 보면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거 같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에 한식당에 가서 밥을 먹어보면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 안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태복음 5장 13절에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소금의 본질은 ‘짠맛’입니다. 소금은 음식의 맛을 내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양념입니다. 그런데 소금이 그 짠맛을 잃으면 쓸모가 없으니 밖에 버려져 사람들의 발에 밟힐 뿐이라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본질’을 잃어버리면 쓸모가 없어져,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과거 근현대사의 암울한 시대 속에 있었던 한국교회는 절망 중에 있는 우리 국민들을 위로하는 생명수 같은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한국교회는 많은 사람들과 세상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것도 있겠지만, 상당수의 원인들은 교회가 그 본질을 잃어서 밖에 버려져 밟히는 소금과 같은 신세가 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왜 예루살렘 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렸을까요? 왜 한국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렸을까요? 본질을 상실한 것은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앉으셔야 할 자리에 누군가 탐욕스런 인간이 주인 노릇하고 있는 겁니다. 목사가 교회의 주인 노릇 하고 있거나, 힘 있는 장로가 교회의 주인 노릇하고 있는 겁니다. 소금이 맛을 잃듯이 그런 교회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잃게 되는 겁니다.

우리는 걸어 다니는 교회요 성전인 것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주인 삼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우리 하나님만을 내 인생의 참된 주인이심을 인정하는 삶을 살 때, 믿음의 사람들이 가장 큰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주인이 바뀌면 안 됩니다.

1. 기억해야 할 한 문장
왜 예루살렘 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렸을까요? 왜 한국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렸을까요? 본질을 상실한 것은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앉으셔야 할 자리에 누군가 탐욕스런 인간이 주인 노릇하고 있는 겁니다.

2. 오늘의 묵상
나의 주인됨을 내려놓아야 할 부분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