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29:15~17>
한국의 깨끗하고, 잘 정돈된 사회에서 생활하다가 너무나도 무질서한 필리핀에서 생활하게 되면 이 사회와 문화에 대한 불평이 절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느껴지는 것이 교통질서에 관한 것인데, 세부에는 신호등이 몇 개 없습니다. 그래서 좌회전도, 유턴도 그 자리에 중앙선이 있건 없건 알아서 하면 됩니다. 보행하는 시민들도 횡단보도를 찾아보기가 거의 어렵기 때문에 99%가 알아서 무단횡단 하는 겁니다.
교통체증도 아주 심한데, 차량들뿐만 아니라 웬 오토바이가 그리도 많은지 오토바이들은 작은 틈만 나면 이리저리 사이로 빠져나가고,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 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들입니다. 승용차를 운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 오토바이의 끼어들기 문제로 접촉사고도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가장 조심해야 하는 대상들입니다. 차량들 간의 끼어들기는 너무 심해서 처음 여기 와서 운전을 해야 할 분들은 ‘이런 데서 무서워서 어떻게 운전하나…’하는 걱정들을 하십니다. 교통체증으로 모두 일렬로 길게 늘어서 있는데, 조금의 틈만 나거나 보도블럭 위로 지프니나 택시들이 진입해서 저 앞으로 끼어들기를 하면 얼마나 얄미운지 모릅니다.
‘어떤 분은 무질서 속의 질서가 있다’라고 좋게 얘기하시는데, 저는 ‘저건 무질서 한 거다’라고 단정합니다. 왜 이렇게 무질서 한 지 아십니까? 어떤 법적 권위를 가진 교통경찰과 같은 사람들이 철저하게 단속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필리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그래서 사회적 시스템 전체가 무질서한 겁니다. 불법총기도 쉽게 구하고, 일반인도 쉽게 마약도 구할 수 있고, 모든 관공서 역시 불법이 일반화되어 있는 겁니다. 다행인 건 검사출신이며, ‘징벌자’라는 별명을 가진 두테르테 신임 대통령이 철저하게 불법과 부정과 부패를 뿌리 채 뽑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겁니다.
오늘의 잠언은 “책망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무도 잘못을 잘못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제멋대로 계속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15절을 보시면,
“채찍과 꾸지람이 지혜를 주거늘 임의로 행하게 버려 둔 자식은 어미를 욕되게 하느니라”
오늘 본문은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에 있어서 부모가 자식을 책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우리에게 깨닫게 해 주시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교육운동가인 ‘프란시스 페레’는 모든 권위와 상벌 그리고 체벌까지도 그가 세운 학교에서 없앴습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어떤 권위에 의해 억압 받고, 반인권적으로 취급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유명한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이 페레의 교육 이념인 것입니다. 그의 말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채찍과 꾸지람이 지혜를 주거늘”이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그러니깐 페레의 교육 이념과는 반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페레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반인권적인 억압과 체벌은 결코 옳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인격이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해 나가는데 있어 회초리와 책망은 꼭 필요한 것입니다.
이 구절에서 “…임의로 행하게 버려 둔 자식은 어미를 욕되게 하느니라”고 말씀하시고 있는데, 이것을 영어번역 NIV에서는 “a child left to himself(제멋대로 하도록 내버려 둔 아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마음 상할까봐, 아이 기가 죽을까봐… 그냥 제멋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큰 범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잘못을 책망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면 그 아이의 인생은 망가지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식을 맡겨 주셨는데, 그 자식의 삶이 엉망이 되고 있는데 그대로 내버려 둔 것과 같습니다.
16절을 보시면,
“악인이 많아지면 죄도 많아지나니 의인은 그들의 망함을 보리라”
하셨습니다. 제멋대로 사는 아이는 악인이 될 것이고, 그는 결국 멸망의 자식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17절에서도
“네 자식을 징계하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평안하게 하겠고 또 네 마음에 기쁨을 주리라”
하셨습니다. 징계할 때는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그러나 징계는 필요합니다. 그것을 통해 자식은 건강한 인격체로 자라갈 것이고, 그로 인해 부모의 마음에는 평안과 기쁨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녀를 맡겨 주셨습니다. 남의 자식의 허물을 보고 ‘이렇다 저렇다’ 할 필요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 내게 맡겨주신 자식도 제대로 양육하고 훈계하지 못하고 있는데, 내 자식부터 하나님의 말씀으로 제대로 키워야 하는 겁니다. 내 자식의 허물을 보는 눈이 가려져 있으면, 그 자식은 제멋대로 살게 될 것입니다. 남의 자식이 어떻든 우리는 철저하게 우리에게 맡겨주신 자녀를 말씀으로 훈계하고 양육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