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27:1~5>
올해부터 세부복음화와 선교를 위한 <세부한인교회 연합회>가 조직이 되고, 두 달에 한번 정기모임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막탄한인교회>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세부에서 제일 오래된 교회 어르신 목사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가는 길에 함께 가자’하셨습니다. 오전에 목사님께서 픽업을 와 주셔서, 목사님 차를 타고 이동하며 여러 가지 목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개척을 해서 만 2년이 되었는데, 올해 교회건물 재계약을 앞두고 우리교회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매달마다 어마어마한 재정을 교회 건물 유지비로 지출을 하다 보니깐, ‘이건 아니다’싶었습니다. 요즘 세부에 건축붐이 일어나고 있고, 교회 주변 땅 값은 점점 치솟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마음 속에 ‘이러다 다시 2년 뒤에 우리교회 성도들을 수용할 수 있는 조금 더 큰 상가건물을 임대하려면 정말 더 많은 재정의 출혈이 있어야만 가능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어제 함께 동행하게 되었던 목사님께 ‘이 어려운 지역에서 어떻게 건축하실 수 있으셨냐고…’ 여쭤봤습니다. 그 목사님께서 10년여 전, 처음 건축에 대한 비전을 성도들에게 선포하셨을 때, 구역이 1개 있었고 그 모임에 대여섯명이 모였었다고 합니다. 또 수요기도회에는 10명 안쪽의 성도들이 모일 때였다고 합니다. 또 교회재정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건축비용도 1억 정도 들면 될 줄 알았는데, 땅값을 포함해서 3억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 외 여러 가지 건축에 관한 많은 간증들을 해주셨는데, 그 말씀을 쭉 하시다가, 목사님께서 몇 차례 걸쳐서 하신 말씀이 ‘하나님께서 하셨어요. 하나님의 은혜로 했어요’ 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전도서9:11절(우리말성경) 말씀에 지혜의 왕 솔로몬은
내가 해 아래에서 또 다른 것을 보았는데 발 빠르다고 경주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고, 강하다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아니며, 지혜롭다고 먹을 것이 생기지 않고, 총명하다고 재물이 생기지 않으며, 배웠다고 총애를 받는 것도 아니다…
오늘 이 시편 127편 역시 솔로몬의 시입니다. 1절에 같은 맥락의 말씀을 하는데, 중요한 비밀 하나를 말하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있음이 헛되도다
지혜의 왕 솔로몬이 말하고 있는 그 비밀이란 게 무엇인거 같습니까?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이란 겁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한 겁니다. 돈이 있다고, 능력이 있다고, 환경이 갖춰진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그런 갖춰져야 할 것들이 없다고 해서 안 되는 것도,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핵심은 ‘주께서 세우시면,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면, 하나님께서 세워주시고, 하나님께서 지켜 주시면…’ 역사는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가정을 일으키는 것도, 우리의 가정을 지키는 것도, 우리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주께서 세워주시고, 지켜 주셔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2절 말씀에 보시면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밤늦은 시간까지 수고하는데, 열매가 없는 겁니다. 헛수고 하는 겁니다. ‘여호와께서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신다’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임하는 사람에게 평안도 주시고, 잠도 자게 하시고, 열매도 맺게 하시는 겁니다. 내가 아무리 이리 저리 뛰고 애를 써도 주께서 세워주셔야 되는 겁니다.
또 한 가지, 3절 말씀을 보시면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허락하셔야만, 기업으로 주셔야만 자녀도 잉태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 역시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한 겁니다.
우리가 잘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더 탁월함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가 없으면, 능력이 있어도 실력이 있어도 그의 삶에서 풍성함을 맞볼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갖고 있는 능력이 있다고 자랑하지도, 교만하지도 말고 ‘나는 주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가정과 자녀와 기업과 교회는 주께서 세워주셔야 세워지고, 지켜주셔야 안전할 수 있음’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