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두려워 할 줄 아는 사람”

<출애굽기 19:16~25> 
– 믿음의 기업(58) –

우리가 필리핀에서 살면서 종종 듣는 말이 “필리핀은 되는 일도 없지만, 안 되는 일도 없다”라는 말입니다. 비즈니스를 하는데 여러 가지 행정적인 복잡한 절차들이 있고, 여러 허가 문제가 쉽지 않은 겁니다. 합법적으로 진행해도 안 되기도 하고, 반면에 불법적으로 하는데 허가가 되기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을 정확히 말하자면 ‘돈 가지고 안 되는 일은 없다’는 말입니다. 그 만큼 필리핀의 정부와 관료들, 사회 속에 부정과 부패가 가득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난 6월30일 ‘필리핀의 징벌자’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가 필리핀의 대통령으로 취임했습니다. 22년간 다바오시장을 연임하면서 다바오를 아시아에서 3번째로 가장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었고, 대통령선고 공약 중에 “6개월 내에 부패를 뿌리 뽑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필리핀 내에서 마약, 도박, 관료들의 부정과 부패를 뿌리 뽑겠다는 두테르테의 의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889명이 숨졌고, 마약사범 5000명을 체포했습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많은 마약복용자들이 사살되기 전에 자수를 하고 있고, 지금까지 자수자는 12만 명에 이르러 마닐라교도소는 범죄자들을 최대 8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데, 현재 4000명이 수용되어 있어 수감자들이 계단에서 잠을 자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더 이상 범죄자들을 수용할 공간이 없다’고 보고가 올라갔더니 ‘그럼 더 지어’라고 했답니다. 새 대통령에 대한 여러 우려와 평가가 엇갈리지만, 현재 국민들 중 91%는 그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참 간사해서 누군가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자기 고집을 꺽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말을 안 듣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합니다. 존경하거나 두려워하는 대상에게는 깍듯하게 순종하는 겁니다.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분을 향한 우리의 태도가 달라지게 되어있는 겁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못하는 것은 그 분을 경외(fear : 두려워하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하나님에 대한 ‘경외함’인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내용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간의 언약을 맺는 장면입니다. 이 언약을 맺기 전 백성들은 이틀 동안 ‘성결(consecrate)’하기를 힘썼습니다.

그리고 삼일 째 되던 날 16절을 보시면,
“셋째 날 아침에 우레와 번개와 빽빽한 구름이 산 위에 있고 나팔 소리가 매우 크게 들리니 진중에 있는 모든 백성이 다 떨더라”

또 다른 현상들도 있었는데 18절, 19절입니다.
“시내 산에 연기가 자욱하니 여호와께서 불 가운데서 거기 강림하심이라 그 연기가 옹기 가마 연기 같이 떠오르고 온 산이 크게 진동하며, 나팔 소리가 점점 커질 때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진을 친 시내 광야에 높이 솟아 올라있는 시내산 위에는 빽빽한 구름이 둘러싸여 있고, 큰 우레 소리와 번개가 내리쳤고, 동시에 하늘로부터 커다란 나팔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나팔소리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빽빽한 구름과 연기 한 가운데는 특별한 불이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호렙산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모세를 만나주셨던 것처럼, 이제 좀 더 스케일이 커진 상태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만나시는 장면입니다.

생각만 해봐도 얼마나 이 얼마나 웅장한 장면입니까? 그러니 16절에서 “진중에 있는 모든 백성이 다 떨더라”라고 되어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하나님께서 모세와 말씀하시는 겁니다. 하지만, 백성들은 그 산에 오르지 못하도록 경계를 만들어 놨습니다. 오직 모세와 아론만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꼭 이런 상태로만 우리를 만나주시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그런 상황들과 장치들이 필요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간사해서 자신보다 더 강한 존재, 자신이 범접할 수 없는 존재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만만하다고 생각하면 결코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목소리라도 좀 굵은 사람의 말은 신뢰하고 잘 들으려고 하는데, 조선시대 궁궐의 내시처럼 가벼운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말하면 일단은 ‘저 사람 목소리가 왜 저러냐?’부터 시작해서 신뢰하지도 않고 잘 듣지도 않는 겁니다. 이게 사람인 겁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처음으로 하나님과 만나는 장면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기 때문에 세상의 우상들과 같이 어떤 형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육신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신이 아니신 것입니다. 아직 믿음의 눈을 갖고 있지 않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시내산에서의 이런 웅장한 현상조차 없었으면 그들은 하나님과의 만남을 믿지도, 이해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통해 그들은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시며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분이심을 깨닫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제대로 섬길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는 사람은 언제나 자기중심으로, 자기 마음대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의 삶은 하나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언제나 삶의 그 기준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인가? 아닌가? 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오늘 하루 그리고 우리의 인생은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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