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正義)로 인생을 건축하라”

[이야기 ‘샘’] 

김제환목사(세부광명교회)

 

근현대사에 있어 ‘세계의 독재자들’이라고 하면,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 독재가 먼저 떠오르고, 리비아를 42년간 전제 권력을 휘둘렀던 무아마르 카다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역시 25년간(1979~2003년) 독재정치를 했고,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 역시 1922년부터 21년간 파시스트당 당수와 총리로 재직하며 독재체제를 유지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필리핀 역시 독재자가 있었습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E. E. Marcos, 1917~1989)는 1965년 대통령이 된 뒤 1972년 계엄령을 공포하여 정당 활동을 금지시키고, 모든 정적과 언론인들을 투옥하고 21년간의 독재체제를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필리핀’하면 한국 사람들은 ‘가난한 나라’ 이렇게 생각하시지만, 필리핀은 한 때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습니다. 물론 근현대에 들어 일본이 가장 강한 나라가 되고 필리핀은 두 번째로 잘 사는 나라였습니다. 1966년에 필리핀의 GDP(국내총생산)는 세계 19위였습니다. 그 때 5만 명을 파병 했던 대한민국이 <월남 참전 7개국 협의회>를 개최하려고 했는데, 당시 필리핀 마르코스 대통령이 반대하는 바람에 1만 명밖에 파송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아시아의 강대국인 필리핀에서 그 협의회가 개최 되었습니다. 회의시간에도 주체국 의장인 마르코스는 우리나라의 박정희 대통령을 무시하거나 발언시간도 짧게 주는 수모를 주기도 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도 당신들만큼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두 번 다시 필리핀에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랬던 필리핀은 왜 지금은 이렇게 가난한 나라가 되어버렸을까요? 그는 1965년부터 1986년까지 21년간 독재하며 온갖 부정과 부패를 저질렀고, 가족과 측근들이 모든 권력을 독점했습니다. 그리고 필리핀의 국민소득은 대한민국과는 열배 정도 차이가 나는 가난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아시아에 또 다른 독재자도 있었습니다. ‘리콴유(Lee Kuan Yew, 1923~2015)’ 싱가포르 前총리입니다. 싱가포르는 1959년부터 현재까지 리콴유가 이끌었던 보수주의 정당인 <인민행동당 : People’s Action Party, PAP>이 여당으로 강력한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리콴유는 1965년 독립과 동시에 초대 총리가 되어 1990년까지 장기 집권을 하게 됩니다. 집권당인 인민행동당은 다민족•다종교 사회인 싱가포르의 국익을 이유로 서양의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을 반대하기 때문에, 수많은 무거운 벌금 체계가 존재하고, 태형 및 사형도 실행합니다.

거리에 담배, 껌, 쓰레기 버리거나, 지하철에서 어린이가 장난을 치거나, 음식을 먹으면 벌금 S$500(약 40만원), 쓰레기를 버리면 초범 S$1,000 재범자는 공공장소 청소와 함께 S$2,000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공공장소에서 담배 피거나, 침 뱉거나, 화장실 물 안 내리면 S$1,000입니다. 그리고 악취로 유명한 열대 과일인 두리안을 들고 대중교통에 탑승했을 경우도 S$500입니다. 이 외에도 어마어마한 벌금체계가 싱가포르에는 존재합니다.

싱가포르는 서울의 면적보다 약간 큰 도시국가로, 서울 인구의 절반인 520만 명이 국민의 전부입니다. 1965년 영국과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 작은 섬, 작은 도시국가에 불과하던 싱가포르를 세계적인 금융 허브의 도시, 청결 도시로 변모시킨 인물이 바로 리콴유 前총리입니다.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은 5만불이고, 2010년 경제 성장률은 15%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1965년 필리핀에서 마르코스 장기집권이후 그 때부터 필리핀은 부정과 부패가 가득했고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했던 나라가 몰락해 갔고, 같은 해 싱가포르에서는 정직하고 걸출한 인물 리콴유가 집권하며 싱가포르를 아시아 최고의 나라로 만들었던 겁니다. 같은 독재라도 그가 어떤 인물이냐에 따라 역사가 달라지는 겁니다.

성경에서 “의인이 많아지면 백성이 즐거워하고 악인이 권세를 잡으면 백성이 탄식하느니라(잠언29:2)”고 하셨습니다. 정의(正義)로 인생을 건축해야 복된 인생이 될 수 있습니다.

Add a Comment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