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망(Be ambitious)”

[이야기 ‘샘’] 

김제환목사(세부광명교회)

 

그리스의 알렉산더 대왕은 아버지 필리포스2세가 암살당하면서 20세 약관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습니다. 당시 그리스는 여러 도시국가들이 하나의 동맹을 맺고 있었는데, 알렉산더의 아버지 필리포스2세가 마케도니아의 왕으로써 그 동맹의 의장이었었고, 그 도시국가들의 동맹군 사령관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필리포스의 암살 소식과 함께 20세 밖에 안 된 알렉산더가 마케도니아의 왕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그리스 도시국가 중의 하나인 ‘테베’가 “마케도니아에 어린 아이가 올랐으니 혼란스러울 것이라 판단”하고 반란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 소식을 듣고 알렉산더는 직접 군사를 이끌고 반란군을 진압해 버리고, 반란을 일으킨 테베를 소멸시켜 버렸습니다.

그 이후 알렉산더는 정복전쟁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기 시작해서, 오랫동안 그리스 영토를 침입했던 페르시아 제국 전체를 정복해 버리고, 그것도 모자라 남쪽으로는 이집트를 정복했고, 동쪽으로는 인더스 강, 갠지스 강 앞까지 정복해서 정복전쟁 10년 만에 그리스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한 헬라 대제국의 황제가 되었습니다. 이 때 그의 나이가 32세에 불과했습니다. 아직 젊고 어린 알렉산더는 대단한 야망가 였던 겁니다.

스파르타 사람 아미스(Damis)는 “만약 그가 신이 되고 싶다면, 우리는 그저 신이라고 불러주는 수밖에.”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은 알렉산더가 20세 때 도시 국가들의 반란을 잠재우고, 그들에게 자신을 신으로 대접하라는 명령문을 내린 이후에 한 말이라고 합니다. 그의 야망은 신으로 불리고 싶은 정도였던 겁니다.

어리다 할 수 있는 알렉산더의 이 야망과 욕심은 끝이 없었습니다. 10년간의 쉼 없는 정복전쟁에 군사들은 모두 지쳐있었습니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오늘 날의 파키스탄 지역을 공략한 뒤 인더스 강을 건너 동쪽 대륙의 끝인 인도까지 정복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참 허황된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알렉산더는 동쪽 대륙의 끝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을 남기고 오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계획은 지친 병사들의 반대에 부딪치게 되고, 알렉산더도 하는 수 없이 인도 원정을 접고 되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알렉산더는 하루 반나절 내내 폭음을 하게 되는데, 그 후 갑작스럽게 고열에 시달리다가 열흘 만에 죽게 됩니다. 그 때 그의 나이 32세였고, 마땅한 후계자가 없었던 헬라제국은 여러 개의 국가로 분열되게 됩니다. 탁월한 야망가 알렉산더의 끝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납니다. 역사는 잘못된 야망이란 것이 얼마나 허무하고, 얼마나 비극적인 결말을 얻게 되는 지 헬라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를 통해 우리에게 교훈하고 있습니다.

현 일본의 훗가이도 대학의 전신인 ‘삿포로 농업학교’에 미국인 강사로 초빙된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William Smith Clark, 1826~1886)’라는 분이 있습니다. 일본은 당시 근대화라는 역사적 과업이 추진되고 있었기 때문에 윌리엄 클라크를 초빙해 학생들에게 자연과학과 영어를 가르쳐주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윌리엄은 전공인 자연과학보다는 기독교 사상을 보급하는 선교적 사역에 더 진력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삿보로농업학교 교장으로 취임하면서 이 학교의 교훈을 ‘Boys be ambitious(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고 했습니다. 당시 일본의 청소년들은 윌리엄 클라크의 이 교훈에 깊은 감동을 받아, 일본 전국의 청소년들이 이 경구에 깊이 심취했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사실 이 분의 이 명언만 알고 있는데, 사실은 그 뒤에 다른 말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돈을 위해서도 말고 이기적인 성취를 위해서도 말고, 사람들이 명성이라 부르는 덧없는 것을 위해서도 말고 단지 인간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얻기 위해서.

(Boys, be ambitious! Be ambitious not for money or for selfish aggrandizement, not for that evanescent thing which men call fame. Be ambitious for the attainment of all that a man ought to be.)”

클라크가 말한 야망과 알렉산더의 야망은 다른 성질의 것이었던 겁니다. 성경도 큰 꿈과 야망을 가질 것을 말씀하시고 있지만, 그것이 단지 권력이나 재력과 같은 것은 아닙니다. 야망 자체는 좋은 것이지만, 그 야망이 변질 될 때 그것은 알렉산더와 같은 비극으로 마쳐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윌리엄 크라크가 교장으로 있었던 이 학교 학생 중에 ‘우치무라 간조(1861~1930)’라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 학교를 다니는 중에 예수님을 영접하게 됩니다. 잘 모르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이 분은 후에 일본 기독교 역사 속에 가장 위대한 기독교 사상가요, 전도자로 평가받는 분이 됩니다. 이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 돈으로 침대는 살 수 있어도 잠은 살 수 없다.

– 음식은 살 수 있지만 식욕은 살 수 없다.

– 아름다운 옷은 살 수 있지만 아름다움은 살 수 없다

– 집은 살 수 있어도 가정은 살 수 없다

– 약은 살 수 있어도 건강은 살 수 없다

– 쾌락은 살 수 있어도 평안을 살 수 없다

– 사치품은 살 수 있어도 문화는 살 수 없다

– 십자가는 살 수 있어도 구세주는 살 수 없다

– 교회건물은 살 수 있지만 천국은 살 수 없다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이 어린아이들부터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돈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돈 보다 더 귀한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내 뜻과 꿈과 야망이 모두 옳고 바른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더 귀하고 아름다운 것일 수 있고, 더 중요한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가진 꿈과 야망은 과연 어떤 것입니까? 나는 왜 그런 야망을 갖고 살고 있나요? 나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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