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3:1~7>
제가 필리핀 세부에 한인교회 개척에 대한 부르심을 받고, 2012년 9월 말에 한 번도 와 본적도 없고, 연고도 없는 이곳에 와서 1주일간 도시를 정탐하고 땅 밟기를 했었습니다. 처음 필리핀 세부에 간다고 했을 때 어떤 분들은 ‘목사님 세부로 가시니 좋으시겠어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분들에게는 세부는 휴양지 이미지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저도 세부라고 하면 집 앞에 파란 바다와 화이트 비치가 펼쳐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제 생각하고 좀 달랐습니다. 도로는 사람과 오토바이와 차들이 막 섞여 지나가는 무질서 그 자체였고, 여기 저기 큰 총으로 무장한 가드들이 상가마다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길을 걷는데 제 아내는 조금 긴장했는지 제 손을 너무 꽉 잡았습니다. 처음 세부에 정탐을 왔을 때 바다는 구경도 못 했습니다.
오후에 숙소인 호텔로 돌아와 기도하는데 우리 부부가 갖고 있었던 휴양지 세부의 상황하고 많이 다른 겁니다. 맘 속에 ‘과연 내가 여기에 한인교회를 개척해서 제대로 사역이나 할 수 있을까?’하는 염려가 몰려왔습니다. 물가도 생각보다 비쌌고, 집 랜트비며, 교회 건물 랜트비며, 아이들 학교 문제며, 언어문제며… 걱정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 때 그 숙소에서 저에게 주셨던 하나님의 말씀과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제가 노트해 놨었는데 그 내용을 그대로 말씀드리자면
– 믿음의 말을 하라(요11:39~44)
– 사망을 당한 자에게 선포하라.
– 상황이 안 좋을수록 은혜가 크다.
– 부족할수록 하나님이 채워주신다.
– 작은 자를 통한 하나님의 꿈(사60:22).
– 도시를 위해 3년을 기도하라(왕상18:1,2,41~43).
– 영적 흐름을 바꿔라!
– 하나님은 스마트한 사람이 아니라 재앙을 끝낼 기도자를 찾고 계신다!
– 나는 양을 사랑할 목자를 찾고 있다(요21:1절 이하).
여기에 여러 성경구절이 포함되어 있었고, 저는 그 때부터 이 말씀을 붙들었던 겁니다. 제 눈에 보여 지는 상황들은 막막함 그 자체였지만, 그 말씀 때문에 저는 그 다음 해에 이곳에 다시 돌아와 주님의 뜻과 섭리 속에 한인교회 개척사역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돌아보니 점점 그 말씀대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왔었던 6년 전에 비해 지금 세부는 영적흐름이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이 땅은 저와 우리 성도들에게 영적인 축복의 땅, 언약의 땅 가나안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 동편에서 이제 가나안 정복전쟁을 시작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들 앞에는 요단강이 넘실대고 있습니다. 모든 백성들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 요단강을 먼저 건너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60만 명(200~300만 명)이나 되는 큰 인원이 배를 타고 그 강을 건넌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많은 배를 당장에 준비하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배를 타고 건너가다가 건너편 가나안 사람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3절을 보시면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너희는 레위 사람 제사장들이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언약궤 메는 것을 보거든 너희가 있는 곳을 떠나 그 뒤를 따르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요단강을 건너는 특별작전을 알려주시는 장면입니다. 제사장들이 여호와의 언약궤를 메고 약 900m 앞에서 먼저 요단강을 향해 들어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백성들은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제사장들이 요단강에 들어가면 그 뒤를 따라 함께 그 강을 건너가라는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작전을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5절을 보시면,
“여호수아가 또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자신을 성결하게 하라 여호와께서 내일 너희 가운데에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리라”
그런데 이 특별작전은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명령이었지만, 이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기이한 일들을 행하실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결과를 알고 있듯이 여호와의 제사장들이 요단강에 언약궤를 메고 들어가 발목이 물에 잠기자 흐르던 요단강이 저 멀리에서 끊어지고 한 곳에 쌓여 서게 되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13,16절).
오늘 본문에는 유독 ‘여호와의 언약궤’라는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3, 6(2회), 8, 11, 13, 14, 15, 17절까지 무려 아홉 차례에 걸쳐 이 단어가 반복됩니다. 여호와의 언약궤 안에는 십계명과 하늘의 양식인 만나 항아리가 들어있습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것이 여호와의 언약궤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께서 이런 전략을 주셨을까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을 정복할 수 있는 방법은 강력한 군사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만 따라갈 때 그들이 그 땅을 정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가십시오. 하나님의 말씀을 앞세우십시오. 순간순간 말씀의 인도를 받으십시오. 그것이 우리가 올 해 내 앞에 있는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을 정복해 나갈 특별 전략인 것입니다. 우리가 신년에 이렇게 특별기도회를 진행하는 이유도 다른 게 아닙니다. 새해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도를 받기 위함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앞세우고 나가는 이들마다 승리의 한 해가 되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