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선택을 믿어라”

[이야기 ‘샘’] 

김제환목사(세부광명교회) 

 

CBS라디오에서 소개된 적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그 길이 과연 나의 길인지, 그 직업이 내 적성에 맞는 일인지…’ 어떤 결정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성장한 20대 초반의 한 사회 초년생에게도 그 결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청년에게는 독특한 습관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자신이 무엇인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 동전을 던져 선택하는 거였습니다.

이 청년에게도 파리의 ‘적십자 사’에 들어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길 하나는 패션 디자이너 밑에 들어가 견습생으로 심부름하면서 일을 배울 것인지가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청년은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디자이너 가게에 견습생으로 가고, 뒷면이 나오면 적십자사로 가자’라고 생각하고 동전을 던졌습니다.

결과는 동전의 앞면이 나와 디자이너의 심부름꾼으로 패션계에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이듬해인 1946년에는 당시 주목받던 최고의 디자이너였던 ‘크리스천 디오르(Christian Dior, 1905~1957)’ 밑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그는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크리스천 디오르가 어느 날 갑자기 죽자 이 청년을 눈여겨 지켜봤던 후원사 섬유 회사 사장이 이 청년을 후계자로 지목했던 것입니다. 크리스천 디오르가 짧은 시간에 쌓아온 세계적인 명성과 업적으로 인해 그 회사에 남아 있으면 부와 명예 등 장래가 보장될 것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청년은 독립해서 자신의 이름을 건 가게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동전 던지기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동전 던지기를 통해 ‘창업’쪽으로 결정했습니다. 어쩌면 당시 사람들이 보기에 바보 같은 결정처럼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이 사람이 누구냐 하면 세계 패션사에서 반세기 동안 혁명을 주도한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 1922~)’입니다. 좁은 다락방을 월세 내 독립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주목받는 디자이너가 되었고, 패션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상품을 60년대부터 전 세계적인 판매망을 갖춘 최초의 브랜드를 만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한 때 프랑스 개인 소득세 납부자 1위에 오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인물입니다.

세계적인 성공을 이룬 그에게 한 기자가 찾아와 “정말 운이 좋으시네요. 동전 던지기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으니깐요.”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피에르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동전 던지기가 좋은 선택을 하게 한 게 아닙니다. 어떤 선택이든 일단 결정한 후에는 믿음을 갖고 밀고 나갔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430년의 노예생활을 청산하고 출애굽(Exodus)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출애굽 이후 그 선택을 후회하고, 하나님 앞에서 수도 없이 불평과 원망과 불신앙적이며, 비관적인 태도를 가졌습니다. 결국 그들 이스라엘의 출애굽 1세대들은 40년간 광야에서 고생만 하다가 약속과 축복의 땅 가나안 땅은 밟아보지도 못하고 모두 광야에서 죽었던 것입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며, 세계 최고 부자 순위에 언제나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워렌 버핏(Warren E. Buffett. 1930~)’이 말하는 투자의 원칙이 있습니다. “모두가 노리는 종목에 투자하면 아주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라는 겁니다. 오를 대로 오른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 만큼 큰 대가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즉, 어리석은 투자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욕심을 부릴 때 신중하라.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 부려라.” 그래서 그는 어떤 종목에 사람들이 꺼려할 때 욕심 부리고, 다른 사람들이 잔뜩 몰려 욕심 부릴 때는 오히려 더 신중해진다는 겁니다. 똑같은 눈을 갖고 같은 것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 사람은 그 이상의 것, 그 너머의 것을 미리 보고 있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사람들, 비관적인 사람들은 지금의 상황 속에서 늘 낙심하고 절망합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견해들만 내 놓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들은 같은 장면을 보고 있으면서도 거기서 또 다른 소망과 기회와 축복을 찾아내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세부에서 여러 가지 부정적인 상황들과 환경들 속에 상심하고 하루 빨리 이 땅을 벗어나고 싶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들은 이 땅이 축복의 가나안 땅으로 보일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항상 믿음으로 생각하고, 믿음으로 말하고, 믿음으로 행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내 눈 앞에 보이는 상황이 아무리 부정적인 상황이고,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불안하고 염려케 할 만하다 할지라도 거기에 또 다른 기회와 축복이 숨겨 있을지 모르는 것입니다.

1508년 천재미술가 ‘미켈란젤로(Michelangelo, 1475~1564)’는 시스티나성당의 천장화를 맡게 됩니다.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천장 밑에 세운 작업대에 앉아 고개를 뒤로 젖힌 채 목과 허리가 부러질 거 같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천장에 물감을 칠하며 그림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이로 인해 목과 눈에 이상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내고 혼자서 4년 만에 이 천장화를 완성하는데, 이것이 『천지창조』라는 대작인 것입니다.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위험한 일은 목표를 너무 높게 잡고 거기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너무 낮게 잡고 거기에 도달하는 것이다.”

여러분, 이 세부 땅에서 여러분이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힐 것입니다. 학생들은 학교 다니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 성도들은 언어적인 한계, 필리핀 고유의 문화적인 한계, 여러 가지 행정적인 한계들, 인간관계의 한계와 기업 경영의 여러 가지 한계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한계들로 인해서 종종 낙심도 되고, 그냥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 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선택을 믿으십시오. 여러분이 갖고 있는 꿈과 비전, 소망과 계획이 너무 큰 게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목표를 너무 낮게 잡고 거기에 도달해 스스로 위안 삼는 게 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무엇을 선택했든, 여러분이 어떤 꿈과 비전을 향해 나아가든 거기에 믿음을 가지십시오. 때로는 미켈란젤로처럼 목과 허리가 끊어질 거 같은 고통이 따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끝에 여러분의 인생은 대작(大作)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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