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따(?) 가 이기는 이유

시편 129:1~8

1 이스라엘은 이제 말하기를 그들이 내가 어릴 때부터 여러 번 나를 괴롭혔도다

2 그들이 내가 어릴 때부터 여러 번 나를 괴롭혔으나 나를 이기지 못하였도다

3 밭 가는 자들이 내 등을 갈아 그 고랑을 길게 지었도다

4 여호와께서는 의로우사 악인들의 줄을 끊으셨도다

5 무릇 시온을 미워하는 자들은 수치를 당하여 물러갈지어다

6 그들은 지붕의 풀과 같을지어다 그것은 자라기 전에 마르는 것이라

7 이런 것은 베는 자의 손과 묶는 자의 품에 차지 아니하나니

8 지나가는 자들도 여호와의 복이 너희에게 있을지어다 하거나 우리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너희에게 축복한다 하지 아니하느니라

비속어 중에 ‘찐따’라는 말이 있는데, 저도 써 본 적이 없고, 제 주변에서도 쓰는 사람을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신앙인들이 쓰기에 적절치 않기도 하고, 그 뜻도 그리 좋은 뜻은 아닌 듯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가끔 쓰는지 모르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이 표현은 ‘찌질한 사람’, ‘어수룩한 사람’,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 ‘찌질한 왕따’ 이런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공부보다는 싸움 잘하고, 재밌고, 잘 놀고, 운동도 잘하는 친구들이 인기가 좋습니다. 보통 이런 얘들을 요즘 말로는 ‘인싸(insider : 핵심 인물)’라고 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들은 ‘아싸(outsider : 비주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릴 때는 친구가 없는 게 힘들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게 외롭고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생을 살아보니깐, 어린 시절의 ‘인싸’든, ‘아싸’든 또는 ‘찐따’든… 그거 별거 없습니다. 그러니깐 그 시절에 괜히 그런 거 때문에 힘들어할 필요 없었던 거 같습니다. 인생은 생각보다 더 길고, 10대 때 싸움을 잘하고, 인기 있었던 게 나이 들어서는 그 사람의 인생에 뭐 대단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가 ‘마운티 휘트니 고등학교’에서 ‘졸업 축사’를 했었는데, 거기서 빌 게이츠는 <인생 충고 10가지>를 말했습니다. 그중에 몇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1. 인생이란 원래 공평하지 못하다. 그런 현실에 대하여 불평할 생각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2. 대학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연봉 4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말라.

#3. 햄버거 가게에서 일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마라. 너희 할아버지는 그 일을 기회라고 생각하였다.

#4. 공부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한테 잘 보여라. 사회 나온 다음에는 아마 그 바보 밑에서 일하게 될지도 모른다.

비속어 표현처럼 10대 시절에 ‘찐따’였던 사람이 영원한 찐따는 아닙니다. 실제로 5년, 10년 만에 그 상황은 완전히 뒤집어 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을 수도 있고, 남들과 비교해서 힘들고 어려운 상황들이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당장 눈에 보여지는 상황들과 문제들만 보면 미래에 대한 소망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분을 신뢰하는 사람들의 인생에는 놀라운 반전이 준비되어 있음을 믿으십시오.

시편 129편 1절을 보시면,
“이스라엘은 이제 말하기를 그들이 내가 어릴 때부터 여러 번 나를 괴롭혔도다”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는 시제가 붙어 있는 본 시편은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백성들 중의 누군가가 유다와 예루살렘에 살면서 기록한 시편이라고 합니다. 그들이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해서 조국 땅에서 살아가고 있었으나, 여전히 대적들의 방해와 공격으로 고통받고 있었을 때,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이 시로서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은 ‘그들이 내가 어릴 때부터 여러 번 나를 괴롭혔도다’ 라고 말하면서, 마치 어린 시절 동네의 불량배들에게 괴롭힘 당하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자신들의 모습을 비유하고 있습니다. 10대 시절에 학교 불량배들에게는 말과 상식이라는 게 통하겠습니까? 오죽하면 ‘중2병’이란 말이 있겠습니까? 심지어 교회 사역자들 사이에서도 ‘중2는 외계인’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성과 상식 밖의 아이들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2절, 3절을 보시면,
“그들이 내가 어릴 때부터 여러 번 나를 괴롭혔으나 나를 이기지 못하였도다. 밭 가는 자들이 내 등을 갈아 그 고랑을 길게 지었도다”

어릴 때 괴롭힘 받을 때의 고통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3절의 표현처럼 마치 등에 밭을 갈아 고랑을 만들 듯 큰 고통과 아픔이 있었지만, 2절 하반절에서 “나를 이기지 못하였도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4절과 5절을 보시면,
“여호와께서는 의로우사 악인들의 줄을 끊으셨도다. 무릇 시온을 미워하는 자들은 수치를 당하여 물러갈지어다”

공의로우신 하나님께서는 다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어릴 때, 아무 보호자도 없으니 불한당 같은 아이들한테 괴롭힘을 당했었는데, 이제 하나님께서 그 악인들의 줄을 끊으시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을 괴롭힌 그들에게 수치를 안겨주신다는 것입니다. 꼴찌의 반란이고, 찐따의 대역전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 찐따인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도 찐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의뢰하는 사람에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지금은 어떤 문제들과 상황들과 때론 사람들로 인해 여러분이 고통받고, 어려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문제들이, 그 사람들이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는 나를 결코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내가 과거 찐따였을지 모르나, 결코 나를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 도리어 이 부족한 자가, 이 연약한 자가, 이 실패했던 자가 하나님의 도움으로 다시 재기하고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한 문장: 지금은 어떤 문제들과 상황들과 때론 사람들로 인해 여러분이 고통받고, 어려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문제들이, 그 사람들이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는 나를 결코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의 묵상: 하나님께서 장차 내게 행하실 일들을 믿음으로 소망하며 바라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