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18:8~20>
제가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하던 1987년 즈음에 대졸 초임 월급이 40만원이 못 되고, 고졸 초임은 20만원 내외를 받던 때였으니깐 우리나라가 아주 가난했던 시기였습니다. 지금 필리핀 직장인들이 우리 돈으로 보통 20~30만원을 받고 있으니깐,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지금의 필리핀 사람들 정도 되었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가난했지만 그 즈음부터 한국교회는 놀라운 부흥의 역사를 써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여기 저기 신학교들이 많이 생겨났고, 제가 신학대학원에 입학할 때 경쟁률이 몇 대 몇이 될 정도로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교단이 한국에서 가장 크다 보니 그 때 신대원 1학년 입학생이 무려 1천명이나 되었습니다. 그 분들이 신대원 3년, 강도사 1년 그렇게 4년 뒤에는 모두 목사가 될 예비생들이었던 겁니다. 그러면 우리 교단만 한 해에 1천명의 목사를 배출했다는 얘깁니다.
교회마다 믿음이 뜨겁다고 하는 청년들은 모두 신학교로 갔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젊은이가 많았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풀타임으로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는 목회자의 삶에는 포기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별히 재정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모든 욕심을 내려놔야 할 것입니다. 이게 아주 중요합니다. 그것을 내려놓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목회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래전부터 내 이름으로 된 집이나, 땅이나… 그런 소유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고 삽니다. 어떻게 보면 참 노후에 대해서도 대책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호와께서 나의 영원한 기업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8절 말씀을 보시면,
“여호와께서 또 아론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내 거제물 곧 이스라엘 자손이 거룩하게 한 모든 헌물을 네가 주관하게 하고 네가 기름 부음을 받았음으로 말미암아 그것을 너와 네 아들들에게 영구한 몫의 음식으로 주노라”
하나님께서 민수기 18장 8절에서 20절을 통해서 제사장의 생계를 위한 특별한 규정을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8절에서 보시는 것처럼, 제사장 가문인 아론과 그의 후손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친 제물들 중에서 그들의 먹을 것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11절에서는 제사법 중에 ‘거제물과 요제물’이란 것은 제사장의 몫으로 주어졌습니다. 거제물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 바치려고 하늘 높이 올렸다가 내려서 제사장이 그것을 받는 방식의 제사이고, 요제라는 것 역시 하늘로 높이 들어 흔들거나 해서 다시 제사장의 손에 놓는 방식의 제사입니다.
(11절) 곧 이스라엘 자손이 드리는 거제물과…
(12절) 그들이 여호와께 드리는 첫 소산…
(13절) 그들이 여호와께 드리는 그 땅의 처음 익은…
(14절) 이스라엘 중에서 특별히 드린 모든 것은…
(15절) 여호와께 드리는 모든 생물의 처음 나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가져와 제물을 드리는 데, 그렇게 올려 드렸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그 순간 그 백성의 제사와 마음을 받으신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내려서 제사장에게 주는 방법의 제사에서 얻게 되는 고기 혹은 곡식 등은 제사장의 몫으로 주어지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깐 백성들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제사장들의 생계를 책임지게 하지 않았고, 아예 제사 규정을 그렇게 만들어 하나님께서 백성들로부터 받으신 제물을 제사장에게 주시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을 19절에서는 ‘영원한 소금 언약이니라’고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소금의 맛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변하지 않는 규범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시는 이유가 있습니다.
20절을 보시면,
“여호와께서 또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땅에 기업도 없겠고 그들 중에 아무 분깃도 없을 것이나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네 분깃이요 네 기업이니라”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은 젓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땅을 기업으로 받게 됩니다. 하지만, 제사장 가문인 아론의 집은 땅도 어떤 분깃도 받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네 분깃이요 네 기업이니라” 즉, 하나님께서 그들의 영원한 기업이시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당시 제사장의 규례로서 이스라엘 백성들 즉 오늘 날의 교회는 목회자가 전적으로 교회의 사역에 헌신하며 살 수 있도록 그들의 생활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베드로전서 2:9절에서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라고 말씀하시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비록 이 세상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벌지만 제사장적인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것을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제사장이 단 한 평의 땅도 소유하고 있지 않았지만(우리 성도들이 땅을 소유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나님을 영원한 기업으로 삼고, 이 세상의 물질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시는 것으로 살았던 것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나의 영원하신 기업이 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기업으로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땅이 아닌 천국을 기업으로 주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