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밤에 부르는 노래

시편 134:1~3

1 보라 밤에 여호와의 성전에 서 있는 여호와의 모든 종들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2 성소를 향하여 너희 손을 들고 여호와를 송축하라

3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서 시온에서 네게 복을 주실지어다

[시편 134편]은 시편 120편부터 이어졌던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의 마지막 시편입니다. 순례자들은 해발 800미터 고지에 있었던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올라가며 이와 같은 노래와 찬양을 불렀던 것입니다.

먼저, 시편 134편 1절을 보시면,
“보라 밤에 여호와의 성전에 서 있는 여호와의 모든 종들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제사장을 비롯한 레위인들은 하나님의 성전의 일을 담당했는데, 성전을 관리하고 청소하는 이들, 문을 지키는 문지기들, 제사를 돕는 사람들, 제사를 집례하는 제사장들 그리고 찬양하는 레위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본 시는 레위인 찬양대가 밤에 여호와를 찬양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성경학자들은 “본 시는 성전을 지키는 자들이 밤이 맞도록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찬송할 것을 선포하는 ‘찬양시(psalm of praise)’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역대상 9장 33절을 보시면,
“또 찬송하는 자가 있으니 곧 레위 우두머리라 그들은 골방에 거주하면서 주야로 자기 직분에 전념하므로 다른 일은 하지 아니하였더라”

그러니깐 레위인 찬양대장은 성전의 골방에서 거주하면서 주야로 오직 찬양을 연구하고, 작사 작곡하고, 그렇게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을 전담했습니다. 그래서 성경학자들은 이 찬양시가 레위인들이 밤에 부르는 찬양이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시의 ‘중의적(重義的) 의미’가 있음도 배제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성경에서 ‘밤’이란 것을 ‘인생의 깊은 시련과 고난 또는 죄악된 삶’을 의미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1절에서 ‘보라 밤에 여호와의 성전에 서 있는 여호와의 모든 종들아’는 말씀을 굳이 레위인들에게만 국한하지 말고, 고난과 시련과 같은 인생의 밤을 만난 성도들을 포함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인생의 밤을 만난 성도들이 부르는 노래(찬양)은 깊이와 울림이 다릅니다. 우리 교회 특별 기도회 때는 소그룹 모임인 ‘목장(구역)’별로 하루씩 돌아가면서 찬양을 인도하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에도 찬양팀들이 몇 개 있는데, 음악적 재능이 있는 성도들이 모여 이런 팀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반면, 특별기도회 때 찬양 인도하는 목장 소그룹 멤버들은 음악적 재능이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성도님이 그 찬양을 위해 집에서 얼마나 많이 들어보고, 불러보면서 은혜받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불렀을지를 생각하니 그분들이 찬양 인도할 때마다 함께 은혜를 받게 됩니다. 꼭 노래를 잘하고, 음악적 재능이 있어야만 찬양을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찬양은 하나님께 드리는 노래고, 찬양은 믿음의 고백입니다. 그리고 그 찬양의 대상과 유일한 회중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십니다. 그러니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는 상관이 없는 겁니다.

제가 감당하기 버거운 깊은 고난을 당할 때가 있었습니다. 제가 좀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었고, 그 일로 인해 교회와 성도들은 모두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시는 거 같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료들도 성도들도 아무도 저를 만나려 하지 않았고, 그러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더 많은 시간 동안 성경을 많이 읽고, 묵상하고, 은혜받고, 눈물 흘렸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때 읽고 묵상했던 시편 말씀은 저에게 꿀송이처럼 달았습니다. 그 때 읽고 묵상했던 시편들은 저에게 ‘인생의 밤에 부르는 노래’였습니다.

2절을 보시면,
“성소를 향하여 손을 들고 여호와를 송축하라.”

이 구절에 보면, ‘손을 들고 여호와를 송축하라’는 명령이 나오는데, 인생의 밤을 만난 사람들이 그렇게 노래하고 찬양할 수 있겠습니까? 너무 깊은 슬픔 가운데 있는 이들은 찬양은 물론이거니와 기도 조차도 입에서 나오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3절을 보시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서 시온에서 네게 복을 주실지어다”

우리의 노래와 찬양은 하나님의 성품과 능력과 행하신 일들과 장차 행하실 일들을 믿음으로 바라보며 높여드리며 고백하는 것입니다.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신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에게 불가능은 없습니다.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은 다 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시편 32편 6절에 보시면,
“이로 말미암아 모든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얻어서 주께 기도할지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지라도 그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

제가 하나님을 가장 깊이 만나고, 제 신앙이 더 절실해 지고, 제 믿음이 더 순수해졌을 때는 언제나 고난 중이였습니다. 인생의 밤을 만났을 때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고난 가운데 만나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의 믿음의 고백과 노래와 찬양 그대로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한 문장: 제가 하나님을 가장 깊이 만나고, 제 신앙이 더 절실해 지고, 제 믿음이 더 순수해졌을 때는 언제나 고난 중이였습니다. 인생의 밤을 만났을 때였습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내가 믿음으로 고백하며 부를 찬양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