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8:1~15>
우리나라 명절에는 ‘민족대이동’이란 말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차지합니다. 명절기간 중 승용차, 기차, 버스, 배, 비행기 등등의 여러 교통수단을 통해 이동하는 연인원이 보통 3~4천만 명 정도는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와는 비교조차 불가한 나라가 중국입니다. 중국의 설인 ‘춘제(春節)’를 지내기 위해서 2주 내외의 연휴기간에 이동하는 연인원은 약 30억 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사는 필리핀 같은 경우도 국교가 로마카톨릭이라 크리스마스 연휴를 우리나라와 중국의 명절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때 대부분의 필리핀 사람들은 고향에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이 기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때문에 우리 주변에 있는 한인 업체들이 비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직원들이 휴가를 길게 안 주면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서라도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 하기 때문입니다.
왜 그럴까요? ‘가족’이라는 보이지 않는 관계의 끈이 그들을 단단하게 묶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년 내내 돈 버느라 못 보고 지낼 수밖에 없었어도, 그 기간만큼은 고향에 돌아가 부모님과 형제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겁니다. 그래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는 겁니다.
민수기 28:2절 말씀을 보시면,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내 헌물, 내 음식인 화제물 내 향기로운 것은 너희가 그 정한 시기에 삼가 내게 바칠지니라”
민수기 28장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정기적으로 드려야 할 제사(예배)를 명령하시고 있고, 그 제사의 종류와 방법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2절에 보시면, 백성들이 하나님께 제사하기 위해서 드리는 제물들을 여호와께서는 ‘내 헌물, 내 음식(화제물), 내 향기로운 것’이라고 강조하고 계십니다.
역대상 29:11절에 보시면,
“여호와여 위대하심과 권능과 영광과 승리와 위엄이 다 주께 속하였사오니 천지에 있는 것이 다 주의 것이로소이다 여호와여 주권도 주께 속하였사오니 주는 높으사 만물의 머리이심이니이다”
다윗 왕은 이 땅의 모든 소유가 결국 주의 것임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욥기 1:21절을 보시면,
“이르되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하고”
동방의 의인이었던 욥 역시도 우리 인간은 원래 빈손으로 태어났었는데, 하나님께서 우리 손에 많은 것들을 쥐어 주신 것이었고, 그것을 거둬 가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고백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깐 모든 것의 진정한 주인은 하나님이시라고 고백하고 있는 겁니다.
때문에 이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제사를 드림으로, 하나님께서 만물의 주인 되심을 그 제사를 통해 인정하며 예배하는 겁니다.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그 제사에 참여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깐 이 제사들은 결국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보이지 않는 ‘관계의 끈’이 되는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관계의 끈이 끊어져 있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과의 관계의 끈이 든든하게 묶여 있기도 할 겁니다.
오늘 본문에서 소개하고 있는 제사는 3가지입니다.
(1) 상번제(3~8절) : 아침과 저녁으로 매일 드리는 제사
– 매일의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우리의 모든 삶 속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겁니다. 교회에서만, 예배드릴 때만 하나님을 인정하는 삶이 아니라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을 인정하는 예배자가 되어야 합니다.
(2) 안식일(9,10절) : 일주일에 한 번 드리는 제사
– 안식일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제7일 째 쉬셨던 날을 기념하여 드리는 제사였습니다. 창조주께서 그 일을 쉬시며 그 날을 특별히 구별해서 당신의 백성들과 만나기를 원하시는 날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그 날을 구별해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날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창조주를 인정하며, 더 나아가 장차 우리의 영혼의 진정한 안식을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여 드리는 예배인 것입니다.
(3) 초하루(11~15절) : 매월 첫째 날 드리는 제사
– 월삭이라고도 하는 초하루 예배는 매달 첫날을 예배로 시작하는 것인데, 이 때는 속죄제와 함께 드리게 됩니다. 지난달의 모든 죄를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용서받고, 새로운 한 달을 시작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2절에서 “내 헌물, 내 음식, 내 향기로운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정기적인 제사를 강조하시고 있는 것은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영적인 관계의 끈을 놓지 않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가족이라는 관계가 아니면 명절이라고 해서 굳이 고생고생하면서, 돈을 써 가면서 만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와 하나님과의 영적 관계의 끈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입니다. 매일, 일주일, 월초. 이것은 우리의 삶의 매일 매 순간마다 그 하나님을 인정하는 예배자의 마음을 받기 원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자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