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41:1~2
1 여호와여 내가 주를 불렀사오니 속히 내게 오시옵소서 내가 주께 부르짖을 때에 내 음성에 귀를 기울이소서
2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분향함과 같이 되며 나의 손 드는 것이 저녁 제사 같이 되게 하소서
오늘 본문인 [시편 141편]은 ‘다윗의 시’입니다. 다윗이 이 시를 지을 때는 그가 큰 고난의 현장 한 가운데 있었을 때였습니다. 다윗을 추격하던 이들이 언제 어디에서 그를 찾아내 죽일지 모를 위기의 나날을 숨죽이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에겐 대항하거나 저항할 힘이 없었고, 그 추격조에 발각되면 꼼짝없이 죽음을 면치 못할 상황이었습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발각되지 않도록 숨어 있으면서 그의 유일한 도움이신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어떤 경우는 ‘할 수 있는 것이 기도 밖에 없을 때’가 있습니다. 사람도 떠나고, 물질도 잃어버리고, 의지할 사람도 없고, 힘들고 어려운 상황과 환경에 처해 내가 의지할 유일한 대상이 하나님밖에 안 남게 됩니다. 그래서 그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영적으로 보자면, 이건 참 복된 것입니다. 때문에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5장 3절에서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다 잃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하나님께서 그곳에 나와 함께 계신 겁니다.
다윗의 시편들을 읽어보면, 다윗은 어쩔 수 없이 기도할 수밖에 없었고, 오직 하나님 한 분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상황이 다윗이라고 하는 위대한 믿음의 사람을 빚은 것입니다. 오늘 시편의 상황도 다윗이 오직 하나님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 위기의 상황에 다윗의 선택지는 기도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시편 141편 1절을 보시면,
“여호와여 내가 주를 불렀사오니 속히 내게 오시옵소서 내가 주께 부르짖을 때에 내 음성에 귀를 기울이소서”
다윗은 고난의 현장에서, 인생의 깊은 어둠의 터널에서, 인생의 깊은 밤에 하나님 앞에 부르짖고 있습니다. 속히 응답해 주시기를, 속히 역사해 주시기를, 속히 그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 주시기를 절박하게 부르짖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2절을 보시면,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분향함과 같이 되며 나의 손 드는 것이 저녁 제사 같이 되게 하소서”
이 구절을 통해 다윗은 자신의 기도를 제사장들이 저녁에 분향하는 제사와 같고, 그 제사에 올려드리는 제물과 같다는 것으로 비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사장들은 ‘상번제’라고 해서 매일 아침과 저녁에 가축의 희생 제사를 올려 드렸는데, 다윗은 그의 ‘기도가 제물이 된다’는 신앙과 신학을 여기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강원도 태백에 ‘대천덕(戴天德 : rev. Reuben Archer Torrey Ⅲ, 1918~2002)’ 성공회 신부에 의해서 세워진 노동과 영성의 공동체 [예수원]의 정신은 “노동하는 것이 기도요 기도가 곧 노동이다”라는 ‘베네딕토 수사’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노동과 예배는 어원이 같습니다. 그래서 노동을 하되 하나님을 섬기듯 정성을 쏟고, 기도에도 노동을 하듯 힘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 예수원의 정신입니다.
그래서 기도가 쉽지 않은 것이 영적 노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쉽게 쉽게 할 수도 있겠지만, 더 깊은 영성으로, 더 깊은 하나님과의 교제로 들어가려면 그만한 노력과 땀이 필요하기 때문에 영적 노동처럼 느껴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40일<1차> 특별기도회’가 있었는데, 이 기도회의 주제가 “기도의 제물이 되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1년여 간의 기간 동안 40일 기도회를 다섯 번 드리기로 했는데, 중간 중간 교회에 여러 가지 행사도 있고, 바쁜 사역들도 있는데 사실 40일 기도회 다섯 번 하는 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쉽고 가볍게 하는 건 진정한 제물일 수 없습니다. 제물은 ‘희생’이고, 죽어야 하는 것이고, 어려운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쉽지 않고, 힘들고 어려울 지라도 40일을 하나님 앞에 드리는 것 자체가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 앞에 향기로운 제물이 되는 것입니다.
40일 기도회가 끝난 지 얼마 안 지났는데, 우리 남자 집사님 한 분이 간증하실 게 있으시다는 겁니다. 우리 집사님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실지 기도도 하고 준비도 하고 있었는데, 40일 기도하겠다고 작정한 바로 그날 우리 집사님의 전공을 잘 살릴 수 있는(우리 집사님이 잘 하실 수 있는) 일에 대한 제안이 왔고, 지금은 이미 그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40일 기도가 끝나는 날에는 또 다른 집사님에게 정말 하늘에서 선물이 뚝 떨어지듯이 새로운 생업의 길도 열렸다는 것입니다. 집사님이 제게 그러시는 겁니다. “목사님, 40일간 기도하려고 마음만 먹어도 은혜를 주시고, 40일 기도회를 다 참석해도 또 은혜를 주시네요”
여러분들이 하나님 앞에 드리는 ‘제물 기도’가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향기로운 희생 제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윗이 그 위기를 ‘제물 기도’로 돌파해 나갔듯이, 기도하는 사람들이 전능하신 하나님을 힘입어 위기를 돌파해 나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새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우리 앞에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한 문장: 기도하는 사람들이 전능하신 하나님을 힘입어 위기를 돌파해 나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새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오늘의 묵상: 나의 기도가 하나님 앞에 ‘기도의 제물’로 드려지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