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기대

시편 146:1~6

1 할렐루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찬양하라

2 나의 생전에 여호와를 찬양하며 나의 평생에 내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3 귀인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지니

4 그의 호흡이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서 그 날에 그이 생각이 소멸하리로다

5 야곱의 하나님을 자기의 도움으로 삼으며 여호와 자기 하나님에게 자기의 소망을 두는 자는 복이 있도다

6 여호와는 천지와 바다와 그 중의 만물을 지으시며 영원히 진실함을 지키시며

[시편 146편]부터 [시편 150편]까지는 ‘할렐루야’로 시작해서 ‘할렐루야’로 마치는 <할렐루야 시편>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할렐루야’라는 말은 ‘여호와를 찬양하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본 시편들은 하나님을 찬양해야 할 마땅한 이유들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시편 146편의 저자 역시 그가 살아있는 동안, 자신의 평생에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송할 것을 고백하고 있는데, 그 분명한 이유에 대해서 오늘 본문을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3절과 4절을 보시면,
“귀인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지니, 그의 호흡이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서 그 날에 그의 생각이 소멸하리로다”

제가 처음 필리핀에 와서 종종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필리핀은 되는 일도 없지만, 안 되는 것도 없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그 의미 중에 하나가 ‘원래는 안 되는 일이지만, 웃돈(혹은 뇌물)을 얹어 주거나, 어떤 힘 있는 인맥만 있으면 안 되는 것도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지역의 유력한 사람이나, 고위 공직자와 같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을 통해 정보도 얻고, 도움도 받으며 사업하는 분들도 꽤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관광업을 하는 어떤 한인 사업가가 수개월 전에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유력한 시장 후보에게 정말 큰 금액의 선거자금을 현금으로 지원했습니다(우리나라 같은 곳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사실 후진국인 이곳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 유력한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면, 그 지역의 관광산업 우선권과 같은 것을 확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선 유력했던 시장 후보가 낙선한 겁니다.

언젠가 중년의 미혼인 한 남자가 우리 교회에 오셨습니다. 한국에서 평생 직장만 다니다가 그 생활이 너무 지겨워서 사직하고, 세부에 어학연수를 온 겁니다. 세부에서 몇 개월 지내보니깐 필리핀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살기도 좋은 거 같아서 ‘이렇게 친절한 필리핀 사람들과 함께라면 여기서 사업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사업을 한번 해 보시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서두르지 마시고 6개월에서 1년 동안은 지내 보시면서 이곳 문화도 익히시고, 언어도 배우시면서 준비해 보세요’라고 했는데, 한두 주 뒤에 ‘목사님, 계약금으로 인수 금액의 절반을 걸고 한식당을 하나 인수했습니다’ 그러시는 겁니다. 어떤 한인식당을 인수하셨는지 물어보니, 제가 아는 곳이었는데 장사가 안 되서 벌써 주인이 여러 번 바뀐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큰 금액을 계약금으로 지불해서 무를 수도 없어 그냥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친절한 필리핀 사람이 좋아서 시작한 그 사업은 드세고 정직하지 않은 필리핀 직원들 때문에 몇 개월 못 하고 접어야 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힘 있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도움을 받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람에게 도움도 받지만 거의 모든 해로움도 사람에게 온다는 것도 잊으면 안 됩니다. 친절한 필리핀 사람이 좋아서 ‘이런 사람들과 함께라면 사업을 해봐도 좋겠다’고 생각해 시작한 그 사업도 필리핀 사람들 때문에 망한 겁니다.

사람은 정말 의지할 존재가 못 됩니다. 그래서 3절과 4절에서 귀인들,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는 참 허무한 인생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5절과 6절을 보시면,
“야곱의 하나님을 자기의 도움으로 삼으며 여호와 자기 하나님에게 자기의 소망을 두는 자는 복이 있도다. 여호와는 천지와 바다와 그 중의 만물을 지으시며 영원히 진실함을 지키시며”

제가 교회를 개척하고 교인이 적을 때, 일꾼 한 사람이 교회에 등록하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그 성도를 든든하게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의지하는 마음이 있어서였을까요… 꼭 그분을 통해서 어려움을 겪는 일은 몇 번 경험했었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믿음이 없는 저를 훈련하시려 하셨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몇 번 아픔을 겪고 나니, 그 이후로는 사람에게 기대하거나, 사람을 의지하는 마음이 적어졌습니다. 사람에 대해 너무 기대하거나, 너무 의지하면 반드시 그 일로 인해 또 내가 기대하거나 의지했던 사람으로 인해 어려움이 올 것입니다. 사람은 결코 의지할 존재가 못 됩니다.

우리가 의지하고 기대할 존재는 오직 하나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을 의지하고 기대하는 믿음의 사람들을 하나님께서는 복을 주시는 것입니다. 천지를 창조하신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을 훈련하실 때, 내 주변에 내가 의지할 만한 모든 것을 끊어 버리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의지했던 사람도, 물질도, 어떤 환경도 끊어지고 나면 비로소 사람은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든 헛된 기대를 버리고, 오직 천지를 창조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기대하고, 의지하고, 신뢰하시길 바랍니다.

기억해야 할 한 문장: 우리가 의지하고 기대할 존재는 오직 하나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을 의지하고 기대하는 믿음의 사람들을 하나님께서는 복을 주시는 것입니다.

오늘의 묵상: 하나님이 아닌 사람을 향한 헛된 기대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