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23:9~22>
니콜라스 게이지 주연의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는 불법 무기상인 주인공 유리 올로프의 흥망성쇠를 그린 영화입니다. 여기서 주인공이 불법 무기 판매를 합리화하는 대사가 하나 나옵니다. “마약과 자동차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는지 알아? 사람들이 자동차를 팔지 않으면 나도 무기 안팔아! 적어도 내 총은 안전장치라도 있어.” 틀린 말은 아닌 거 같지만 상식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뭔가 이치에 안 맞는 말이라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언제가 들었던 또 다른 기가 막힌 말이 하나 있습니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교회에서 매우 중요한 직책을 담당하고 있는 남자분이 어느 날 바람을 피었습니다. 그것을 알게 된 부인이 너무나도 화가 나서 남편에게 ‘당신, 어떻게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이, 그것도 교회에서 그렇게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 그럴 수가 있어?’ 그랬더니 바람피운 남편이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다윗도 부인이 여럿이었고, 바람도 피었어.’ 하면서 되레 큰 소리 치더랍니다. 참 어이가 없는 말입니다.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하는 사람하고는 더 이상의 어떤 얘기도 통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들은 상식차원에서의 말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실수와 잘못은 꼭꼭 숨긴 채 그것을 이렇게 저렇게 포장하기 바쁩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기합리화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말에 수긍하고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오늘 본문을 통해서 몰락해가는 남유다 왕국의 사악한 선지자와 제사장과 같은 영적 지도자들을 향해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가장 큰 죄는 ‘자기합리화의 죄’일 것입니다. 왕과 백성들의 영적 지도를 담당한 그들이 범죄했고, 그것은 온 나라가 영적으로 병들게 된 원인이었던 것입니다.
14절 말씀을 보시면,
“내가 예루살렘 선지자들 가운데도 가증한 일을 보았나니 그들은 간음을 행하며 거짓을 말하며 악을 행하는 자의 손을 강하게 하여 사람으로 그 악에서 돌이킴이 없게 하였은즉 그들은 다 내 앞에서 소돔과 다름이 없고 그 주민은 고모라와 다름이 없느니라”
여기서 예루살렘의 선지자들이 ‘간음을 행했다’는 것은 하나님 외에 다른 것을 사랑하고 섬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선지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해야 할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 들어야 하고, 하나님만을 따르고 섬겨야 했습니다. 그럼 선지자들이 간음을 행했다는 것은 하나님 외에 다른 무엇인가가 그들의 주인노릇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거짓을 말하며, 악을 행하는 자의 손을 강하게 하여 사람으로 그 악에서 돌이킴이 없게 하였은즉”이란 표현을 통해 선지자들에게 어떤 타협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 그들은 악을 행하는 자의 손을 강하게 해 주고, 그들이 악에서 돌이키게 하지 않았을까요?
엊그제 밤 MBC 시사프로인 PD수첩에서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이란 프로가 방영되었습니다. 방송국에서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을 겁니다. 어쨌든 그 주장의 진실여부를 떠나 이것은 다시 한 번 복음의 문을 닫게 되는 일이기에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해되지 않는 영상이 그 중에 하나 있었는데, ‘12.12 군사정변’과 ‘5.18광주민중학살’의 주범인 전두환 前대통령 내외가 그 교회의 성탄예배를 참석했던 적이 있었나봅니다. 죄인들이 교회 나오는 일은 천국에서도 기뻐할 만한 일일 것입니다. 죄인이 회개하고 주님 앞에 나온 것이야말로 환영하고 함께 기뻐할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전두환 각하 내외분께서 우리 교회를 방문한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있다”며 “우리가 꽃다발을 준비했다”면서 뜨겁게 박수하자고 했는데, 이것은 상식에서 벗어난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선지자는 권력에 아부하면 안 됩니다.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선지자가 돈 때문에 메신저이기를 포기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남유다 몰락기에 있었던 선지자들이 권력자와 악인들을 향해 ‘잘 한다 잘 한다’했기 때문에 유다는 몰락의 길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16절 말씀을 보시면,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너희에게 예언하는 선지자들의 말을 듣지 말라 그들은 너희에게 헛된 것을 가르치나니 그들이 말한 묵시는 자기 마음으로 말미암은 것이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니니라”
거짓 선지자들의 특징은 하나님께로부터 어떤 말씀을 듣거나, 본 것이 없이 ‘자기 마음으로 말미암은 것’으로 예언했던 것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 생각이 항상 하나님의 생각이라고 믿는 것은 큰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목사의 말도 틀릴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자기 합리화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 앞에 큰 실수를 하게 될 수 있습니다. 당시 거짓 선지자들은 악을 행하고 있는 이들을 향해 “너희가 평안하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재앙이 너희에게 임하지 아니하리라(17절)”라고 거짓으로 예언했던 것입니다. 때문에 그들은 하나님 앞에 심판과 재앙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12, 15, 19, 20).
선지자와 제사장, 목사 그리고 우리도 예외 없이 하나님보다 다른 그 어떤 무엇이 자신 안에서 더 커지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그것이 자신의 우상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자기합리화를 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자기 마음에서 만들어낸 생각들이 하나님이 말씀하셨다고 거짓을 말하고, 하나님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자기합리화라는 덫에 빠지지 마십시오.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물지 마십시오. 내 마음과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께서 주시는 순결한 생각으로 가득한 오늘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