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믿음과 의탁

요한복음 2:23~25절

23 유월절에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계시니 많은 사람이 그의 행하시는 1)표적을 보고 그의 이름을 믿었으나

24 예수는 그의 몸을 그들에게 의탁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친히 모든 사람을 아심이요

25 또 사람에 대하여 누구의 증언도 받으실 필요가 없었으니 이는 그가 친히 사람의 속에 있는 것을 아셨음이니라

예수님께서는 메시야로서의 공생애를 시작하고, 첫 번째로 맞는 유월절에 예루살렘에 올라가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예배하고, 기도하는 하나님의 집이 되어야 할 성전이 제사장들과 장사꾼들의 배를 불리는 ‘강도의 소굴(마21:13)’이 된 것을 보시고 진노하셔서 장사꾼들의 상을 뒤엎으며 그들을 성전에서 내쫓아 내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으로 인해 유대인들과의 논쟁이 있었고, 오늘 본문은 그 이후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머물고 계실 때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23절을 보시면,
“유월절에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계시니 많은 사람이 그의 행하시는 표적을 보고 그의 이름을 믿었으나”

예수님께서는 유월절 기간에 예루살렘에 머무시면서 몇몇 병자들을 치료해 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 기적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24절을 보시면,
“예수는 그의 몸을 그들에게 의탁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친히 모든 사람을 아심이요”

23절에서 ‘기적을 본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었다’라고 말씀하시고 있는데,

24절의 기록을 [메시지 성경]을 통해 살펴보면,
“그러나 예수께서는 자신의 삶을 그들에게 맡기지 않으셨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속속들이 아셨고, 그들이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인 것도 알고 계셨다.”

그러니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믿음을 다 인정하지는 않으셨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그들의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믿음인지를 속속들이 너무 잘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그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메시야가 바로 예수라고 믿었던 것은 그들은 정치적인 메시야로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요한복음 6장에서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켰었는데, 그들은 예수님을 임금으로 삼으려 했고, 주님은 급히 그들을 벗어나 기도하시기 위해 산으로 피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성경에 수 많은 기적들이 나와 있고, 우리도 그 기적을 믿습니다. 그러나 기적만을 믿고, 기적만을 바라며, 기적을 봐야지만 믿는 신앙은 건강한 게 아닙니다. 사랑에도 ‘~ 때문에 사랑’ 이라는 조건적 사랑이란 게 있습니다. ‘그 사람이 예뻐서 혹은 잘 생겨서, 그가 능력이 많아서, 그가 재산이 많아서…’ 이런 조건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호감과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상대방의 조건을 사랑하는지 아니면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지에 따라서 참된 사랑과 조건적 사랑으로 구분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조건적 사랑은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 조건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참된 사랑이라 할 수 없고, 만약 그가 생각하던 그 조건이 사라지면 그의 사랑도 거기서 중단되는 것입니다.

믿음도 기적만을 바라고, 기적만을 봐야 믿는 믿음은 이런 조건적 사랑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이란 게 있습니다. 상대방의 조건이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도 사랑한다면 그것은 참된 사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님께 사랑받을 자격이 없지만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대신 희생하셨습니다. 주님의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입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기적을 본적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을 향한 믿음이 변함이 없다면 이런 믿음은 참된 믿음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셔서 제자들이 있는 곳에 나타나셨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도마’라는 제자가 없었던 겁니다. 나중에 다른 제자들한테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들은 도마는 ✓ “내가 그의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요20:25)”고 예수님의 부활을 의심했던 겁니다.

여드레를 지난 뒤 예수님께서 다시 제자들이 있는 곳에 나타나셨고, 도마도 그 자리에 함께 있었습니다. 그때 주님께서 ✓ “도마에게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 20:27)”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이십니다.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요20:29)” 진정한 믿음은 기적을 보지 않아도 모든 것을 굳게 신뢰하는 것이 온전한 믿음인 것입니다.

그렇게 온전한 믿음을 갖고 있을 때, 주님께 자신의 삶을 온전히 의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적이 없어도, 특별한 환경의 변화가 없어도 변함없이 주님을 신뢰하며, 주님의 선한 뜻을 믿으며, 언제나 가장 선한 길로 이끌어 가실 것을 믿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한 문장: 그렇게 온전한 믿음을 갖고 있을 때, 주님께 자신의 삶을 온전히 의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적이 없어도, 특별한 환경의 변화가 없어도 변함없이 주님을 신뢰하며, 주님의 선한 뜻을 믿으며, 언제나 가장 선한 길로 이끌어 가실 것을 믿는 것입니다.

오늘의 묵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을 신뢰함을 묵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