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6:1~11
유대인의 <미드라쉬>에 나오는 이야기 중에 하나인데, 다윗왕이 어느 날 궁궐의 세공인을 불러 이렇게 명령했다고 합니다.
“나를 위해 아름다운 반지를 하나 만들되 거기에 내가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어 환호할 때 교만하지 않게 하고 내가 큰 절망에 빠져 낙심할 때 결코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으라.”
그래서 금속 세공인은 다윗왕의 손에 맞는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었지만, 정작 거기에 새길 글귀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 끝에 지혜롭기로 소문난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고 합니다.
그 때 솔로몬 왕자가 잠시 고민하다가 가르쳐준 글귀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는 구절이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한번쯤은 들어봤던 유명한 명언입니다. 다윗왕은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승리에 오만해지지 않기 위해’ 이 구절이 새겨진 반지를 늘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합니다.
보통 이 말은 ‘지금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의미로 많은 사람들이 이 구절을 통해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편에 기록된 다윗이 쓴 73편의 시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다윗의 간절한 ‘기도’가 그 시들에 녹아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고난의 시기에 다윗은 기도했고,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기도했었던 사람이 다윗이었습니다.
그러니깐 ‘이 또한 지나가리라’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 또한 기도하리라’가 있었던 것입니다. 무슨 일을 만나든지, 어떤 환경 속에 처하든지 그는 ‘이 또한 기도하리라’했던 것입니다.
시편116편의 시인은 지금 극심한 고통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3절) 사망의 줄이 나를 두르고,
-(3절) 스올(지옥)의 고통이 내게 이르므로
-(3절) 내가 환난과 슬픔을 만났을 때에
-(8절) 내 영혼을 사망에서
-(8절) 내 눈을 눈물에서
-(8절) 내 발을 넘어짐에서
-(9절) 내가 크게 고통을 당하였다고
-(11절) 내가 놀라서 이르기를 ‘모든 사람이 거짓말쟁이라’ 하였도다
시인에게 닥친 고통의 정도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했는데, 명사만 모아 봐도 ‘사망, 스올(지옥), 고통, 환난, 슬픔, 눈물, 넘어짐’과 같은 겁니다. 그러니 그가 지금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죽을 것 같은 상황입니까?
심지어 11절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그가 크게 놀랐다는 얘긴데, 그렇게 깜짝 놀라서 ‘모든 사람이 거짓말쟁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슨 말이겠습니까? 믿었었고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서 조차 버림 받고, 배신 받고… 그런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라 몇 차례 반복되다 보면, 사람에 대한 모든 신뢰와 기대가 깨져 버리는 겁니다. 그것은 분노로 바뀌기도 하고, 이 시인이 당황하며 말했던 것처럼 ‘사람은 다 거짓말쟁이다. 사람은 믿을 존재가 못 된다. 모두 사기꾼이다…’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기도 하는 겁니다.
여러 가지 죽음의 환경이 시인을 두르고 있습니다. 그나마 의지하고 믿었던 사람들에게서 조차 버림 받고, 배신당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무슨 소망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 시인이 붙들었던 것이 무엇입니까? “이 또한 기도하리라”는 겁니다. 1~2절입니다.
여호와께서 내 음성과 내 간구를 들으시므로 내가 그를 사랑하는도다. 그의 귀를 내게 기울이셨으므로 내가 평생에 기도하리로다
전혀 소망이 없는 상황이라 할 지라도,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으시는 분, 내 기도에 귀 기울이시는 분, 내 기도를 응답하시는 분’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이 또한 기도하리라’하며, 2절 하반절에 ‘내가 평생에 기도하리로다’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어려움으로 인해서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고, 모든 것을 포기할 만한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은 ‘이 또한 기도하리라’를 통해서 완성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앞에 내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힘든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시인과 같이 죽음의 고통만큼 내게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기도’하십시오. ‘이 또한 지나가게 될’ 것입니다.